▲ 우면산을 마주하고 있는 방배그랑자이 공사 현장 전경.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이코노믹리뷰=김진후 기자] “물론 분양가 부담이 있긴 하지만 방배동 지역을 감안하면 적정한 것으로 보이고, 마감재도 고급이라 청약을 넣으려 한다” - 서초구 반포동에서 방문한 60대 정수현(가명)씨.

신규 공급이 뜸했던 방배3동에 두 번째 ‘자이’인 ‘방배그랑자이’가 들어선다. 분양가가 다소 높게 책정됐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견본주택을 찾은 관람객은 물론 지역 업계는 방배그랑자이가 이 지역 대장주로 성장하는데 손색이 없다고 평가했다.

GS건설은 26일 ‘방배그랑자이’의 견본주택을 개관하고 관람객을 맞았다. 서초구 방배동 지역의 신규 분양단지가 귀했던 만큼 대기 수요가 기대되지만, 모든 주택이 10억원을 넘는 고분양가인 탓에 수요자층은 제한된 모습이었다. 다만 사전 무순위 청약을 적용해 자산가들의 분양 문이 열리면서 미분양 사태가 나지는 않을 것으로 분양 관계자들은 예상했다.

방배그랑자이는 ‘방배경남아파트’의 재건축 단지로 지하 5층~지상 최고 20층 높이 8개동에, 전용면적 54~162㎡로 구성된 총 758가구 규모로 공급된다. 이 가운데 일반분양 물량은 ▲59㎡ 77가구 ▲74㎡ 53가구 ▲82㎡ 126가구로 총 256가구다. 7층 이상의 중층 물량이 전체의 45%인 115가구로 기존 정비사업보다 선택의 폭이 넓다는 평이 나온다.

▲ 청약 상담을 기다리고 있는 '방배그랑자이' 견본주택 관람객들.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해당 단지의 단위면적 3.3㎡당 평균 분양가는 4687만원에 책정됐다. 면적별 분양가는 59㎡ 두 타입의 경우 최소 10억1200만원~최대 12억3000만원, 74㎡ 두 타입은 최소 11억4500만원~최대 15억600만원에 책정됐다. 가장 공급량이 많은 84㎡ 세 타입은 최소 13억300만원에서 17억3600만원으로, 현재 이 지역 대장주로 군림하고 있는 ‘방배아트자이’의 전용면적 84㎡ 시세인 18억원에 필적한다.

이 때문에 견본주택 현장에선 주변 시세에 맞먹는 분양가로 공급되는 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다소 나왔다. 서초구 방배동에서 방문한 40대 김지현(가명)씨는 “지난해 입주한 방배아트자이의 위치가 더 유리하다고 생각한다”면서 “평균 분양가가 아닌 전체 분양가로 따졌을 때 방배그랑자이는 다소 높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다만 유주택자인 김 씨는 “그래도 이 지역에서 새로 분양되는 물량이 매우 희귀해 분양가보다 오를 것은 확실한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사전 무순위 청약을 신청할 것이라 말했다.

네이버 부동산 기준 방배그랑자이의 재건축 전 단지인 ‘방배경남아파트’ 시절 시세는 단위면적당 4861만원을 기록했다. 오히려 당시 시세보다 분양가가 낮게 책정된 것이다. 반면 건너편 ‘방배아트자이’의 시세는 현재 5207만원 수준으로, 평균 분양가 대비 약 600만원의 차이가 난다.

해당 지역 H공인중개사는 “무엇보다 신축 공급이 적었기 때문에 1순위 마감에서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버틸 여력이 있다고 본다”면서 “자재나 구조 등에서도 ‘아트자이’와는 차이가 있다”고 방배그랑자이의 장점을 설명했다.

방배그랑자이의 분양가에 대해서 G공인중개사는 “인기지역인 반포동, 잠원동에 비해서나 서초동에 비해서도 아직은 낮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고, 강남권역은 대단지 선호경향도 상대적으로 옅다”면서 “자금부담도 그렇고 중형단지라도 인기가 덜 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 경부고속도로, 방배역, 서울고등학교와 함께 우면산 등 녹지환경을 갖춘 '방배그랑자이'의 입지.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단지의 입지 또한 매력 요소로 거론됐다. 지하철 2호선 방배역이 도보로 약 10분 이내 거리에 있고, 단지를 둘러싼 우면산과 매봉재산, 근린공원 등 녹지를 끼고 있어 역세권이자 ‘숲세권’으로 분류된다. 도로 접근성은 경부고속도로, 서초IC, 남부순환도로로 타도시 이동이 수월한 편이고, 서초대로·테헤란로 등을 잇는 ‘서리풀터널’ 개통으로 출퇴근 시간이 단축될 전망이다. 교육시설로는 서울고등학교와 상문고, 동덕여고, 서초고 등이 도보거리에 있다. 이밖에 문화시설로 국립중앙도서관, 예술의 전당 등을 이용할 수 있고, 서울성모병원과 고속터미널, 신세계백화점 등 생활편의시설도 가까운 편이다.

단지의 청약 일정은 5월 2일과 3일 사전 무순위 청약을 접수받고, 7일 1순위 해당지역, 8일 1순위 기타지역의 청약이 가능하다. 특히 무순위의 경우, 10억원이 넘는 만큼 다소 발생할 수 있는 당첨자 계약 후 잔여가구에 대한 우선 계약이 가능할 전망이다. 분양 관계자는 “앞으로 의무적으로 20가구가 넘는 단지에는 사전 무순위가 적용될 것”이라면서 “특히 9억원 이상의 단지들에 대해선 유주택자 등 수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방배그랑자이의 입주예정일은 2021년 7월이다.

▲ 59㎡ 일부 가구는 외부 테라스가 포함돼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방배그랑자이 견본주택 내부는?

견본주택 내부는 평형별 설계, 미세먼지 설비 등에서 차별화를 꾀했다. 59㎡A와 84㎡A 두 유형과 GS건설이 자체 개발한 환기형 공기청정 시스템인 ‘시스클라인(SysClein)’ 시연 장이 관람객을 맞았다.

먼저 59㎡A는 2~3명의 가구구성원이 거주하기에 특화된 공간 다양성을 챙긴 듯 했다. 침실2와 침실3의 경우, 한 쪽은 방으로 쓰고 한 쪽은 팬트리+드레스룸으로 구성하거나, 온전히 하나의 방으로 합치는 등 총 세 개의 선택지가 무상으로 제공된다. 거실은 천장고를 2.3m에서 2.45m로 높이고, 우물천장을 2.57m까지 적용해 개방감을 넓혔다. 주방 다용도실의 경우 보조주방으로 사용하거나 팬트리로 꾸밀 수 있었다. 주방 수납시설은 코너선반을 적용해 깊숙이 보관한 양념과 냄비 등을 손쉽게 꺼낼 수 있었다. 다만 세탁기가 안방 베란다에 자리해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는 관람객 일부의 지적도 나왔다. 보조주방에 들인 수도설비는 세탁용 수도설비로 사용할 수 없어 아쉽다는 내용이었다. 대신 통상 59㎡에서는 보기 힘든 ‘4베이’ 구조가 적용될 예정이다.

서초동에서 방문한 50대 박현재(가명)씨는 “평형 자체는 84㎡가 마음에 들지만, 아내와 단 둘이 살 계획이고 우면산 등의 환경으로 좋은 공기를 마시고 싶어 59㎡를 신청하려 한다”면서 “자금은 기존 주택의 전세값과 예금 등으로 충당하고 무순위 청약을 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전용면적 84㎡는 드레스룸 내 화장대를 무상으로 선택할 수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84㎡A는 더 넓은 만큼 현관창고가 시공됐다. 무엇보다 안방이 아닌 침실2에 외부 테라스(오픈 발코니)를 설치해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게끔 꾸몄다. 주방 옆 다용도실은 애벌빨래가 가능한 별도의 싱크대와 세탁기가 배치돼 있었다. 건조는 세탁기 위 선반을 해체한 후 설치할 수 있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안방은 드레스룸에 화장대를 포함하는 옵션이 무상으로 제공돼 필요에 따라 설치 유무를 결정할 수 있다.

‘시스클라인’ 시연실에선 실제 하나의 침실을 모델로 공기청정 프로세스를 보여주고 있었다. GS건설의 ‘시스클라인’은 국내 최초로 전열교환기와 공기청정기를 연동한 모델로 환기·공기청정 기능이 동시에 가능하다. 이는 천장에 빌트인으로 설치해 공간 활용도를 높인 구조다. 실시간으로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 등 실내 공기 오염을 파악하는 자동으로 시스템이 장착됐고, 더불어 자동으로 작동하기도 한다. 시스클라인은 유상옵션으로 2개부터 사용할 수 있다.

단지는 호텔식 동입구와 일부 동 외벽을 ‘커튼월-룩’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밖에 유상옵션인 유럽산 원목마루 등으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높였고, 주방의 엔지니어드 스톤·광파오븐·음식물탈수기·주방TV폰 등이 적용됐다.

▲ 환기와 공기청정을 동시에 자동으로 수행하는 GS건설의 '시스클라인'.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방배그랑자이’, 방배3동 재건축 움직임 불붙이나

방배3동은 지난해 입주한 ‘방배아트자이’ 등 몇 곳을 제외하고 대부분 1980년대 지어진 단지들이 밀집한 지역이다. 이 지역 M공인중개사는 “방배그랑자이의 청약 결과나 이후 성장세를 주시하고 있는 단지들이 많다”면서 삼익아파트, 신동아아파트, 임광아파트 등을 거론했다.

1982년 입주한 삼익아파트의 움직임이 가장 두드러진다. 해당 단지는 2012년 정비구역에 지정된 이후 2017년 조합설립인가 과정을 지난 상태다. 재정비 계획에 따르면 현재 총 5개동 476가구에서, 최고 28층 높이에 임대주택 88가구를 포함한 724가구의 중형 단지로 재탄생한다. 해당 단지의 시세는 단위면적 당 4261만원으로, 면적별로 최소 13억9000만원~최대 18억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 방배삼익아파트는 지난 2017년 조합설립인가를 마쳤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 방배3구역 정비사업 후 들어선 '방배아트자이'.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해당 세 단지 가운데 현재 삼익아파트를 제외한 두 단지는 모두 안전진단을 마친 상태다. 전체 구역면적 3만442㎡ 규모인 방배신동아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은 2006년 3월 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되고 2016년 1월 안전진단을 완료해 조건부 재건축 요건은 갖춘 상태다. 1982년 10월 입주한 신동아파트는 총 493가구 규모로, 직방 기준 단위면적 당 3362만원의 시세가 형성돼 있다. 전용면적 102㎡는 13억3000만원, 가장 면적이 넓은 전용면적 175㎡는 18억원 선이다. 해당 지역은 지난해 9.13 대책 전후로도 큰 변동 없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총 3개 단지로 구성된 임광아파트는, 이 가운데 1·2차 단지가 조건부 재건축 요건인 안전진단을 2016년 3월 마쳤다. 1985년 입주한 해당 단지는 총 6개동 규모 418가구 규모다. 직방 기준 단위면적 당 평균 4100만원의 시세가 형성돼 있고, 전용면적 84㎡와 136㎡는 각각 14억8000만원, 19억8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방배3구역’에 해당하는 방배아트자이 역시 재건축 단지로 지난 2007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후, 2015년 5월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신규 단지로 거듭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