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코노믹리뷰 박지현 기자]


학창시절의 동창들과 만남은 가슴 설레지만 연말 모임을 위해 장소를 물색하는 것은 의외로 간단치 않다.장소를 정했다 해도 졸업 후 뿔뿔이 흩어져 사는 친구 중 누구는 멀어서 안 되고, 누구는 그 음식을 못먹기 때문에 안되고, 심지어 그냥 마음에 안 든다고 딴죽을 거는 얄미운 친구도 하나둘 나오기 마련이다. 이럴 때면 교통이 편리하면서 깔끔하고 기분좋게 식사할 수 있는 곳이라면 그야말로 ‘딱’이다. 인천에 사는 친구나 서울의 끝자락에 사는 친구, 아예 지방에서 올라오는 친구 등 누구나 편리하게 찾을 수 있는 교통의 요지 사당역 근처에 위치한 차이니스 레스토랑 신(Xin)을 소개한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학교에서 붙어 다니는 것도 모자라 방과 후 근처 떡볶이 집에 모여 순대와 튀김까지 더한 푸짐한 음식 앞에서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던 학창시절 친구들이 그리운 계절이다. 연말이라 더 바쁜 회사는 쉴 틈을 주지 않지만, 그나마 친구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스트레스를 풀고 나면 한결 기분이 개운해진다. 언제나 내게 활력소가 되는 친구들을 불러 모아 이제는 떡볶이 대신 좋은 음식과 함께 건강한 수다를 나눌 때이다.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지현 기자]

올해가 가기 전, 꼭 한번은 얼굴을 보고 회포를 풀어야 하는 이들과의 약속을 위해 몇 달 전부터 ‘약속 장소와 메뉴 정하기’ 노력은 계속되지만 각자가 요구하는 까다로운 입맛을 만족시키기란 말처럼 쉽지가 않다. 먼저 가까운 동네에 산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서울 도심을 순회하는 2호선과 서울 남북부를 다니는 4호선, 여기에 수원 인천을 오가는 시외 좌석버스를 두루 갖추고 있어 교통이 편리한 사당이 지역적으로는 안성맞춤이다.

사당역 12번 출구로 나오면 가장 크고 높으면서도 겨울을 맞아 갖가지 전구로 오색찬란한 색깔을 내고 있는파스텔시티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여기에는 지하 1층부터 6층까지 각종 음식점들이 빼곡이 들어차있다. 3층에 가면 중국음식은 기름진 메뉴라는 편견을 깬 웰빙 중식당 ‘차이니스 레스토랑 신’이 눈에 들어온다.

파스텔시티 건물 내 3층에 위치한 ‘신’은 룸으로만 마련된 공간과 룸과 홀로 구성된 곳으로 나뉘어져 마주 보고 있는 구조로 돼있다. 총 150평에 160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으며, 중식당 특유의 느낌이 가미된 붉은 컬러의 인테리어와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시선을 끈다. 입구에 들어설 때, 이국적인 느낌을 배가시켜주는 금붕어가 있는 작은 연못을 지나야 하는 소소한 즐거움도 누릴 수 있다.

매생이 누룽지탕[사진:이코노믹리뷰 박지현 기자]

‘신’의 간판 음식으로 매생이 누룽지탕을 꼽을 수 있다. 강알칼리성 완도산 매생이와 새우, 갑오징어, 홍합, 낙지, 브로콜리, 버섯 등 각종 신선한 해물과 야채가 큼지막하게 들어 있어 푸짐함을 자랑한다. 바삭함을 자랑하던 누룽지는 매생이탕과 결합해 이내 부드러운 목 넘김을 도와 간단한 식사대용으로도 그만이다. 다만, 매생이 특유의 짭짤한 맛이 있으니 짠 음식을 싫어하거나 피하는 사람은 그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매생이 누룽지탕은 돌솥에 준비돼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과의 수다가 길어져도 마지막 까지 뜨끈하게 먹을 수 있다.

동파육은 ‘신’의 대표 유방녕이 다른 중식당과 차별화된 조리법으로 맛과 영양면에서 자신감을 내비쳤던 메뉴다. 오겹살을 중국술 소홍주로 3시간 동안 돌솥에 조리한 이 음식은 소홍주 특유의 오래 묵은 짙고 달콤한 와인 맛이 가미돼 브라운소스(굴소스)의 달콤한 양념과 부드럽고 쫀득한 식감을 자랑한다.

유 대표 특유의 졸이는 기술로 만들어 비린내가 나지 않고 중국의 야채 비타민이 함께 나와 소화를 돕고 영양소를 더욱 강화하는 점이 특징이다. 오겹살은 지방과 살이 켜켜이 쌓여 있어 아이스크림을 먹는 듯한 부드러움과 고기 특유의 씹히는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 오랜동안 입 안에 여운이 남는다.

동파육[사진:이코노믹리뷰 박지현 기자]

유방녕 대표는 “그 어떤 중식당에서도 우리와 같은 기술로 만드는 곳은 없다. 나만이 알고 있는 졸이는 기술로 만들었고 방법은 공개할 수 없다”며 명인의 자신감을 내비쳤다. 술을 좋아하는 모임이라면 동파육과 함께 중국술 죽엽청주(R-5만0000원, S-2만5000원), 천진고량주((R-5만0000원, S-2만5000원) 등이 어울리는 조합인 듯 하다.
중식당에 가면 여자들이나 아이들이 좋아하는 메뉴 중 하나인 칠리새우에도 눈길이 간다.

큼지막한 새우와 칠리소스 특유의 매콤 달콤한 맛, 일반적인 칠리새우의 바삭함이 아니라 쫀득쫀득한 찹쌀로 만들어져 아이들과 어른들의 입맛을 고루 충족시킨다. 보통 칠리새우가 달달한 맛이 많은 반면 ‘신’은 매콤한 맛이 강하고 양상추와 적색 양배추가 곁들여져 느끼한 맛을 덜어낸다.

요리를 다 먹고 난 뒤 식사로 마무리 할 때 꼭 먹어봐야 할 음식 중 하나로 ‘신’만의 대표 메뉴인 달인의 웰빙 자장면(7000원)이 있다. 중국요리 전문가 유방녕 대표의 남동생 유방원 쉐프가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짜장면 최고의 달인으로 꼽히면서 유명세를 타게 된 이 메뉴는 두부와 콩을 잘게 썰어 양파와 춘장을 함께 볶은 블랙빈 짜장이다. 고기가 전혀 들어가지 않았음에도 고기 맛이 나며 구수하고 담백해 짜장의 느끼함이 없어 마무리 식사로 적합하다.

칠리새우[사진:이코노믹리뷰 박지현 기자]

지난 일 년 간 희로애락을 함께 했던 지인들과 만나 2012년의 알찬 계획을 함께 나누는 행복감은 클수 밖에 없다. 그 행복 안에 느끼하고 기름진 음식이라는 편견을 없앤 웰빙 중식으로 건강까지 챙긴다면 반가움은 두 배로 늘어날 것이다. 살 찌는 게 걱정이라던 친구도, 서울은 너무 멀다는 지방 사는 친구도, 주차할 곳은 있느냐고 깐깐하게 따지는 친구까지 만족할 수 있는 곳 ‘신’에서 올 한해를 마무리하면 어떨까.

추천메뉴 완도산 매생이와 각종 해물, 야채가 들어간 웰빙음식 매생이누룽지탕(9500원), 오겹살을 중국술 소홍주로 3시간 동안 조리한 부드러운 동파육(1만1000원), 오동통한 새우와 매콤 달콤한 칠리소스,
쫀득한 찹쌀의 씹히는 맛이 일품인 칠리새우
(R-4만8000원, S-3만8000원).
위치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 444-3, 파스텔시티 건물 3층
문의 02)588-2390

이효정 기자 hy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