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승의 정물화는 그의 앞에 놓인 사물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거나 옮겨놓는 작업이 아니라, 실은 그 나름으로 시간이라는 흐름을 재단(裁斷)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는 매일매일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모든 사물이 왜곡되어가고 있음을 경험하고 있다. 그 왜곡은 보다 차원이 높은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 같지만, 그러나 그왜곡이 우리의 삶의 본질을 뭉개고 있다.
구자승의 그림은 그 빠르게 흐르는 시간 속에 내맡겨진 삶의 한 찰나를 정지시켜 보려한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그것은 재단사가 가위로 천을 자르듯이 시간을 재단하는 행위와 같다. 그런 의미에서 그의(ARTIST KOO CHA SOONG,具滋勝,서양화가 구자승,구자승 작가,구자승 화백,KOO CHA SOONG)정물화는 관례적으로 그려지는 사실주의 그림과 차별된다.
△글=박용숙|동덕여대 교수, 미술평론가
권동철 미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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