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 2006, 캔버스에 유화, 72×72㎝(Flower 2006, Oil on canvas, 72×72㎝)

사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정물화는 새로운 장르로 부상되었다. 일반적으로 탁자 위해 꽃병이나 과일 같은 것들이 그려지면 정물화라고 하지만, 정물화는 영어로 ‘Still Painting’이다.

▲ 와인병이 있는 정물 2007, 캔버스에 유화, 72×72㎝(The still life with wine bottles 2007, Oil on canvas 72×72㎝)

‘Still’은 ‘고요하다, 움직이지 않는다, 정적, 침묵’의 의미로 풀이된다. 따라서 ‘Still Painting’하면 죽어있는 대상을 그린그림이라는 뜻이 된다. 이런 맥락으로 보면 구자승의 그림도 죽어있는 사 물을 그린 그림이다.

▲ 정물 2006, 캔버스에 유화, 72×72㎝(The still life 2006, Oil on canvas, 72×72㎝)

왜, 하필이면 살아있는 물건을 그리지 않고 죽어있는 대상을 그려야하는가. 하지만 이렇게 묻는 것은 바람직한 물음이 아니다.

▲ 꽃 2006, 캔버스에 유화, 72.7×60.6㎝(Flower 2006, Oil on canvas, 72.7×60.6㎝)

그는((ARTIST KOO CHA SOONG,具滋勝,서양화가 구자승,구자승 작가,구자승 화백,KOO CHA SOONG) 죽어있는 대상을 그렸던 것이 아니라, 실은 빠르게 움직이는 시간을 찰나적으로 정지시키기 위해 사물의 움직임을 차단했다고 해야 옳은 것이다.

△글=박용숙|동덕여대 교수, 미술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