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정물화는 새로운 장르로 부상되었다. 일반적으로 탁자 위해 꽃병이나 과일 같은 것들이 그려지면 정물화라고 하지만, 정물화는 영어로 ‘Still Painting’이다.
‘Still’은 ‘고요하다, 움직이지 않는다, 정적, 침묵’의 의미로 풀이된다. 따라서 ‘Still Painting’하면 죽어있는 대상을 그린그림이라는 뜻이 된다. 이런 맥락으로 보면 구자승의 그림도 죽어있는 사 물을 그린 그림이다.
왜, 하필이면 살아있는 물건을 그리지 않고 죽어있는 대상을 그려야하는가. 하지만 이렇게 묻는 것은 바람직한 물음이 아니다.
그는((ARTIST KOO CHA SOONG,具滋勝,서양화가 구자승,구자승 작가,구자승 화백,KOO CHA SOONG) 죽어있는 대상을 그렸던 것이 아니라, 실은 빠르게 움직이는 시간을 찰나적으로 정지시키기 위해 사물의 움직임을 차단했다고 해야 옳은 것이다.
△글=박용숙|동덕여대 교수, 미술평론가
권동철 미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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