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승현 기자] 국제유가가 25일(현지시간) 이란 제재 강화 등에 따른 공급 위축 우려에도 미국 재고 증가와 가격 부담으로 하락했다.

이날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6월 인도분은 전거래일 대비 1.0%(0.68달러) 내린 배럴당 65.2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6월 인도분은 전날에 비해 0.04%(0.25달러) 하락한 배럴당 74.35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이란 제재 강화 여파 등 공급 위축 우려를 주시했다.

유가를 지지하는 소식도 나왔다. 독일과 폴란드는 드루즈바 송유권을 통해 수입하던 러시아산 원유의 수입을 오염물질 등 품질상의 우려로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 송유관은 글로벌 원유 수요의 1%를 차지하는 핵심 원유 수송 경로로, 하루 평균 100만 배럴을 운송한다.

시장은 독일과 폴란드의 조치로 하루 평균 70만 배럴의 원유 수송이 중단될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의 이란 제재 강화에 이어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로 브렌트유는 장중 한때 배럴당 75.60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유가는 미국의 재고 증가 등으로 인해 반락했다. 전일 미 에너지정보청은 미국의 원유 재고가 전주보다 548만 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원유 재고는 4억6063만 배럴로 지난 2017년 10월 이후 최고치 수준까지 늘었다.

브라이언 훅 미국 국무부 이란특별대표는 "이란산 원유를 유연하게 대체하고,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는 충분한 원유 공급 물량이 시장에 존재한다"고 말해, 이란 제재 강화에 따른 공급 차질 우려를 누그러뜨렸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공급 차질 우려가 지속해서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크레이그 알람 오안다 수석 시장 연구원은 "미국과 사우디, 아랍 에미리트(UAE)가 이란산 원유 공급 차질을 보충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여전히 정확한 시기에 대한 의구심이 크다"면서 "사우디가 UAE가 유가를 올리기 위해 생산량을 억제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이 어떤 이유로 생산량을 다시 늘리게 될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