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디스 2007, 캔버스에 유화, 72.7×60.6㎝(Stadis 2007, oil on canvas, 72.7×60.6㎝)

그렇다고 해서 나는 움베르트 에코처럼 다시 고전주의 시대의 미학이 포스트모더니즘 이후의 어떤 대안이 된다고 믿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빠르게 진행되는 시간 속에 우리의 삶을 몽땅 내맡긴 채 언제고 이를 방치한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태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구자승의 그림을 보면 그가 시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얼른 보면 그는 판에 박은 듯한 사실화풍의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 램프 있는 정물 2006, 캔버스에 유화, 72.7×60.6㎝(The still life with Lamp 2006, Oil on canvas, 72.7×60.6㎝)

분명히 풍경화나 누드를 비롯한 인물화 등이 그렇다. 그러나 이런 생각이 속단이라는 것을 그의(ARTIST KOO CHA SOONG,具滋勝,서양화가 구자승,구자승 작가,구자승 화백,KOO CHA SOONG)정물화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면 깨닫게 되는 것이다.

△글=박용숙|동덕여대 교수, 미술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