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 단계에서 만든 3차원 심장은 토끼의 심장 크기 정도로 작지만, 같은 기술을 이용해 더 큰 인간의 심장도 만들 수 있다.   출처= ISRAEL21c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연구원들이 환자의 세포를 사용해 3D 프린터로 심장을 만드는데 성공함으로써 이 기술이 심장을 치료하거나 새로운 심장을 이식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있다고 CNN이 최근 보도했다.

텔아비브대학교(Tel Aviv University) 분자세포 생물공학부(Molecular Cell Biology and Biotechnology) 탈 드비르 교수는 성명에서 "이번 실험은 세포, 혈관, 심실, 심방 등으로 가득 찬 심장 전체를 성공적으로 설계하고 인쇄한 첫 사례"라고 발표했다. 그가 주도한 연구 결과는 지난 주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게재됐다.

심장을 인쇄하는 과정에는 복부 기관을 둘러싸고 있는 지방조직에 대한 생체 검사도 포함된다. 연구원들은 조직의 세포들을 나머지 내용물, 즉 세포를 연결하는 세포외 기질(細胞外基質, extracellular matrix)에서 분리시켜 세포들이 심장 세포 속으로 분화할 수 있는 줄기세포가 되도록 재프로그래밍했다. 이 매트릭스는 인쇄 ‘잉크’ 역할을 하는 개인화된 하이드로겔로 처리되었다.

혈관이 있는 심장 패치(patch)를 만들기 위해 먼저 세포와 하이드로겔이 사용되었고, 거기서부터 전체 심장을 생성시켰다.

"현 단계에서 우리가 만든 3차원 심장은 토끼의 심장 크기 정도로 작지만, 같은 기술을 이용해 더 큰 인간의 심장도 만들 수 있습니다.”

▲ 3D 프린터 심장을 만드는 모습. 10년 후에는 세계 최고 병원에 장기 프린터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출처= ISRAEL21c

과학자들은 지금까지는 혈관이 없는 단순한 조직만을 인쇄할 수 있었다.

심혈관 질환은 개발도상국에서 가장 큰 사망 원인이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저자들은, 말기 심장 기능 장애를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심장 이식뿐이라며, 3D 프린팅 같은 기술 개발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드비르 교수는 또 조직과 장기에 장애를 일으키지 않기 위해서는 환자 자신의 세포를 사용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엔지니어링된 소재의 생체 적합성이, 심장 이식 수술의 성패를 좌우하는 이식 거부 위험을 제거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 다음 해야 할 일은 이식된 인공 심장이 진짜 심장처럼 작동하도록 훈련시키는 것이다.

"세포로 만든 심장이 펌핑 능력을 갖도록 하는 것이지요. 물론 지금도 수축 작용은 하지만 다른 조직과 장기와 협동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만약 연구원들이 거기까지 성공한다면, 그들은 3D로 인쇄한 심장을 동물에 먼저 실험해 본 후 이후 인간에게 이식을 시도할 계획이다.

"아마도 10년 후쯤이면 세계 최고 병원들에는 장기 프린터가 등장할 것이고, 이런 수술 절차가 일상적인 치료 방법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