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태호 기자] SK이노베이션 1분기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했다.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평가 이익 발생으로 석유사업 손실 축소됐고, PX 스프레드 상승에 따라 화학사업 이익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배터리 사업 손실도 일부 줄어든 중에 오는 2021년에는 손익분기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 분기 대비 11.1% 감소한 12조4002억원을, 영업이익은 3311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은 마이너스(-)2815억원이었다. 즉, 올해 1분기는 전 분기 대비 6126억원 높은 성적을 거둔 셈이다. 다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매출이 1.9% 늘었음에도 영업이익은 53.5%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우선 석유사업 실적 하락 축소가 흑자전환에 크게 기여했다. 올해 1분기 석유사업 영업이익은 전 분기보다 5515억원 늘어난 마이너스(-)63억원을 기록했다.

정제마진 하락 등에 따라 주요 석유제품 마진도 떨어졌지만, 유가 상승 영향으로 래깅효과 발생하며 재고관련 손실도 축소돼 마진 하락을 상쇄했다. SK이노베이션은 래깅효과 등으로 전분기 대비 1857억원 이익을 봤으며, 재고관련 손익으로 4025억원 이익을 챙겼다.

화학사업은 전 분기보다 708억원 증가한 3203억원의 영업이익 달성했다. 주요 제품 스프레드가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거나 회복이 더뎠지만, 파라자일렌(PX) 스프레드가 중국 신규 공장 물량 출회 우려 등으로 특히 강세를 보이면서 방향족이 화학사업 이익의 약 80%를 차지했다. 또한 나프타 가격 상승으로 재고관련 이익도 432억원 발생했다.

윤활유사업은 계절적 요인에 따른 판매물량 감소로 전 분기 대비 269억원 감소한 417억원의 영업이익 기록했다. 석유개발사업은 전 분기 대비 256억원 감소한 554억원을 기록했다.

배터리사업은 운영비 절감 등으로 손실분이 축소되는 모습을 보였다. 1분기 영업이익 마이너스(-) 869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38억원 늘어났다.

소재사업의 경우 전 분기보다 50억원 늘어난 305억원의 영업이익 기록했다. LiBS 사업 일회성 비용 소멸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다.

▲ SK이노베이션 1분기 실적. 출처=SK이노베이션

2분기 실적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은 우선 석유부문에서 정제마진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IMO2020 시행이 점점 다가오면서 선제적 경유 수요 증가도 늘어날 것으로 봤다.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평균 3.2달러에 그쳤던 싱가폴 복합정제마진이 4월 들어 평균 4.4달러까지 상승한 점에서 2분기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면서 “다가오는 IMO2020 시행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봤다.

화학사업의 경우 이익 대부분에 기여했던 PX의 스프레드가 올해 3분기 예정된 중국 신규 설비 가동으로 약세를 보일것으로 전망되나, 다운스트림 제품의 견조한 수요 등으로 그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배터리 사업의 경우 당분간 마이너스 지속이 예상된다. 글로벌 건설 공장에서 양산화 이뤄지는 2021년부터 손익분기점 달성될 전망이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 중국, 미국에 총 34.3GWh의 배터리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국내, 중국, 폴란드에는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LiBS) 공장 증설을 진행 중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유가와 마진 등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에 따른 손익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딥체인지 2.0에 기반한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더욱 가속화해 미래 기업가치를 높여나가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