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승현 기자] 2018년 11월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사이에서 DGB캐피탈의 등급격차(스플릿)가 발생했다. 한기평이 등급전망을 상향조정한 데 반해 나신평은 기존 등급을 유지했다. 이에 DGB캐피탈은 나신평의 지적에 따라 대손부담 축소에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DGB캐피탈의 재무상태가 개선되는 듯했으나, 나신평은 여전히 DGB캐피탈의 신용등급을 ‘A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캐피탈산업이 여전히 부정적인 사업 환경에 놓여있다는 판단이다.  

▲ DGB캐피탈의 포트폴리오 구성. 출처=나이스신용평가

작년 11월 말 한기평 DGB캐피탈 신용등급 전망 ‘긍정적’ 상향 조정했으나. 나신평은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한기평은 자산 다각화에 기반해 자산성장·사업안정성 제고, 우수한 자산건전성 지표 유지, 운용수익률 상승·대손비용 경감 등을 이유로 등급전망을 상향조정한 반면, 나신평은 우수한 유동성과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안정성을 찾아가고 있지만, 부정적인 사업 환경에 대한 부담이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두 신평사 간 스플릿이 발생했다. 당시 나신평은 “부정적인 사업환경에 대한 부담으로 대손부담이 회사의 중단기 수익성 좌우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DGB캐피탈은 “대손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계류 리스나 담보대출을 축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2일 나신평은 2018년 말 기준 재무상태표를 기반으로 DGB캐피탈의 선순위 무보증사채와 기업신용등급을 또다시 ‘A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DGB캐피탈의 대손비용 부담이 축소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결과는 같았다. 아직 경기 하강국면에서의 대손비용 확대 부담을 떨쳐내지 못했다는 판단이다.

▲ DGB캐피탈의 수익성 지표 추이. 출처=나이스신용평가

실제로 DGB캐피탈은 전방 산업경기에 민감한 공작기계·의료기기 등 산업재 금융 비중이 낮아지는 추세다. 나신평에 따르면 DGB캐피탈의 2018년 말 산업재금융 비중은 25.2%로 2016년 말 39.2%로 2년 새 14%포인트 감소했다. 작년 3월말 기준 산업재금융 비중은 28.5%였다. 같은 기간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또한 977억원에서 914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중고승용·신차승용 등 자동차금융의 총운용자산 내 비중은 2018년 말 28.5%로 높아졌으며, 2017년부터 취급한 개인금융 자산 비중은 2016년 말 9.6%에서 2018년 말 13.2%로 확대됐다. 다만 개인금융 자산은 2018년 3월말 14.6%에 비해서는 소폭 감소했다.  

DGB캐피탈은 중고차금융과 개인신용대출 등 고수익 자산을 취급함에 따라 조달비용률이 감소하고, 대손비용률 관리에 기반을 둬 수익성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신평은 이를 바탕으로 DGB캐피탈의 운용금리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한편으로 경기 하강국면에 따른 대손비용 확대 위험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2018년 말 조정충전영업이익률은 2.1%로 전년 2.0%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조정총자산순이익률은 0.8%로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이에 이은정 나신평 금융평가실장은 “시장금리 하향안정화 추세와 금융그룹 아래의 우호적 조당스프레드를 기반으로 조달비용률도 안정적으로 관리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다만 경기 하강국면에서 산업재·중고차금융·개인신용 차주를 중심으로 대손비용이 확대될 위험성이 있어, 수익성의 개선속도는 점진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나신평은 DGB캐피탈의 자산건전성도 개선되는 추세지만 충당금 커버리지가 다소 미흡한 수준이라고도 지적했다. 2018년 말 DGB캐피탈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은 2.1%, 고정이하자산비율은 1.5%로 각각 전년대비 0.3%포인트씩 개선됐다. 반면, 연체자산 충당금커버리지는 81.2%로 100%를 밑돌고 있다. 2017년 68.5%에 비해 증가했지만 앞으로 부실여신 확대에 따라 건전성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은정 실장은 “충당금 커버리지가 미흡한 점은 자산건전성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면서도 “설비금융 비중이 감소하고 신규취급 자산의 건전성이 개선세에 있으며 여신심사 보수화 등을 감안할 때 부실 익스포져의 급격한 증가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 DGB캐피탈 자산건전성 지표 추이. 출처=나이스신용평가

다만, DGB캐피탈은 DGB금융지주 산하 캐피탈사로서 자본시장 내 안정적인 차환여력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이 실장은 “금융그룹을 통한 재무적 융통성, 자산-부채 만기매칭·자산건전성 개선, 보유 현금성자산 약 211억원, 금융기관 Credit Line(미사용 한도 1621 억원) 등을 감안할 때, 회사의 유동성 위험은 낮은 수준“이라면서 ”포트폴리오 다변화, 운용자산 확대, 자산건전성 지표 안정적 관리, 재무적 완충력 제고가 전망될 경우 신용등급 상향조정을 검토할 것“으로 밝혔다.

2018년 10월 나신평은 작년 상반기 캐피탈사의 재무실적은 양호하지만, 산업환경은 도전적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나신평은 “심화한 경쟁강도와 감독당국의 높은 규제강도는 금리변동 등 시장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캐피탈사의 고객 가격 교섭력과 사업기반을 제약하고 있다”면서 “특히 2017년 이후 금리인상기로 전환된 가운데 점진적인 조달부담 상승과 저신용 차주 대상 여신의 대손부담 확대 가능성이 남아있는 점이 수익성의 하방압력을 가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