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농협손해보험이 올해도 자연재해로 손해율 변동이 커질 전망이다.

NH농협손해보험(이하 농협손보)은 이달 4일~5일에 걸쳐 발생한 강원지역의 산불 피해로 대규모의 화재보험금을 지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협손보가 화재보험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관련 보험금 지급도 확대되면서 손해율도 올라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지난 4일 발생한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에서 발생한 산불은 다음날인 5일 새벽까지 강풍을 타고 여러 갈래로 나뉘어 번지면서 해당지역의 주택과 건물이 불타는 등 큰 피해를 입혔다. 이로 인해 이달 중순 손해보험협회에서 집계한 산불관련 보험접수 건수는 449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산불피해와 관련해 농협손보는 130여건의 보험접수가 발생해 업계서 가장 접수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금접수가 발생하면 사고와 관련해 보험금을 선 지급해야하기 때문에 2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향후 한국전력공사에 구상권을 청구할 가능성도 높다.

이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산불이 한국전력공사 설비에서 비롯됐다고 감정결과를 발표했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번 산불 관련 보험 접수 청구 건수가 늘어나면 손해율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면서 “향후 구상권이 청구된다면 그 범위 내에서는 환급될 가능성이 있지만 법적인 사항이고 아직 사고 처리 현황이 완료되지 않아 환급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 농협손보, 재난관련 손해율 변동 높아 실적예측 어려워

농협손보는 매년 재난관련 보험금 지급으로 손해율 변동이 큰 보험사로 꼽히는 이유는 장기보험을 기반으로 농작물재해보험, 풍수해보험 등 국가와 연계된 정책상품 가입이 높기 때문이다.

농협손보는 지난 2012년 농협이 신경분리(신용-경제지주 분리)로 출범했고 장기보험과 농작물재해보험을 주력으로 판매를 강화해왔다. 특히 농협손보는 지역 농축협이라는 전국적인 영업망으로 화재보험 등 재물보험과 농작물재해보험 가입이 빠르게 확대됐다. 지난해 농협손의 화재보험 원수보험료는 665억원으로 업계서 가장 많았고 화재보험 시장점유율은 25% 수준이다.

▲ 출처=손해보험협회

농협손보는 상품 포트폴리오가 농협의 근간사업인 농업인 지원 상품이 많기 때문에 기후변동과 재해 관련 손해율 변동이 크다. 또한 2017년 재난배상책임보험 출시로 가입대상 범위를 넓혔고 △가축재해보험 △농기계종합보험 △풍수해보험 등 정책보험이 확대된 것도 주요 원인중 하나다.

이번에 발생한 대규모 산불화재로 주택피해뿐만 아니라 농작물과 가축피해도 발생해 해당 보험금 지급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5일 오병관 농협손보 대표는 강원도 피해지역을 방문해 농업시설에 대한 피해조사에 나선 가운데 복구지원 방법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농협손보는 지난해 초 강추위로 농가피해가 급증해 손해율이 90.76%까지 올랐고, 상반기에 태풍 ‘솔릭’으로 인한 피해와 9월까지 지속된 폭염으로 지난해 말 총 89.83%에 달하는 손해율을 기록했다. 농협손보는 지난해 손해율이 높아진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1년간 70% 축소됐다.

지난해 농협손보의 영업이익은 112억원으로 2017년 368억원 대비 256억원 줄었다. 이번 화재발생에 대한 보험금 지급과 손해율은 상반기에 반영되는 만큼 실적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농협손보 측은 “화재 보험금 지급과 구상권과 요구관련 사항은 아직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