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LG디스플레이가 1분기 매출 5조8788억원, 영업손실 1320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공시했다. 중국‘발’ 디스플레이 시장 혼란에 이어 OLED 전환을 앞둔 필연적인 보리고개라는 분석이 나온다. LG디스플레이는 오래된 LCD 팹을 빠르게 정리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한편 투명 디스플레이 상용화, 나아가 중국 광저우 OLED 팹 가동 일정을 단축해 위기를 넘겠다는 각오다.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1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을 두고 ‘예견된 수순’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의 수요 공급 균형이 빠르게 무너지는 상황에서 중국이 LCD는 물론 OLED 전반에 부쩍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1분기 중 대형 패널 판가 흐름은 안정세를 보였으나, 면적당 판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중소형 패널의 출하 감소에 따른 믹스효과로 면적당 판가가 전 분기 대비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당기순손실은 626억원으로 전 분기 1526억원 대비 적자전환 했다.

▲ LGD의 OLED 파트너스 행사가 중국에서 열리고 있다. 출처=LGD

1분기 제품별 매출 비중은 TV용 패널이 36%, 모바일용 패널이 25%, 노트북 및 태블릿용 패널이 22%, 모니터용 패널이 17%를 차지했다. 예년과 큰 변화가 없는 가운데 모니터, 노트북, 태블릿용 패널 사업으로 구성된 IT사업부 매출 비중이 39%로 확대된 점이 눈길을 끈다. TV 사업부의 매출 비중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신성장 동력 창출에 있어 긍정적인 신호다.

LG디스플레이는 글로벌 시장 혼조세와 OLED의 산업 구조 재편 과정에서 필연적인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후자의 경우 TV, 모바일, 오토 영역에서 OLED를 동시에 전개하는 유일한 업체로 각 부문별 특징과 이에 따른 시너지를 창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어쩔 수 없는 출혈’이라는 자체 분석이 나온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광저우 OLED 팹을 통해 8.5세대 OLED 패널 공장을 가동하는 한편 월 13만장 수준으로 대형 OLED 생산량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여기에 휘도와 응답속도 등 OLED의 성능을 더욱 향상해 화질 경쟁력을 한층 높이고, 올 하반기부터 88인치 OLED 8K 출시를 시작으로 77인치, 65인치 OLED 8K까지 라인업 확대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 CFO(최고재무책임자) 서동희 전무는 “올해는 OLED로 사업구조를 전환하는 과정이기에 당면한 과제와 어려움이 있어 인내와 노력이 필요한 해”라며 “LG디스플레이는 미래 성장을 위해 OLED를 중심으로 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가고 있고, 내부 효율성 극대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여 내년부터는 의미 있는 재무적 성과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광저우 OLED 팹 가동 시기를 단축하는 방안이 나온 이유다. 서 전무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광저우 OLED 팹을 올해 상반기 가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빨라야 3분기 정상 가동이 될 것으로 봤지만, LG디스플레이는 OLED 체질 개선을 위해 더 빠른 속도를 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장은 아니지만 OLED 체질 개선을 위해 오래된 LCD 팹을 정리하는 한편, 연내 투명 디스플레이 출시 등 경쟁자와의 기술 격차를 늘리기 위한 다양한 로드맵도 등장할 예정이다. 다만 스마트폰 POLED 시장 진입에는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 전무는 “기존 LCD로 구현이 어려운 OLED만의 차별화된 특장점을 바탕으로 자동차용 등 OLED의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으로 적용 기회를 높여가며 이익 기여도도 점차 높여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