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진후 기자] 국제유가는 미국의 이란 원유 수입 봉쇄의 여파가 이어지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수급 불안에 따른 가격 상승이다.

23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5월 인도분은 전거래일보다 1.1%(0.75달러) 오른 배럴 당 66.3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6개월 내 최고치였던 전 거래일 수치를 경신한 값으로, 사흘 연속 연고점 행진을 하고 있는 셈이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6월 인도분도 0.6%(0.47달러) 오른 74.51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역시 유가시장은 미국의 대 이란 봉쇄의 영향이 큰 모습이다. 오는 5월 2일을 기점으로 이란과의 원유 거래가 봉쇄되면, 이란 원유수입 제한 조치의 예외국가였던 중국, 한국 등 8개국은 원유수급 불안에 노출된다.

이에 따라 사우디아라비아를 맹주로 둔 산유국 카르텔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은 이란 원유수출 봉쇄의 실제 감소 증거가 나타날 때까지 산유량의 대폭 확대를 미루겠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측은 “국제 원유 시장의 수요를 고려해 적절한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OPEC 회원국들과 조율할 것”이라고 추가 생산 의지를 밝혔다.

일각에선 이러한 상황이 지난해 유사하게 연출된 전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시 수입 예외가 허용되면서 유가 급락의 경험을 학습한 탓이다. 투자은행 USB는 “지난해 경험을 생각하면 사우디와 다른 산유국들이 선제적으로 산유량을 높이기보단 신중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USB는 “계절적 요인으로 원유 수요가 늘어나는 시점과 맞물려 팽팽한 시장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의 상승에는 이란 측의 반발도 한몫했다. 이란은 봉쇄에 대한 조치로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30%를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 차단을 반격 카드로 내세웠다. 시장은 이러한 상황이 실제화할 경우 현재 60~70달러를 기록하고 있는 유가가 200달러까지 오를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밖에 유가 불안 요인으로 리비아 내전, 미국의 베네수알라 제재 등이 잠재하고 있다.

CNBC 등 주요 외신은 해당 8개 국가(한국, 중국, 일본, 대만, 인도, 터키, 그리스, 이탈리아) 가운데 인도의 영향이 가장 클 것으로 관측했다.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루피화 통화정책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