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유자 직거래 방식(FSBO)은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최근 미국에서는 이 방식의 거래가 줄고 있다.   출처= Bankrate.com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미툰 만싱가니는 워싱턴 DC 부동산 시장에 대해 나름 꽤 잘 이해하고 있었다. 이 지역에서 세 채의 집을 사면서 그 절차를 잘 알고 있었고, 변호사로서 복잡한 전문 용어에도 문제가 없었다.

그래서 작년에 파크뷰에 있는 연립 주택을 팔 때가 되었을 때, 그는 "(중개인 도움 없이) 혼자서도 집을 팔 수 있다"고 생각했다. 보통 부동산 중개인에게 지불되는 수수료가 6% 정도인데, 워싱턴 DC의 높은 집값을 고려하면 수수료가 4만 달러에서 5만 달러에 이를 수 있다. 만일 중개인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상당한 돈을 절약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스스로 도전했다.

"가능한 많은 시장에 집을 내놓고 30일 동안 내 힘으로 팔기로 하자. 한 달 안에 팔리지 않으면 그때 가서 부동산 중개업자의 도움을 받자.”

부동산 용어로 그것을 FSBO(for sale by owner, 소유자에 의한 직접 판매)라고 한다. 일체 부동산 중개인의 도움 없이 집을 팔릴 수 있는 상태로 준비하고, 가격을 책정하고, 매물로 내놓고, 매입자와 협상하고, 거래 마감까지 모든 것을 수행하는, 주택 매매의 DIY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중개인들에게 지불되는 5~6%의 수수료 일부 또는 전부를 절약하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전미 부동산업자 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Realtors)의 자료를 인용, 미국에서 전국 주택 판매의 약 7%가 FSBO라고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이는 2004년의 14%보다 크게 감소한 수치며, 게다가 부동산을 거래하기 위해 정교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이 필요한 워싱턴과 같은 환경에서는 더더욱 드문 일이다.

그러나 웹사이트 ForSaleByOwner.com을 운영하고 있는 로켓 홈즈(Rocket Homes)의 더그 시볼트 최고경영자(CEO)는 "FSBO는 충분히 시도할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온라인 경매 이베이(eBay)나 미국 최대의 중고물건 거래 사이트인 크레이그리스트(Craigslist)의 인기를 감안하면 사람들은 직접 물건을 파는 데 익숙합니다. 자기 집에 대해서는 자신들이 가장 잘 알고 있어서 누구보다 잘 팔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지요.”

게다가 수수료의 상당 부분을 절약할 수 있다면 왜 시도해 볼 만하지 않겠는가?

예를 들어, 집 보러 오는 사람들에게 잘 보이게 하기 위해 앞 마당을 어떻게 꾸며야 하는지, 주택 가격을 정확하고 경쟁력 있게 책정하는 것 등은, 부동산 검색엔진 질로우(Zillow) 같은 사이트로부터 도움을 받는 등, FSBO를 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온라인에서 충분하게 정보를 구할 수 있다. 판매자는 또 부동산 중개업자에게 500달러 이하의 정액 수수료를 지불하고 구매자의 중개인들이 볼 수 있도록 여러 곳에 매물을 게시하는 서비스(MLS)에 집을 등록할 수도 있다.

RE/MAX 엑설런스 부동산(RE/MAX Excellence Realty)의 존 영 중개인은 "부동산 경험 없는 판매자들의 가장 큰 어려움은 가격 책정”이라며 자신의 경험에 따르면 FSBO를 하는 사람들은 “대개 가격을 너무 높게 책정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결국 FSBO를 성공하지 못하고 공인 중개업체의 도움을 구하는 사람들을 자주 보았습니다.”

결국 만싱가니에게도 그런 일이 일어났다. 현재 오클라호마에 살면서 주 법무관으로 일하고 있는 그는 워싱턴 DC의 집과 마당을 수리한 다음, 그 집의 정확한 가격을 조사하기 위해 비교할 만한 집들을 조사하는데 꽤 많은 시간을 보냈고 MLS에도 등록했다.

“(집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집을 항상 열어 놓았지만, 집을 보러 오는사람들이 별로 없었습니다.”

돌이켜보면 만싱가니는 (다시 FSBO를 한다면) 한 가지 일을 다르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MLS에 집을 올리면서 구매자의 중개인에게 지불할 수수료를 1%라고 기재했는데, 이것이 실수였다. 보통은 2.5~3%는 돼야 구매자의 중개인들이 관심을 갖는다는 것을 간과한 것이다.

"집을 보러 오는 사람이 적었던 이유는 구매자측의 중개인들이 그 집의 거래에서 별 재미를 보지못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지요. 다시 FSBO를 한다면 그들에 대한 수수료를 3% 정도로 썼을 것입니다.”

하여튼 만싱가니의 집을 보러 온 사람은 두어 명뿐이었고, 그나마 아무도 사겠다는 제안을 하지 않았다. 30일이 지나고 나서 만싱가니는 조지타운(Georgetown)에 있는 부동산 중개업체 롱 앤 포스터 (Long and Foster)의 중개인 크리스 존스를 고용했다. 존스는 만싱가니가 내놓은 가격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몇 주 후, ‘집 보러 오는 기간’(open house) 중에 한 부부가 집을 사겠다고 제안했고, 만싱가니는 부동산 중개인에게 집을 내놓은 것이 가장 유용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크리스는 구매자와 그쪽 대리인측과 협상하는 과정에서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내가 본능적으로 타협하려고 했을 때에도 그는 당초 가격을 확고하게 유지했습니다. 크리스는 충분히 제 몫을 했고, 나는 그가 요구하는 수수료를 전부 지불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FSBO를 제대로 할 수 없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분명 시도할 가치가 있다. 하지만 성공하지 못해 전문가에게 전화하게 되더라도 그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