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요즘 명동·종로 등 서울의 주요 관광지들을 지나다 보면 예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 예전에는외국인 관광객들 중 열에 아홉이 중국인이었다면, 최근에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유독 많이 눈에 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인들의 한국 방문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가 뚜렷하며 특히 4월 말~5월 초 최대 열흘의 연휴가 있는 일본의 최대 연휴 ‘골든위크’가 곧 다가옴에 따라 일본인 관광객들은 국내 소비업계의 중요한 고객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관광·유통업계도 일본 관광객들의 방문을 대비하기 시작했다. 

일본의 황금연휴 ‘골든 위크’

골든 위크(ゴールデンウィーク)는 4월말부터 5월초에 걸쳐 최소 1주일, 최대 열흘간 이어지는 일본의 연휴기간이다. 일본에서는 황금주간 혹은 GW라고 부르기도 한다. 골든 위크는 4월 29일 쇼와천황(昭和天皇)의 생일기념 경축일과 5월 3일 헌법기념일(憲法記念日), 5월 4일 숲의 날(みどりの日), 5월 5일 어린이날(こどもの日)에 토, 일요일 주말이 앞뒤로 합쳐진 연휴다. 이 기간 일본인들은 해외 또는 일본 국내여행으로 연휴를 보내곤 한다. 올해의 골든 위크는  2019년 4월 27일부터 5월 6일까지다.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 트립닷컴은 자사의 플랫폼을 통한 골든위크 기간 일본 여행객의 한국행 여행 예약률을 조사했다. 그 결과, 골든위크 기간(4월 27알~5월 6일) 내 한국에 도착하는 항공권 예약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361% 증가했고 같은 기간 한국 호텔의 예약률도 약 341% 증가했다. 트립닷컴 데이터에 따르면 일본의 여행객들은 한국에 평균 2명이 함께 와서 3박 4일을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여행 검색엔진 스카이스캐너가 골든위크 기간 일본지역 거주 일본인 고객들의 항공권 검색 분석에서는 가장 검색량이 많았던 여행지가 대한민국 서울인 것으로 나타났다. 

▲ 출처= 트립닷컴

스카이스캐너 관계자는 “이처럼 한국이 일본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여행지로 각광받는 것은 우선 최대 3시간을 넘지 않은 짧은 비행시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여기에 일본과는 또 다른 느낌의 온화한 봄 날씨, 골든위크 기간 한국의 각 지역에서 마련되는 다채로운 봄 축제 등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많은 것도 요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련의 일본인 방문 증가 추이는 실제 관광 통계로도 나타난다. 한국관광공사의 국내 입국 관광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일본인 방문객 수는 294만8527명으로 최근 5년내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런가 하면 2014년부터 2018년까지는 3월이 되어야 월 일본인 국내 방문객 수가 20만명이 넘었지만 올해는 1월과 2월부터 이미 20만명을 넘어섰다. 현재 추이라면 올해 일본인 국내 방문객 수는 300만명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출처= 한국관광공사

관련업계 '만반의 준비' 

국내 관광과 유통업계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지난 3월 한국관광공사는 지난해 대비 약 20%대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일본 방한시장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일본의 대도시인 도쿄와 오사카 지사를 중심으로 한 관광객 유치 마케팅을 집중 전개하기 시작했다. 

골든위크 특수가 가장 기대되는 업계는 면세점과 호텔업계다. 이에 각 면세점은 일본 고객들을 위한 프로모션들을 마련했다. 신라면세점은 골든위크 기간 일본 국적 고객임을 증명하는 모든 고객들에게 최대 15%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골드 멤버십 카드를 즉시 발급해준다. 롯데면세점은 일본 고객이 서울시내점(명동·월드타워·코엑스)과 부산점에서 1달러 이상만 구매해도 상품을 구매한 지점에서 즉시 사용할 수 있는 선불카드 1만원권을 마련해 배포를 준비하고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26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무역센터점 10층 멤버십 데스크를 일본인 고객이 방문만 해도 선착순 100명에게 1만원 선불카드를 증정하며 한화 갤러리아면세점은 중국·일본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구매금액의 15%가 할인되는 골드 멤버십 카드를 발급한다.

롯데시티호텔은 일본 고객 이용이 가장 높은 패키지 상품인 ‘비즈니스 인 더 시티’를 일본 고객에 한정해 추가 10% 할인한다. 신라스테이는 대한항공의 항공기로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인 고객에게 디럭스 객실 업그레이드권을 제공하는 ‘스페셜 플라이트(Special Flight)’ 패키지를 선보였다.  

한국관광공사는 올해 연간 일본 관광객 수 320만명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하상석 일본담당 팀장은 “최근 일본 내에 불고 있는 새로운 한류 붐으로 일본인 방한시장은 최근 몇 년 동안 지속 성장하고 있다”라면서 “관광공사는 일본의 젊은 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캐릭터 브랜드 카카오프렌즈와 제휴를 맺고 각 지역만의 다채로운 행사를 기획해 일본인 관광객들의 재방문객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분명 중국인 관광객에 이어 국내의 소비 증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들임에 틀림없다. 심리적으로는 가장 먼 나라이자 지리적으로는 가장 가까운 이웃나라인 일본의 큰손들이 우리나라로 몰려오고 있다. 국내 관광, 면세, 유통업계가 이 기회를 어떻게 활용할 지 여부에 시선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