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정다희 기자] KT 올레tv가 4월 18일을 기준으로 2008년 11월 IPTV 상용화 이후 10년 5개월 만에 가입자 800만명을 달성했다. OTT 서비스가 콘텐츠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은 가운데 이룩한 쾌거라는 설명이다. KT는 지난 10년간 IPTV에만 5조4000억원을 투자했다고 밝히며 미디어 콘텐츠 시장의 강자임을 새롭게 강조했다. 최근의 5G 정국이 미디어 콘텐츠 전성시대로 수렴되는 가운데 KT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 KT의 올레tv가 가입자 800만을 달성했다. 출처=이코노믹 리뷰 정다희기자

KT는 2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올레 tv 800만 달성을 기념, 올레 tv 2019년 차별화 서비스 세 가지를 발표했다.

KT는 올레 tv 이용자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 파악을 위해 세대별 미디어 이용실태를 조사하고 분석했다. 그 결과 지난 10년간 올레 tv 가입자들이 가장 많이 구매한 콘텐츠는 ‘영화’, 가장 많은 가입자가 이용한 장르는 트래픽 기준으로 ‘키즈’, 가장 오랜 시간 TV를 시청하는 연령은 50대 이상의 ‘시니어’로 각각 나타났다.

KT는 영화 구매율이 높은 20~30대를 겨냥한 ‘올레 tv 초이스’를 시작으로, 영유아 자녀를 둔 30~40대를 위한 ‘키즈랜드 3.0’, 50대 이상 중장년층을 위한 시니어 특화 서비스 ‘룰루낭만’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특히 국내 서비스 중인 넷플릭스나 올해 말 출시를 앞 둔 디즈니플러스같은 강력한 글로벌 OTT업체로 국내 유선 콘텐츠 서비스에 대한 '코드커팅' 우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최광철 KT 미디어상품담당장(상무)는 이를 두고 “국내에서는 아직 감지된 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결국은 소비자의 몫이지만 미국과 국내시장은 다르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코드컷팅을 할) 충분한 동기가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최 상무는 “미국시장은 유료방송 가격과 OTT가격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코드커팅)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넷플릭스의 경우 아직 동일 분야의 경쟁자로 보고 있지는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코드컷팅(Code-cutting)은 케이블TV나 인터넷TV 등 유선방송의 선을 끊는 현상으로 OTT 시장의 성장과 함께 나타나고 있다. 

▲ 23일 KT가 올레tv의 세 가지 차별화 방안을 발표했다. 출처=이코노믹 리뷰 정다희기자

美 박스오피스 100위권 미개봉작 업데이트...가격은 기존 영화콘텐츠와 동일

23일 첫 선을 보인 올레 tv 초이스는 국내 영화관에서 개봉하지 않은 미국 할리우드 화제작을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서비스다. KT는 워너 브러더스, 소니픽쳐스, NBC유니버설, 브에나비스타 인터내셔널, 파라마운트픽쳐스, 이십세기폭스 할리우드 등 6대 메이저 스튜디오와 손을 잡았다. 영화감독, 유튜버 등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엄선한 국내 미개봉 할리우드 화제작을 매주 1편씩 업데이트해 올해 말까지 30여편을 제공할 예정이다. 가격은 기존 영화콘텐츠와 1만원 선에서 유료로 제공되며, 개봉 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격이 인하되는 구조라고 KT측은 설명했다.

올레 tv 초이스는 23일 업데이트한 반려견 영화 ‘더웨이홈’을 시작으로 누적 2억 달러 매출을 기록한 애니메이션 ‘스몰풋’ 원작소설이 7,000만부 이상 팔린 애니메이션 ‘캡틴 언더팬츠’, 인기 배우 마고 로비가 출연하고 제작한 ‘터미널’ 등을 순차적으로 공개한다. 할리우드뿐 아니라 국내 독립영화를 포함해 인도, 홍콩 등의 미개봉 영화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올레 tv 초이스에 참여하는 소니픽쳐스의 팀 해리스 아시아·태평양 총괄은 “올레 tv를 통해 소니픽쳐스가 보유한 걸작을 한국 영화 팬들에게 선보이게 돼 기쁘다”며, “고객들에게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려는 KT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KT는 지난해 미국 박스오피스 100위권 영화 중 30% 이상이 국내에 소개되지 못했던 만큼 올레 tv 초이스가 국내 영화 유통에 새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올레 tv를 영화관 다음이 아니라 가장 먼저 영화를 만나는 플랫폼으로 만든다는 ‘퍼스트 스크린(First Screen)’을 목표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30·40대 부모 위한 ‘키즈랜드 3.0’부터 50대↑ 중장년층 겨냥한 ‘룰루낭만’까지

올레 tv가 키즈랜드를 많이 이용하는 30~40대 부모 가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장 큰 고민은 아이들의 ‘영어교육’으로 나타났다. 이에 KT는 5월 들어 ‘키즈랜드 3.0’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어린이에게 인기가 높은 핑크퐁과 더불어 영어교육에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올레 tv는 국내 제작 인기 에니메이션인 ‘상어가족’ 핑크퐁의 오리지널 장편 애니메이션을 6월 중 IPTV 업계에서 세계 최초로 단독 서비스한다. 이에 앞서 5월부터 핑크퐁 신규 캐릭터 소개, 예고 뮤지컬, 하이라이트 영상 등 스페셜 영상 10여편을 무료 제공할 예정이다. 핑크퐁 캐릭터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핑크퐁 독점관’도 업그레이드된다. 핑크퐁 독점관에는 영유아 통합 발달 프로그램 ‘핑크퐁 홈스쿨’, 핑크퐁 최신작을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VOD 월정액 서비스 ‘핑크퐁 TV’, AI로 즐길 수 있는 영어 따라 말하기∙이야기 극장 ‘핑크퐁 월드’가 포함됐다. 

5월 1일 첫 선을 보이는 ‘키즈랜드 잉글리시’는 미국 국공립학교 교재 출판사인 스콜라스틱과 단독 제휴해 세계 최초로 IPTV를 통한 스콜라스틱 영어교육 콘텐츠를 제공한다. 우선 제공하는 ‘퍼스트 리틀 리더스’ 학습 패키지 20여편을 포함, 연말까지 120여편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스콜라스틱의 영어교육 전문가들이 단계별로 구성한 1000여편의 프리미엄 홈스쿨링 가이드를 제공한다.

안방이나 거실에서 가장 오랜 시간 TV를 즐기는 50대 이상 중장년층을 위한 서비스도 개편됐다. 올레 tv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내놓은 시니어 전용관 ‘청.바.지(청춘은 바로 지금)’를 리뉴얼해 5월부터 ‘룰루낭만’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선보인다. 룰루낭만은 중장년층이 이용하는 만큼 관심 콘텐츠를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메뉴를 재구성하고 화면을 키웠다. 콘텐츠 수도 기존보다 2배 이상 확대했다는 설명이다. 외화 더빙 서비스도 업계 최초로 제공한다. KT는 해당 서비스가 그동안 TV로 해외영화를 볼 때 작고 빠르게 지나가는 자막 때문에 힘들었던 장년층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영화 ‘라스트 미션’을 시작으로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인턴’ 등 30여편이 우선 제공된다.

KT는 또한 시니어 이용자를 위한 교육콘텐츠 ‘SERICEO’를 올레 tv에서 단독 제공한다. SERICEO 홈페이지에서 연간 160만원을 지불해야 이용이 가능했던 패키지 콘텐츠를 룰루낭만에서는 원하는 강좌만 하나씩 골라 볼 수 있도록 200편 이상의 VOD로 편성했다. 한국 바리스타 챔피언십 우승자 임종명 바리스타가 알려주는 커피 클래스 등 국내 최고 전문가와 함께하는 오리지널 콘텐츠도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KT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장 송재호 전무는 “KT가 할리우드 6대 메이저 스튜디오와 손잡고 선보인 올레 tv 초이스는 단순히 영화 마니아를 위한 서비스를 넘어 IPTV가 ‘또 하나의 스크린’으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며, “앞으로 KT는 고객의 선택권과 영화의 다양성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대한민국 IPTV 압도적 1위 사업자로서 KT만의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