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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식품업계 CEO 엑소더스 이유는신흥 경쟁자·소비자 트렌드의 빠른 변화·느린 기업 문화 3중고 속 좌고우면
   
▲ 크래프트 하인즈의 베르나르도 히스 최고경영자(CEO)가 22일(현지시간), 오는 6월 사임을 발표하면서 미 식품업계에서 CEO들의 잇딴 사임이 주목을 받고 있다.  출처= B-updated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글로벌 식품제조사 크래프트 하인즈(Kraft Heinz)의 베르나르도 히스 최고경영자(CEO)가 22일(현지시간) 사임을 발표하자, 전례 없는 매출과 도전을 겪는 식품업계에서 CEO들이 잇따라 퇴장하고 있다고 CNBC가 보도했다.

식품업계 CEO들의 퇴장 행렬에는 시리얼 회사 켈로그(Kellogg)의 존 브라이언트, 제과회사 몬델레즈 인터내셔널(Mondelez International)의 아이린 로젠펠트, 캠벨 수프(Campbell Soup)의 데니스 모리슨 등이 포함되어 있다. 모리슨이 캠벨을 떠남으로써 2016년 초부터 식품업계에서 15명의 CEO들이 줄줄이 자리를 떠났다.

식품업계 최장수 CEO는 양계업체 샌더슨 팜(Sanderson Farms)의 3대 경영인 조 샌더슨으로 1989년부터 30년째 CEO로 재임하고 있다.

두 번째 최장수 CEO로는 유기농 식품업체 하인 셀레셜 그룹(Hain Celestial Group)의 창업자 겸 최고 경영자인 어윈 사이먼으로, 1993년부터 25년 동안 이 회사의 최고 직책을 맡아오다가 최근 회사가 행동주의 주주들로부터의 압력에 시달리면서 지난해 6월 사임했다. 이에 따라 두 번째 최장수 CEO타이틀은 2015년에 합류해 불과 4년도 되지 않은, 곡물식품회사 콘아그라(Conagra)의 숀 코놀리 CEO가 보유하게 됐다.

이와 같이 식품업계 CEO의 부침이 심한 것은 상징적인 식품 브랜드들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그대로 나타내는 것이다. 식료품점을 통해 식품을 판매하는 회사들은 신흥 경쟁자들,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 트렌드, 그에 비해 턱없이 느린 자신들의 문화라는 3중고를 겪으면서 성장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들이 정말로 성장하고 싶다면, 제한적이고 대가를 치러야만 하는 선택만 남아있을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런 회사의 CEO들은 전임자들의 성공에 비견되는 희생자로 전락한다. 한때는 회사의 거대한 규모가 CEO들에게 힘을 주고 비용 절감을 가능하게 한 원천이었지만 이제는 그 규모로 인해 전통적안 레거시 사업에서 발을 빼는 것조차 어렵다. 캠벨은 수프 생산을, 켈로그는 시리얼 사업을 줄일 수 있지만, 두 회사 모두 여전히 이 사업 규모를 줄여도 따라서 줄지 않는 고정 비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따라서 이런 회사에서 CEO는, 회사의 명성으로 남아있는 사업을 버리고 새로운 성장 사업에 초점을 맞추는 것 자체가 회사 안팎으로부터 지지를 받기가 쉽지 않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Euromonitor)에 따르면, 지난해 가공식품업체 매출이 1.2%로 둔화된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런 현상이 여전히 나타나고 있다.

마틴 로퍼 전 보스턴맥주(Boston Beer) CEO는 "인내와 시행 착오가 필요한데, 투자자, 애널리스트, 언론인조차 그런 인내심을 갖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오늘날 식품업계에서 그런 과감한 개혁을 실험할 수 있는 회사는 비공개 회사인 M&M 초콜릿 회사 마스(Mars)와 최근 30억 달러의 가치로 평가받은 바(bar) 제조사 카인드(Kind) 정도 뿐이다.

   

해도 욕먹고 안 해도 욕먹고

성장을 갈망하는 기업들은 인수 합병을 모색해 왔지만, 판도를 바꿀 만큼 성장을 구가하며 규모도 큰 회사는 몇 손가락에 꼽힐 정도에 불과하다.

실제로, 인수 합병의 규모가 더 클수록 회사의 가치는 더 상승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딜로직(Dealogic)에 따르면 10억 달러 이상의 인수합병에서 평가 가치는 2016년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의 13배에서, 2017년에는 20배로 급증했다. 그러나 5억 달러 이하의 인수합병에서는 20배에서 19배로 소폭 감소했다.

따라서 식품업계 CEO들은 "인수 합병을 추진해도 욕먹고, 하지 않아도 욕먹는" 딜레마에 직면한다는 것이다. 큰 일 저지르지 말고 그저 매출 성장을 지켜볼 것인가, 아니면 큰 일을 저지르고 자신을 투자자 감시라는 사자굴에 빠지게 할 것인가.

또 기업을 새로운 범주로 탈바꿈시키고 가치를 높이려는 CEO의 시도가 문화충돌을 일으킬 수도 있다.

식음료 회사 전문 투자회사인 뉴욕의 아보 인베스트먼트(Arbor Investments)의 크리스 하네드 파트너는 “CEO의 인수 합병 결정에 대해 지나치게 많은 비용을 지불했는 비판과 함께 회사가 내부적으로 분열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하며, “그런 상황에서는 아무도 그 일에 연루되고 싶어하지 않는다. 결국 회사의 운명은 이미 정해진 셈이다”고 말했다.

상황이 그렇다 보니, 식품회사들은 성장을 모색하기 위해 인수 합병을 망설이다가 용두사미가 되어 버리기 일수다. 결국 사업 분할 내지는 포트폴리오를 잘라내는 것으로 그 양상이 바뀌고 만다.

켈로그는 최근 키블러(Keebler), 페이머스 아모스(Famous Amos), 과일 스낵 사업을 누텔라(Nutella) 소유주인 페레로(Ferrero)에게 13억 달러에 매각했다.

캠벨은 올해 초 신선식품 사업부를 발족하고 영업에 들어갔다. 회사는 아노트(Arnott)의 쿠키와 크래커 브랜드는 계속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이것이 CEO가 교체되면서 생긴 일의 전부다.

홍석윤 기자  |  syhong@econovill.com  |  승인 2019.04.23  13:5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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