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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시스템 반도체 대규모 투자 초읽기..민관 합동 작전 벌어진다"신성장 동력 잡아라"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수퍼 사이클(장기호황)이 사실상 종료된 가운데 삼성전자가 소위 비메모리 반도체 영역으로 불리는 시스템 반도체 사업을 플랜B로 잡는 분위기다. 팹리스보다 파운드리 영역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도 예정되어 있다. 다만 초기술 격차 하나로만 순식간에 시스템 반도체의 패권을 잡을 수 없기 때문에, 전체 생태계를 아우르는 큰 그림이 필요하다는 말도 나온다.

   
▲ 김기남 삼성전자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업황 악화 메모리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는 2018년 기준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약 49조1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점유율 43.9%로 1위, SK하이닉스가 약 33조1000억원을 기록해 점유율 29.5%로 2위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명확한 한계도 보인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 수요와 공급이 무너지는 가운데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지속적으로 가격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황 악화의 그늘이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나빠지며 국내 수출 지수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2일 국내 정보통신 기술 수출이 5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해 3월 기준 ICT 수출이 158억5000만달러, 수입은 91억9000만달러, 수지는 66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디스플레이와 휴대폰 등 주요 수출 품목이 주춤하는 가운데 반도체 수출 하락이 결정타를 날렸다는 평가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과 수요와 공급 불일치 현상이 장기화되는 장면도 연출된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 등에 따르면 새롭게 가동되는 300mm 웨어퍼팹만 모두 9곳이며 이는 2007년 12곳에 이어 두 번째로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는 시스템 반도체의 인텔에 전체 반도체 시장 1위 자리를 내어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가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 매출이 약 4689억달러며, 지난해와 비교해 7.0%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 가운데 1위 자리는 인텔에 돌아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이 기대보다 낮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삼성전자는 5일 올해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하며 매출 52조원, 영업익 6조2000억원을 올렸다고 밝혔다. 영업익은 전년 동기 15조6400억원과 비교해 반토막이 난 셈이다. 더 큰 문제는 2분기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이 반도체 쇼크로 전기 대비 반토막이 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LCD 시장의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실적 악화 규모는 심각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삼성전자 화성 캠퍼스가 보인다. 출처=삼성전자

플랜B 가동...민관 합동 작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업황악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업계의 관심사는 시스템 반도체 영역으로 옮겨가고 있다. 일종의 플랜B 가동이다.

글로벌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의 비중은 4:6 정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점유율이 절대적인 우위를 보이는 가운데 미국의 마이크론이 나름의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으나 최근 물량 감산 정책을 선언하는 등 사실상 유의미한 동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평가다.

문제는 시스템 반도체다. 메모리 반도체의 업황 악화가 이어지며 시스템 반도체 시장이 새로운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으나, 이 대목에서 삼성전자의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낮은편이다. 특히 팹리스 시장에서는 미국과 대만, 중국 등 기존의 강자에 밀려 사실상 시장 창출을 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주목하는 쪽은 파운드리다. 대만의 TSMC가 50%에 가까운 점유율을 확보한 상태에서 삼성전자는 EUV 등을 적극 활용,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한다는 설명이다. 당장 성과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상반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약 8%의 점유율을 유지했으나 최근 이를 20%까지 끌어올렸다. 매물로 나온 글로벌파운드리가 7나노 공정을 포기한 상태에서 공급선 관리에 충실히 나설 경우 TSMC에 도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팽배하다.

초기술 격차도 시작됐다. EUV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5나노 공정 개발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7나노 제품을 출하하고 올해 내에 양산을 목표로 6나노 제품 설계를 완료했다. 초미세 공정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해 파운드리 기술 리더십를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업계 최초로 EUV 공정을 적용한 7나노 제품 양산을 시작한 바 있다. 초미세 공정의 기반이 된 EUV 기술은 기존 불화아르곤 (ArF)보다 파장의 길이가 짧은 EUV 광원을 사용해, 보다 세밀한 반도체 회로를 구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관건은 6나노다. 공정 기반 제품에 대해서는 대형 고객과 생산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제품 설계가 완료된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6나노 제품이 출하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파운드리 인수는 이뤄지지 않았으나, 추후 삼성전자의 다양한 빅딜이 점쳐지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이달 대규모 투자 소식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중심의 인프라 영역에 강력한 투자를 단행, 초기술 격차를 더 강화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 박영선 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출처=중기부

정부도 동력 강화에 힘을 더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삼성전자의 시스템 반도체 대규모 투자에 맞춰 전체 생태계를 키울 수 있는 다양한 로드맵을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22일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19개 센터장 및 대기업 파트너와 간담회를 열어 "바이오, 미래형 자동차와 함께 시스템 반도체가 정부의 3대 중점 사업"이라면서 "6월 전체 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공언했다. 이는 팹리스와 파운드리 등 모든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며, 그 중심에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19.04.23  10:4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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