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블리 논란 사건의 시발점이 된 호박즙 제품. 출처= 임블리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뷰티 브랜드 ‘임블리(IM VELY)’를 인기 브랜드로 키워낸 부건에프엔씨 임지현 상무의 성공 신화에 먹구름이 끼면서 해외에 상품을 판매하는 국내 판매자들 사이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임블리처럼 해외 인지도가 있는 브랜드임에도 제품 관리의 문제가 발견되면 그보다 인지도가 낮은 브랜드들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느냐는 여론이 해외 소비자들에게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임블리의 위기 대응 능력도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부정적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구름 낀 임블리 성공신화 

‘임블리(IM VELY)’는 뷰티·패션 관련 인기 인플루언서 임지현 상무가 지난 2013년에 시작한 쇼핑몰이자 브랜드다. 임 상무는 자신의 이름을 건 온라인 쇼핑몰을 직접 운영하고 제품의 모델로도 직접 활동하면서 이름이 알려졌다. 빼어난 미모와 패션 센스를 겸비한 임 상무가 제품을 직접 사용하며 보여주는 마치 패션 화보 같은 모습들은 수많은 팔로워들의 지지를 받았고 임블리의 제품들은 날개가 돋친 듯 팔려나갔다.

임 상무는 브랜드 인지도를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했고 소규모 여성패션 전문 온라인 쇼핑몰로 시작한 임블리는 약 5년 만에 연 매출 1700억원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임블리의 성공 신화에 먹구름에 드리운 것은 제품의 질에 대한 문제제기다. 이어 계속 내용이 바뀌는 임블리 측 사과 내용과 사후 조치도 논란을 일으키며 사태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 일련의 논란에 대해 임블리 측 입장과 의견을 밝힌 임지현 상무의 유튜브 방송. 출처= 유튜브 채널 IMVELY 블리랜드

지난 3일 한 커뮤니티에는 임블리에서 판매된 호박즙 제품에서 곰팡이가 발견된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을 올린 소비자는 임블리 고객센터에 “상품 구매액 전액을 환불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임블리 측은 “현재 남아있는 제품의 수량만큼만 교환해 주겠다”고 응답했다.

이 사실은 인터넷을 통해 확산됐고 비난이 끝이지 않자 임지현 상무는 직접 나서서 “지난해 4월부터 1년간 판매된 제품을 구매한 고객들에게 매출액 전액을 환불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발표가 나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임블리 측은 “원하는 고객에 한해 제품 구매액을 환불하겠다”고 말을 바꿨고 이 시점부터 최근까지 임블리의 갑질 문제, 또 다른 상품의 품질 문제 그리고 임 상무의 사생활 문제 등 여러 가지가 논란으로 불거졌다. 임지현 상무는 이에 대해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등 돌리고 있는 일본 소비자들 

임블리 문제는 우리나라에서만 논란이 된 것이 아니었다. 특히 한류 패션과 뷰티 트렌드에 관심이 많은 일본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제 한국 제품을 더는 믿을 수 없을 것 같다”는 불만 섞인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에서 품질 논란이 지적된 상품들의 사진을 SNS에 올린 일본의 한 네티즌은 “식품과 화장품의 위생문제가 있다면 (임블리의) 신용 문제는 돌이킬 수 없을 것 같다”면서 “임블리 벌꿀 파운데이션 제품을 살 예정이었는데 이것 참 난감하네”라는 코멘트를 올리기도 했다.

한국 패션·뷰티 관련 일본의 한 파워블로거는 “임블리는 일본에도 출점했고 사이트(일본)도 있는데, 자신(임지현 상무)의 인스타그램에는 한국어로만 사안에 대해 안내하고 있다”면서 “일본의 소비자들을 무시하는 것인가”라는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 일본 네티즌이 임블리 제품 품질 논란을 SNS에 올린 내용(왼쪽)과 임블리 일본 사이트의 공지사항. 출처= SNS, 임블리 재팬

일련의 지적들에 대해 일본 소비자들의 문의가 빗발치자 임블리 일본 사이트는 공지사항을 올려 한국에서의 문제들을 해명했다. 그러나 한국에서 호박즙으로 명백하게 지적된 문제가 일본에도 알려졌음에도 문제가 된 제품들은 일본에 판매된 제품이 아님과 더불어 문제들을 반성하는 태도가 없는 공지 내용에 임블리에 대한 일본 소비자들의 신뢰도는 점점 낮아지고 있다.

이 사건들은 단순히 임블리라는 브랜드의 과실로 인한 평판 하락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닐 수 있다는 의견들이 나오면서 국내 상품을 해외로 판매하고 있는 업체들은 불안감에 사로잡히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미국 이민 1.5세대 한인 여성 창업자인 토니 고(Toni Ko)가 만든 색조화장품 브랜드 ‘닉스 코스메틱(NYX Cosmetics)’이 일본 내에서 400개 이상의 점포를 운영할 정도로 잘 되다가 최근 일본에서 그 모습을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된 이유는 바로 제품의 ‘원산지 표기 오류 논란’ 문제였다”면서 “한류 열풍의 중심인 일본 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공을 거둔 한국 화장품 브랜드가 거의 없는 이유를 잘 살펴보면 여기에는 대부분 ‘신뢰’에 대한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임블리의 인지도가 높았던 만큼 최근 발생한 여러 논란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해외 소비자들의 실망이 커지면서 한국 제품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도 흔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