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세계 최초의 상용 폴더블 디스플레이폰인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 화면결함 논란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 매체를 중심으로 갤럭시 폴드에 대한 혹평이 쏟아지는 가운데 22일 삼성전자는 중국 갤럭시 폴드 브리핑 행사를 전격 연기했다. 일각에서는 의도된 때리기라는 지적도 나오는 가운데, 현재까지 진행된 갤럭시 폴드 화면결함과 관련한 2가지 가능성에 대해 냉정하게 알아 볼 필요가 있다.

▲ 뜯겨진 갤럭시 폴드 디스플레이 화면 부품. 출처=마크 거만 트위터

단순 해프닝 가능성

22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외신과 리뷰어들의 갤럭시 폴드 혹평이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가장 큰 근거는 화면 결함이 ‘하지 말라는 행동’을 굳이 해 나온 결과라는 점이다. 일부 외신 기자가 갤럭시 폴드 겉에 부착된 폴더블 디스플레이 보호 부품을 무리하게 제거해 화면 손상이 발생했다는 해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 폴드의 교체용 화면보호막은 기존 제품들과 달리 디스플레이 모듈 구조의 한 부품으로 디스플레이에 가해지는 외부 충격이나 스크래치로부터 화면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면서 “이 화면 보호막은 절대로 임의로 제거하지 말고 사용해야 한다는 점을 소비자들에게 명확히 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뷰어들에게 제공된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가 어떤 상태로 전달됐는지 불분명하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소비자들이 정식으로 갤럭시 폴드를 구매했을 경우 갤럭시 폴드는 포장된 상태로 나오고, 여기에 ‘화면 보호 부품을 강제로 뜯으면 안된다’와 같은 문구가 적힐 수 있는 반면, 리뷰어들에게는 때로는 포장된 상태가 아니라 그냥 제품 하나가 덩그러니 갈 수 도 있다는 것이 업계의 이야기다.

이럴 경우 디스플레이 보호 부품을 그냥 일반 스마트폰의 화면 보호 필름 정도로 착각해 뜯으려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제품이 어떤 형태로 전달되든지 간에 주의사항을 명확히 고지해야 한다는 지적도 삼성전자는 받아들이고 있다.

디스플레이 이상 현상도 외부 충격이 가해졌을 때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라는 점도 이번 화면결함 논란이 해프닝일 수도 있는 근거다. 현재 미국 일부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갤럭시 폴드 화면의 이상현상은 중간에 줄이 가거나, 화면 깜빡임, 일부 화면이 꺼지는 현상 등이다. 전문가에 따르면 이런 현상은 디스플레이 자체의 문제보다는 외부 충격으로 인해 발생하는 현상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대규 순천향대 디스플레이신소재공학과 교수는 “정확한 결함 이유는 삼성전자의 면밀한 분석 이후에 알 수 있겠지만 화면을 보호하려고 붙여 놓은 디스플레이 부품을 물리적인 힘을 가해 뜯어내면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설계를 완전히 무시하는 행동이기 때문에 이상 현상이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면서 “일반적으로 디스플레이 결함이라고 하면 특정 부분의 밝기가 어두워진다든지 하는 현상을 지칭하는데 이번 결함 논란을 보면 외부 충격으로 인한 디스플레이 파손에 더 가까운 현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신두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도 “TV도 그렇고 항상 불량 제품은 나오게 마련인데, 폴더블 디스플레이 폰은 기본적으로 접었다 폈다를 많이 하는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만큼 특정 부품을 제거하면 어떤 형태로든지 디스플레이에 이상이 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 갤럭시 폴드 접힘 테스트 모습. 출처=삼성전자

수율 제대로 확인하고 출시했나?...논란 커질 수도

현재까지 갤럭시 폴드 화면결함이 발생한 제품은 3~4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일부는 디스플레이 부품을 강제로 제거해 발생한 결함이지만, 일부는 부품을 제거하지 않았는데도 결함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현재 결함이 발생한 제품을 모두 수거해 분석 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화면 결함과 관련한 조사가 진행중이기 때문에 어떤 입장도 표할 수 없다”면서 “제품 수거 후 분석 결과에 대해서는 공식 발표와 같은 형식으로 내용을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 폴더블 디스플레이 폰의 시장 출시에 무리수를 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수율(정상제품확률)이 생각보다 낮을 수 있다는 추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엣지 형태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도 생산 초기에는 수율이 30%정도인 적도 있었다”면서 “그것보다 더 높은 난이도를 요구하는 폴더블 디스플레이 수율을 높게 만들기는 시장 초기에는 매우 힘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에서 삼성전자가 어느 정도의 폴더블 디스플레이 테스트를 거쳤는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폴드가 ‘신뢰성 랩’을 통해 5년 동안 하루 100회 이상 접었다 펴는 동작을 가정한 엄격한 테스트를 거쳤다고 밝혔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엄격한 테스트 없이 제품을 내놨을 리는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실제 제품 양산시 얼마나 높은 수율의 폴더블 디스플레이가 생산됐는지는 조금 다른 문제라는 것이 업계의 시선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모든 새로운 제품의 첫 번째 제품은 기본적으로 안정성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가정해야 한다”면서 “갤럭시 폴드는 스마트폰의 새로운 카테고리를 제시한 제품이기에 일정 부분 수율에서 불량이 발생할 확률이 높은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신두 서울대 교수는 “현재 3~4개 정도의 제품에서 화면 결함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몇 개의 제품 중에서 이런 결함이 발생했는지도 매우 중요한 포인트”라면서 “수만개 중에 1개면 통상 전자제품서 발생할 수 있는 불량으로 그냥 제품 교체 등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만약 수백개나 수천개 제품 중에서 1개의 불량이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갤럭시 폴드 3앱 동시 구동 영상. 출처=삼성전자

의도된 삼성 때리기?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가 과도한 견제를 받고 있다는 주장도 일각에서 제기됐다. 새로운 스마트폰 폼팩터를 제시한 삼성전자에 대해 외국 일부 매체가 견제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는 특히 해외 리뷰어들이 다른 제품들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폴더블 스마트폰 정국에서 퍼스트 무버로 나서고 있는 삼성전자의 발목을 잡으려는 불순한 의도가 있다는 뜻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도 22일 열린 ‘행복 커뮤니티 론칭 세리모니’에서 갤럭시 폴드 화면 결함 논란에 대해 “삼성전자가 여러 나라에서 어느 정도 견제를 당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견제를 당하면서도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26일 미국 갤럭시 폴드 출시를 포함한 세계 갤럭시 폴드 출시일에 대해서 “현재까지는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22일 밝혔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홍콩과 상하이에서 준비했던 갤럭시 폴드 브리핑을 취소한 만큼 출시 연기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