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아제약의 '박카스'가 올해 매출 3000억원을 돌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카스 제품군. 출처=동아제약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동아제약의 자양강장제 ‘박카스’는 2017년 기준 누적 판매량 200억병을 돌파했다. 팔린 병을 잇는다면 지구를 60바퀴 이상 돌 수 있는 양이 팔린 것이다. 박카스는 1961년 9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술의 신 ‘바커스(Bacchus)’의 이름을 따 출시됐다. 판매 이래로 꾸준히 소비자의 사랑을 받은 박카스가 올해 매출 3000억원을 돌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카스, 해외에서도 통한다…제품 다각화 유효?

전자정보공시스템(DART)에 따르면 동아제약의 자양강장음료 박카스는 2018년 내수‧수출을 합쳐 2963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한국 시장 매출은 2248억원, 해외에서는 715억원을 나타냈다. 자양강장변질제 제품뿐만 아니라 글로벌 음료기업 등의 피로회복용 음료가 출시되고 있는 가운데에도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박카스 고유의 광고와 베트남 등 해외에서 꾸준히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 실적 향상에 도움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 동아제약 '박카스' 매출 추이(단위 억원). 출처=전자정보공시스템(DART)

박카스의 주성분인 타우린은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1827년 황소의 담즙에서 최초로 발견된 이후 연구를 통해 피로회복, 항스트레스, 간장 손상 방어, 동맥경화 치료효과, 고혈압 예방, 시력관리 효과, 면역 체계 유지 등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타우린은 높은 농도로 섭취해도 체내에 쌓이거나 독성을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이는 뇌 혈관장벽으로 투과되는 것도 용이해 별도의 복잡한 투약절차 없이 식수 등으로 섭취해도 효과가 높다. 오징어와 조개를 비롯한 어패류 등이 많이 함유하고 있는 타우린은 박카스D에 100㎖당 2000㎎, 박카스F에는 120㎖당 1000㎎ 포함됐다.

동남아시아 시장에 출시된 박카스는 캄보디아에서 ‘바까’라는 이름으로 한국에서와 같이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박항서 감독을 광고 모델로 활용하는 마케팅 전략 등에 힘입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2018년 6월 베트남에 출시된 ‘박카스 캔’은 3개월 만에 280만캔이 팔려 원화를 기준으로 약 1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베트남 매출액은 한국에서의 판매량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지만 진출 초기 실적으로는 탄탄한 매출인 것으로 풀이된다.

▲ 박카스 '젊음은 나약하지 않다' 광고. 출처=동아제약, 유튜브

1998년 배우 주진모 등이 출연한 광고 문구 “한 게임 더해? 젊음은 나약하지 않다. 박카스”와 1999년 배우 고수 등이 출연한 광고 문구 “젊음, 지킬 것은 지킨다”, “풀려라, 5000만! 풀려라, 피로!”, “열정으로 피로한 당신을 응원합니다!” 등으로 유명한 박카스의 감각적인 광고는 내수 시장 매출에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카스를 애용하고 있는 한 30대 초반 회사원은 “박카스 광고 카피 중 ‘한 게임 더해?’는 당시 9살이었음에도 아직도 기억이 난다. 최근 엄마 편은 드라마인 줄 알았다. 감성적으로 다가오는 게 좋다”면서 “박카스 특유의 맛도 마음에 들어 야근 전이나 집중이 필요할 때 한 병씩 즐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 자양강장변질제 '박카스D', '박카스'F', '박카스 디카페-a' 모습. 출처=동아제약
▲ 타우린과 비타민 B군 3종을 함유한 '박카스 젤리' 제품 모습. 출처=동아제약

경쟁제품 등장에도 박카스가 꾸준히 내수 시장에서 매출을 기록하는 것은 제품 다각화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동아제약은 ‘박카스D’를 시작으로 편의점, 할인점, 마트, 슈퍼 등에서 판매하는 ‘박카스F’, 카페인에 예민한 소비자를 위한 ‘박카스 디카페-A’를 출시했다. 고유의 맛으로 타우린과 비타민 B군을 3종 함유해 남녀노소 누구나 맛있게 즐기는 ‘박카스맛 젤리’까지 판매되고 있다. ‘박카스 캔’은 수출‧군납용으로 4종이 론칭됐다.

▲ 수출-군납용 '박카스 캔' 제품 모습. 출처=동아제약

든든한 현금창출원, 제약기업 성장 동력?

박카스의 내수 매출 비중은 동아제약 전체 매출의 약 32%다. 이는 동아제약이 든든한 현금창출원을 확보한 것으로 이는 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를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풀이된다. 업계 전문가는 “일각에서는 제약사가 건강기능식품, 음료, 화장품 등 다른 분야에 진출하는 것을 비판한다”면서 “든든한 캐시카우가 있다는 것은 기업의 숨통을 틔우는 것인데, 해당 매출 중 어느 정도가 연구개발(R&D)에 투자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총 연구 인력은 92명으로 동아제약 연구소에는 박카스, 모닝케어, 가그린, 판피린 등 제품 확장과 개선, 리뉴얼을 연구하는 브랜드 연구팀 7명과 신규 의약품‧건강기능식품 등을 연구하는 신제품연구팀 10명, 국책과제 수행, 임상과 학술을 지원하는 학술임상연구팀 5명이 근무하고 있다.

2018년을 기준으로 동아쏘시오홀딩스가 투자한 연구개발비는 222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3.13% 수준이다. 동아쏘시오홀딩스가 연구하고 있는 품목 중 유의미한 것으로 보이는 것은 바이오의약품 복제약(바이오시밀러) 분야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건선 치료제 ‘DMB-3115’와 면역항암제 ‘DB-3116’을 개발하고 있다.

▲ 건선 치료용 바이오의약품 복제약(바이오시밀러) 'DMB-3115' 개요. 출처=전자정보공시시스템(DART)

DMB-3115(성분명 우스테키누맙)는 영국에서 전임상을 완료하고 임상 1상을 준비 중이다. 이는 메이지세이카파마와 공동으로 개발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건선 시장 규모는 2017년을 기준으로 48억9000만달러로 추산된다.

▲ 면역항암제 'DMB-3116' 개요. 출처=전자정보공시시스템(DART)

DMB-3116(성분명 펨브롤리주맙)은 면역항암제로 유명한 ‘키트루다’의 바이오시밀러로 2015년 메이지세이카파마와 공동연구과제로 선정, 전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16년을 기준으로 140만달러 규모지만 이는 지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는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전문의약품 전문 동아ST와 일반의약품 전문 동아제약 등을 통해 R&D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빈혈 치료용 바이오시밀러와 유방암치료제 바이오시밀러는 임상 3상 중으로 시장에 곧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