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술병과 자두 2005, 캔버스에 유화, 72.7×60.6㎝(Bottle and plum 2005, Oil on canvas, 72.7×60.6㎝)

우리의 삶은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 맡겨져 있다. 지구를 한 손에 번쩍 들었다는 아트라스라 할지라도 이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을 멈출 수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뒤샹은 층계를 내려가는 인물을 여러 겹으로 중복되게 그렸고, 달리는 말의 발은 네 개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열 두 개라고 했다.

▲ 주전자가 있는 정물 2009, 캔버스에 유화, 72×72㎝(The still life with kettle 2009, Oil on canvas, 72×72㎝)

시간이 공간을 압축시키거나 왜곡시킨다는 것은 사물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을 흔들리게 만드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달리는 버스 안에서 신문이나 책을 읽을 때 경험하는 것처럼, 사물을 흔들어 놓으면 불안을 경험하는 것과 같다.

▲ 램프 있는 정물 2007, 캔버스에 유화, 72.7×53㎝(The still life with Lamp 2007, Oil on canvas, 72.7×53㎝)

그런 경험이 현대인의 물질생활을 풍요롭게 만든 원천적인 힘(경험주의)이 되었다고도 하지만, 실은 오늘의 실현정신문화를 황폐하게 만들어 놓은 그 원인이 되기도 한다. (ARTIST KOO CHA SOONG,具滋勝,서양화가 구자승,구자승 작가,구자승 화백,KOO CHA SOONG)

△글=박용숙|동덕여대 교수, 미술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