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 소주의 감성을 살린 '뉴트로 진로'. 출처= 하이트진로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사람들은 지난날의 좋은 기억들을 언젠가는 다시 느껴보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가운데에서 잠시 멈춰 서서 과거를 돌아보고 예전의 감성을 느끼며 마음의 숨을 고르는 심리다. 이는 때때로 소비자들의 소비 유형으로도 나타난다. 최근 이러한 경향들이 강하게 나타나면서 소비자들을 상대하는 제조·유통업계에는 때아닌 ‘뉴트로(New+Retro) 트렌드’가 점점 확산되고 있다.

뉴트로(Newtro)는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하나로 합친 신조어로 복고(Retro)적 감성을 새롭게(New) 개선해서 이를 즐기는 경향을 의미한다. 레트로가 예전의 어떤 것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이라면 뉴트로는 여기에 최신의 감성을 더해 ‘세련되게’ 다듬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주류업체 하이트진로는 최근 국내 최초의 소주 브랜드 ‘진로(眞露)’의 디자인을 차용해 이를 새로운 감성으로 해석한 소주 ‘뉴트로 진로’를 선보였다. 현재 하이트진로의 주력 제품인 ‘참이슬 소주’가 아닌 ‘진로’ 브랜드를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이전의 향수를, 신세대에게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품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옛 소주 제품의 디자인이 주는 느낌을 거의 그대로 살리되 현재 세대들에게도 ‘촌스럽다’는 느낌을 주지 않을 정도로 약간의 변화를 준 전형적인 뉴트로 감성 강품이다.

그런가 하면 영화관에서도 뉴트로 감성이 나타난다. 멀티플렉스 CJ CGV는 자사의 플래그십 지점인 CGV용산아이파크몰 7층 상영관 대기 공간에 뉴트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파코니 게임 존’을 조성했다. 파코니 게임존은 30대 혹은 40대 이상의 관객들이 부모님 몰래 어린 시절 오락실에서 즐길 수 있었던 슈팅 게임 ‘갤러그’와 유사한 방식의 게임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영화 상영을 잠시 기다리는 동안 관객들은 좌우 방향 키와 슈팅 키의 간단한 조작으로 그때 그 시절의 추억에 잠시 젖을 수 있다.   

▲ 롯데마트 잠실점 토이저러스 매장에서 모델들이 ‘재믹스 미니’를 소개하고 있다. 출처= 롯데쇼핑

오프라인 유통 채널에도 뉴트로 감성이 묻어나고 있다. 롯데마트 잠실점은 4월 18일부터 자사의 장난감 매장인 토이저러스에서 지난 1984년 출시돼 선풍적인 인기를 끈 게임기기 ‘재믹스’를 미니 버전으로 제작한 ‘재믹스 미니’를 한정 판매한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21일까지 ‘뉴트로 체험전’을 연다. 30대, 40대 고객들에게는 매우 익숙한 그 시절 게임들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비롯해 복고 포토존, 비디오 아트월, 7080 전시관이 마련된다.

이러한 복고 트렌드는 때때로 유행의 주기가 돌아와 지난 시절의 아련한 추억을 되새기는 방식으로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를 자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