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리풀터널이 끝나는 서초역 부근 전경. 출처=서울시.

[이코노믹리뷰=김진후 기자] 서초대로 내방역~서초역 구간을 직선으로 연결하는 ‘서리풀터널’이 22일 새벽 5시 개통한다. 서초동 서리풀공원 내 국군정보사령부 부지가 위치한 탓에 중간이 끊어진 채 개통된 미완의 ‘서초대로’가 40년 만에 완전 연결됐다.

서울시는 서리풀공원을 왕복 6~8차로로 관통하는 총연장 1280m ‘서리풀터널’을 정식 개통한다고 18일 밝혔다. 지난 2015년 10월 첫 삽을 뜬지 3년 5개월 만이다. 총 사업비 1506억 원은 전액 시비로 투입됐다.

지난 1978년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된 ‘서초대로’는 이수역사거리부터 강남역사거리까지 총 3.8km를 연결하는 왕복 8차선 도로다. 시는 국군정보사령부 등 군부대로 단절된 구간 연결을 위해 국방부와 부지 보상 협약을 체결하고, 2015년 12월 군부대 이전을 완료했다.

시는 서리풀터널 개통 과정에서 가장 큰 쟁점으로 떠오른 군부대 이전과 관련해, 서울시와 서초구 간 긴밀한 협업과 전방위적인 노력이 있어 국방부와의 협상 타결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서리풀터널’이 개통되면 출퇴근 시간대 내방역~강남역 구간 통행소요시간이 25분~35분에서 5분~12분으로 20분 이상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 구간을 차량으로 이동하려면 방배로, 효령로, 서초중앙로 등 주변도로로 우회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만성 지‧정체 도로인 남부순환로 등 주변도로의 교통혼잡도 역시 크게 개선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시는 내다봤다.

이와 함께 동작구, 서초구, 강남구 간 상호 접근성이 개선돼 강남 동-서를 오가는 차량 이동이 용이해지고 이 지역의 생활환경 개선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시 설계용역에 따르면 서리풀터널 개통 후 30년 간, 차량운행비와 소음절감 등 1890억 원의 편익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됐다.

▲ 자전거·보행자겸용도로가 설치되는 서리풀터널. 출처=서울시.

내방역~서초역 1280m 구간 직선연결...왕복 6~8차로로

‘서리풀터널’은 서초구 방배동 내방역에서 서초동 서초역을 왕복 6~8차로로 연결한다. 터널 내부구간(400m)과 옹벽구간(110m)은 왕복 6차로, 나머지 구조물이 없는 구간은 왕복 8차로로 건설됐다.

공사현장 주변 주민들의 일상생활을 고려해 소음과 진동을 최소화할 수 있는 ‘무소음·무진동 공법’이 적용됐다. 보행자 중심 교통환경 조성을 위해 당초 계획에서 터널 길이를 약 45m 늘려 횡단보도를 설치했다. 터널 상부에는 서리풀공원과 연계해 지역주민들이 쉴 수 있는 녹지공간이 조성됐다.

터널 내부에는 차도와 분리된 폭 2.4m의 ‘자전거·보행자겸용도로’가 설치됐다.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난간겸용 투명방음벽을 설치, 매연과 미세먼지를 차단하고 시각적으로도 답답함이 없도록 했다. 도로 공사와 함께 한국전력공사 및 6개 통신회사와 협약을 체결, 가로경관을 저해했던 전선·통신선 등을 지중화해 지역주민들이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했다.

▲ 서울시와 서초구는 서리풀터널 개통을 기념해 서초 감사음악회를 연다. 출처=서울시.

21일 개통식과 ‘서초 감사음악회’ 등 열려

서울시는 정식 개통을 하루 앞둔 21일 오후 3시 경 서초구 내방역측 터널 입구에서 ‘서리풀터널 개통식’을 연다. 박원순 시장과 조은희 서초구청장, 이창우 동작구청장, 서초구‧동작구 지역 주민 약 500명이 이 자리에 함께한다.

서초구는 오후 5시부터 대법원 앞에서 ‘길로 통하다!(疏通)’를 주제로 ‘감사음악회’를 개최한다. 이번 음악회는 데뷔 60주년을 맞는 국민가수 이미자를 비롯해 서초구 홍보대사인 윤형주·혜은이, MC 김승현 등 서초구에 거주하는 유명인들이 출연한다. 가수 거미와 통기타 포크 팝 가수 추가열, 성악가 전병곤·박보미, 한국예술종합학교 학생들의 남성중창단도 출연해 클래식과 대중가요를 넘나드는 공연을 선보인다.

‘서리풀터널’ 안에서는 주민들의 발자취를 남기는 의미 있는 행사도 펼쳐진다. ‘1DAY 터널놀이터’와 ‘터널 투어’ 프로그램으로, 야광인형극에서 레이저 조명쇼까지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이색 체험이 마련된다. 이번 터널행사는 차량 통행 전 터널 안을 경험할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행사다.

서초구는 서리풀터널 인근 주민들의 최대 관심사인 터널 상부 녹지공간 조성에도 착수한다. 상부 1.2km의 벚꽃길을 조성해 오는 10월 완공할 계획이고, 2021년 건립 목표로 전국 최초 숲을 테마로 하는 ‘방배 숲 도서관’도 지어 서리풀공원과 어우러지는 랜드마크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서울시와 함께 터널 개통식을 열어 소통의 의미를 더했다”면서 “서리풀 터널 개통은 동서의 길을 여는 의미를 넘어 서초의 미래를 열고, 서초의 의미를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동안 불편을 겪어온 주민들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원순 시장은 “서리풀터널 개통으로 강남 도심 간선도로인 서초대로가 40년 만에 완전 연결됐다. 강남지역 동·서축 연계도로망이 구축으로 주변 남부순환로, 사평로 등의 교통이 분산되어 도로 정체가 해소될 것”이라면서 “교통여건이 개선될 뿐 아니라, 지역 간 동반 성장과 지역경제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