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기범 기자] SK머티리얼즈는 총자본의 절반이 넘는 차입금을 보유하고 있다. 높은 영업이익률과 가파른 매출 신장세를 지속하기 위한 자금조달의 결과다. 레버리징을 통해 더 큰 수익을 창출하는 도구로 차입을 일으키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머티리얼즈는 오는 19일 총 1200억 원 규모의 19-1,2회차 선순위 무보증 사채의 수요예측에 나선다. 3년물 700억원, 5년물 500억원으로 구성됐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2000억원까지 증액될 수 있다. 공모희망 금리밴드는 개별민평금리 대비 0.15~ 0.15%포인트 가산해 제시했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SK머티리얼즈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로 부여했다. SK머티리얼즈는 조달한 자금 중 3년물은 운영자금으로, 5년물은 차환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대표주관사는 SK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다.

SK머티리얼즈는 반도체, LCD 패널 및 태양전지 생산 공정에 사용되는 특수가스(NF3, SiH4, WF6) 제조부문과 자회사 SK에어가스를 통해 산업용가스(산소, 질소, 아르곤) 제조부문으로 나뉜다.

SK머티리얼즈는 2016년 2월 SK그룹에 편입된 이후 그해 4월 SK에어가스 인수,  7월 SK트리켐 설립, 이듬해 6월 SK쇼와덴코 설립 등으로 사업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SK머티리얼즈의 매출액은 6873억원, 영업이익은 1829억원이다. 이는 전년(2017년)의 5123억원, 1477억원보다 각각 1750억원, 352억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26.6%를 기록했다.

금융빅데이터 전문 업체 딥서치(DeepSearch)에 따르면 SK머티리얼즈가 SK그룹에 편입된 이후 3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29.6%, 매출액 증가율은 27.2%를 기록했다.

10년으로 시야를 넓혀도 우수하다. 10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25.8%, 10년 평균 매출액 증가율 18.8%로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이다.

다만, 업황에 따라 매출액 증가율의 편차는 있는 편이다. 10년 표준편차 대비 평균 매출액 증가율은 0.71에 그친다. 이는 2012년, 2013년 전방산업인 반도체 및 LCD 모니터 사업 등의 부진 때문이다.

최근 SK머티리얼즈의 성장세 역시 전방산업의 호황과 맞물린 결과다. 딥서치 분류상 제조‘사업’을 영위하는 기업 중 지난해 매출액 5000억원과 영업이익률이 25%를 동시에 넘는 회사는 총 34개다. SK머티리얼즈 제외하고는 주요 제조 기업으로는 △SK하이닉스 △금호미쓰이화학 △코닝정밀소재△에어프로덕츠코리아 등이 있다.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금호미쓰이화학을 제외한 3기업의 특징은 SK머티리얼즈와 같은 산업 군이거나 SK머티리얼즈의 전방산업 혹은 같은 전방산업을 두고 있다.

코닝정밀소재는 노트북PC, LCD 모니터 등에 사용되는 TFT-LCD 용 기판유리의 제조 및 판매 등 평판 유리의 제조 및 판매하는 회사다. 에어프로덕츠코리아 - 산업용 가스의 제조 판매하고, SK하이닉스는 세계 3대 반도체 회사다.

전후방 산업은 연관 산업 분석시 쓰이는 용어로서 소비자에게 가까울수록 전방 산업, 원부자재 구입과 가까울수록 후방 산업이다.

최근에는 반도체 공정 미세화 및 수직적층 확대, 디스플레이 application 대형화 및 공정 전환, OLED 시장성장 등으로 특수가스 수요가 늘고 있다.

김태헌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자회사인 SK트리켐과 SK쇼와덴코가 생산하는 제품의 수요 전망도 우호적"이라며 "전방산업의 성장과 특수가스 수요는 확대되는 가운데, SK머티리얼즈가 생산하는 제품의 하락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확대된 생산능력을 기반으로 규모의 경제 효과를 창출해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 3년, 10년 평균 주요지표. 출처=이코노믹리뷰

◇높은 차입금 의존도... 높은 수익 창출력으로  만회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SK머티리얼즈의 차입금 의존도는 60.5%로 3년 전에 29.0%에 비해 2배가량 증가했다. 차입금 의존도는 총자본 대비 차입금 비율로 재무안정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차입금은 인수합병(M&A)과 연이은 대규모 투자 등으로 인해 증가했다. 지난 3년간 SK머티리얼즈는 특수가스인 NF3, WF6을 생산하기 위한 설비 증설,  SK에어가스 등의 인수, 자사주 취득 등을 한 결과 15년 말 1514억원이던 차입금은 8303억원까지 늘었다. 부채비율 역시 2015년 말 76.7%에서 지난해 246.7%까지 늘었다.

다만, 영업을 통한 현금 창출 능력은 이를 만회한다. SK머티리얼즈의 EBITDA/매출액은 41.1%다. 100원을 팔면 현금 기준으로 41.1원이 남는 셈이다. 신용등급 상향 검토 수준인 40%를 초과했다. EBITDA는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 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현재 순차입금이 3배가량 늘었지만 순차입금/EBITDA는 2.9배수준이다. 이는 영업으로 벌어들이는 현금과 기존 현금을 바탕으로 2.9년이면 현재 빌린 돈을 모두 갚을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신용평가는 순차입금/EBITDA가 4.5배  이상인 경우 등급하향가능성을 검토한다.

김 연구원은 "앞으로도 대규모 설비 투자가 예정돼있지만 특수가스 업계 내 우수한 시장 지위, 다각화된 사업포트폴리오, 설비증설에 따른 영업현금창출력 확대 등을 고려할 때 재무 부담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 주요 재무지표. 출처=한국신용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