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줍음 2000, 캔버스에 유화, 45.5×53㎝(Shyness 2000, Oil on canvas, 45.5×53㎝)

탐미적인 태도로 작품을 감상하게 되는 것은 자연스럽다. 코스튬에서도 이러한 동양적인 정서는 어김없이 드러난다. 우선 모델의 포즈가 아주 단아하다. 자세가 단정하고 표정이 담담해서 정갈한 분위기마저 감지된다.

범접할 수 없는 어떤 위엄이 서린 표정이기도해서 친근감이 들지 않지만 그림이 때로는 교훈적인 효과를 줄 수도 있다는 점에서 보면 그리 어색하지는 않다.

한마디로 엄격한 유교적인 가풍을 통해 밴 겸양의 태도가 반영되어 있는 포즈이다. 표정이 굳어있는 듯한 그것은 내적인 감정을 노출시키지 않으려는 동양여성의 일반적인 태도이다.

되도록 감정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 가운데 주변의 공기조차도 정적인 분위기에 빠뜨리는 미묘한 정서를 작가는(ARTIST KOO CHA SOONG,具滋勝,서양화가 구자승,구자승 작가,구자승 화백,KOO CHA SOONG)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글=신항섭/미술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