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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답이다] 바이오와 IT의 컬래버레이션…'행복한 천만 돼지'양돈 맞춤 헬스케어 솔루션 개발 경노겸 한국축산데이터 대표

[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면역성 안정영역에 속한 돼지가 25%에서 85%로, 지난 검사 대비 60%p 증가했습니다. 농가의 면역 상태가 나쁨 레벨에서 좋음 레벨로 상향조정됐습니다” 돼지를 사육하는 A씨는 이런 내용이 담긴 앱을 보면서 만족한다. A씨는 돼지를 어떻게 길러야 돼지의 건강 상태가 개선되는지를 이 앱을 통해 확인하고 컨설턴트의 조언을 듣기도 한다.

국내 돼지농가를 상대로 제작된 국내 최초 양돈농가 맞춤 가축 헬스케어 솔루션인 ‘팜스플랜(Farmsplan)’은 농장의 돼지 상태를 앱으로 알려준다. 팜스플랜을 제작한 한국축산데이터의 경노겸 대표를 만났다.

   
▲ 경노겸 한국축산데이터 대표.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바이오와 IT를 합친 축산테크

경 대표는 팜스플랜을 바이오 기술과 빅데이터 분석기술이 결합된 ‘축산테크’로 정의했다. 경 대표는 “팜스플랜은 한마디로 국내 양돈 농가에게 돼지를 어떻게 기르면 면역력을 강화해 항생제를 덜 쓴 상태로 건강하게 기를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솔루션”이라면서 “일정 기간마다 돼지들이 한 달에 항생제 사용과 폐사율이 얼마나 줄었는지를 알려주면서 돼지농가에 컨설팅을 하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팜스플랜은 회원 농가들로부터 현재 어떤 사료를 사용하고, 백신은 어떤 것을 사용하고, 가축의 나이와 체중 등과 같은 환경데이터에 혈액, 분변 속에 있는 질병 내성이나 면역력 상태 등의 데이터를 모은다. 이후 데이터를 분석해 어떤 방식으로 돼지를 키워야 하는지 리포트 형식으로 만들어 앱 혹은 직접 프린트해 돼지농장으로 보내준다. 한마디로 돼지 1마리당 사용되는 항생제 비용을 아끼게 하고, 폐사율을 줄여 농가 수익을 올려주는 컨설팅을 하는 것이다.

경 대표는 “분석 결과 리포트를 수의사인 회사 직원이 직접 들고 가서 농장주에게 현재 돼지의 상태와 3개월 후 면역력이 더 강화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조언한다”면서 “현재 월 단위로 돼지 1두당 솔루션 가격을 책정해서 받고 있는데 실제로 항생제 사용이 줄어들고, 생산성이 향상된 농가에서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현재 팜스플랜으로 관리되고 있는 돼지 수는 5만마리 정도고 올해 말까지 10만마리 관리가 목표다. 한국의 총 돼지 사육두수는 1000만마리로 알려져 있다.

   
 

왜 팜스플랜을 만들었나

경 대표는 금융, 소셜, 헬스케어 분야에서 8년의 빅데이터 분석 경력을 갖고 있다. 이후 알리안츠 자산운용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에서 근무했다. 경 대표는 “창업 전에도 1차산업인 축산업에 관심이 많았는데 근간 산업이어서 혁신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했다”면서 “빅데이터 분석 경력을 축산분야에 적용하면 혁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팜스플랜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백신을 사용하면 언제나 사후대책일 뿐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한국 돼지농가들을 살펴보니 돼지 두수는 많은데 이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는 점이 눈에 들어와 건강관리에 집중한 솔루션을 만들게 됐다”고 덧붙였다.

경 대표는 “돼지의 소비 패턴을 보면 우리가 유통과, 소비단계에는 많이 집중하고 있는데 정작 생산단계인 돼지농가의 생산성 향상에 대해서는 고민을 많이 하지 않는 것 같았다”면서 “생산단계에서 생산성 향상과 같은 혁신이 일어나 건강한 돼지가 자라야 유통과 소비단계에서도 더 좋은 돼지고기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정부에서도 축산테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는 “가축헬스케어에 대해 정부도 최근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면서 “현재 기업 이름을 밝히기는 힘들지만 국내 유수의 축산 기업들도 팜스플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자존심 세던 농장주들의 마음을 얻다

팜스플랜을 처음 돼지농가에 설명했을 때는 관심보다는 냉대가 더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경 대표는 직접 데이터를 보여주면서 농가 설득을 시작했다. 경 대표의 노력에 돼지 농가들도 점차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그는 “원래는 해당 연도 가축 데이터만 제공해주던 농장주들이 팜스플랜의 효과를 직접 느낀 후부터는 2년 전 가축 데이터까지 보내주기 시작했다”면서 “본인들도 몰랐던 결과와 데이터를 알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고 말하는 농장주들도 있는데 이런 분들을 볼 때마다 참 뿌듯하다”고 말했다.

현재 팜스플랜은 경기, 충청권 등의 돼지 농가를 상대로 팜스플랜 솔루션을 제공 중이다. 현재는 돼지에만 집중하고 있는데 이후에는 소와 같은 다른 가축으로도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 경 대표의 설명이다. 경 대표는 “사실 가축은 방목해서 키우는 것이 가축의 건강도 좋아지고, 육질도 좋아진다. 하지만 한국 여건상 밀집 사육 환경은 바뀔 수 없기 때문에 건강 솔루션 등을 통한 다른 방법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축산데이터는 4월 3일 국가공인 가축병성감정 실시기관으로 지정됐다. 가축병성감정은 질병이 의심되는 가축을 대상으로 임상, 병리, 혈청검사 등을 통해 질병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경 대표는 “이제 면역검사와 질병검사를 동시에 할 수 있게 돼 팜스플랜은 데이터 확보와 세일즈 측면에서 더 강해졌다”고 밝혔다.

김동규 기자  |  dkim@econovill.com  |  승인 2019.04.23  11:2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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