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글로벌 OTT 플랫폼의 강자 넷플릭스가 올해 1분기 고무적인 실적을 기록해 눈길을 끈다. 5G 정국을 맞아 국내에서 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글로벌 시장에서 활동하는 넷플릭스의 행보에도 탄력이 붙는 분위기다.

디즈니 플러스와 애플TV 플러스 등 시장의 경쟁자가 많아지며 추후 넷플릭스의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으나, 이러한 현상은 오히려 넷플릭스를 포함한 전체 시장의 시너지를 불러와 '플러스 알파' 요인이 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와 눈길을 끈다.

넷플릭스는 올해 1분기 45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수치라고 17일 밝혔다. 글로벌 유료 구독자는 1억 4886만명이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6%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4분기 대비 유료 구독자도 960만명 순증을 기록했다. 넷플릭스는 올해 2분기 유료 구독자 순증을 500만명 규모로 예상했다.

콘텐츠 전략도 탄력을 받고 있다.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킹덤>으로 넷플릭스 콘텐츠의 강력한 경쟁력이 재확인된 가운데 로컬 콘텐츠의 성장세가 여전하다는 평가다. 여기에 꾸준히 등장하는 오리지널 콘텐츠의 존재감도 날카롭다. <기묘한 이야기>, <루머의 루머의 루머>,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더 크라운>, <종이의 집> 등 추후 새롭게 발표될 신작들도 유료 고객 모집에 탄력을 더할 전망이다.

넷플릭스가 1분기 장밋빛 실적을 발표했으나 일각에서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먼저 분기별 기준 1분기 매출 증가율인 22%는 지난해 4분기 27%와 비교해 소폭 하락했다. 여기에 최근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파격적인 요금 할인 정책을 추진할 경우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몇몇 지역은 요금이 올라갈 것으로 보이지만, 이와 관련해 넷플릭스의 조심스러운 줄타기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가장 큰 어려움은 경쟁자들이다. 폭스를 인수한 디즈니가 하반기 디즈니 플러스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콘텐츠에 집중하는 애플과 기존 강자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이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으로 넷플릭스의 성장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글로벌 스트리밍 트래픽 중 넷플릭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기 때문에, 성장의 여백이 넓다는 반론도 나온다. 넷플릭스가 자사의 경쟁자로 유튜브와 게임 포트나이트를 지목하면서 ‘고객의 전체 시간’을 두고 새로운 게임을 시작한 가운데, 이를 바탕으로 성장 목표를 계산하면 아직 정복해야 할 산은 많다는 뜻이다.

실제로 캐나다의 네트워크 솔루션 기업인 샌드바인(Sandvine)의 조사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전 세계 모바일 스트리밍 트래픽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4%에 머물렀다. 미국을 기준으로 넷플릭스가 전체 TV 스크린 소비 시간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10%에 불과하다.

▲ 전체 스트리밍 시장에서 넷플릭스가 차지하는 비율은 지극히 낮다. 출처=넷플릭스

경쟁자들과의 전쟁도 궁극적으로는 넷플릭스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출혈경쟁이 아닌,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과정에서 일종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플랫폼 전쟁>의 저자인 김조한 곰앤컴퍼니 이사는 “넷플릭스와 디즈니의 경쟁은 업계의 큰 관심을 받고 있으며, 누군가 죽거나 사는 게임이 아닐 것”이라면서 “다양한 플레이어의 등장은 전체 시장의 성장을 끌어내며 넷플릭스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