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진후 기자] 뉴욕 주식시장 3대 주요지수는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호조와 퀄컴과 애플의 특허권 소송 일단락으로 소폭 상승했다.

애플과 퀄컴은 소송액 최대 270억 달러의 특허분쟁을 2년만에 중단하기로 전격 합의 했다. 다른 국가에서의 각종 특허소송도 일괄 취하하기로 했다. 애플은 퀄컴에게 일정규모의 로열티를 지불하고 퀄컴은 다시 애플에게 모뎀칩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날 전격 합의로 퀄컴 주가는 23% 급등했다. 존슨앤드존슨(J&J)와 블랙록,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이 예상치를 상회하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 상승 분위기를 이끌었다.

16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26%(67.89포인트) 상승한 2만6452.66을 기록하며 거래 종료됐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는 전일 대비 0.05%(1.48포인트) 상승한 2970.06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도 전날 대비 0.30%(24.21포인트) 오른 8000.23으로 장을 마감했다. 특히 나스닥 지수가 시장에서 심리적으로 중요한 8000선을 넘은 것은 지난해 10월 3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11개 업종 중 7개 업종이 상승세를 보였다. 재량소비재(0.48%), 에너지(0.64%), 금융(1.37%), 산업(0.59%), 소재(0.47%), 기술(0.49%), 커뮤니케이션서비스(0.21%)가 상승했다. 반면 필수소비재(-0.06%), 헬스(-2.03%), 부동산(-2.38%), 유틸리티(-1.39%)는 하락했다.

종목별로는 미국 기술주의 대표 격인 ‘팡(FAANG)’주는 혼조를 보였다. 페이스북 주가는 0.43% 하락했지만 넷플릭스의 주가는 이들 가운데 가장 높은 3.04%의 상승을 보였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주가는 0.44%, 애플 주가는 0.01% 올랐고, 아마존 주가는 0.98% 상승했다.

반도체 주식은 대체로 상승세를 탔다. 웨스턴 디지털(Western Digital)이 가장 높은 상승폭인 4.69%를 기록했다. 엔비디아(Nvidia)는 1.90% 상승했고, AMD가 2.20% 올랐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icron Technology) 역시 2.25% 상승했고 인텔(Intel)도 0.76% 올랐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0.23% 하락했다.

자동차 제조기업 GM의 주가는 0.23% 상승했다. 수출에 영향을 크게 받는 보잉(Boeing)은 1.67% 상승했다. 수출에 영향을 받는 캐터필러(Caterpillar)는 1.27% 올랐다.

금융주인 JP모건체이스는 1.60% 상승했다. 보험회사인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그룹(AIG)은 2.05% 올랐다. 씨티그룹도 2.86% 상승했다.

대체로 기업 호조에 따라 상승을 기록한 가운데 규제 강화 우려에 바이오주는 하락을 보였다. 새로운 헬스케어 개혁안이 산업 전반에 위협이 된다는 최고경영자(CEO)의 발언 이후 유나이티드헬스는 4.01% 급락했고, 뒤따라 화이자가 2.78% 하락했다.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이 내놓은 완화적인 발언에 주목했다. 증시투자 심리가 증대되고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과 함께 올해 말까지 금리 동결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은행 총재는 현 시점에서 연준이 통화정책을 조정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는 “연준과 다른 중앙은행들은 그 어느 때보다 비둘기파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면서 “주식시장은 주가 하락 없이 꾸준히 상승하는 멜트업(melt-up)을 경험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제프 킬버그 ‘KKM 파이낸셜’ 최고경영자(CEO)는 “시장 예상치를 웃돈 실적 영향으로 주가가 상승한 것이 분명하다”면서 “실적 시즌에 앞서 부진 우려가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안도감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주요 지표는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3월 산업생산은 계절 조정치 기준 전월 대비 0.1% 감소하면서 시장 예상치인 0.2% 증가에 미치지 못했다.

산업생산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하는 3월 제조업 지표는 2월과 같았다. 다만 지난 1월부터 두 달 연속 줄어든 영향으로 1분기 전체 기준 1.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6% 감소한 2017년 3분기 이후 첫 분기 감소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웰스파고에 따르면 4월 주택시장지수는 전문가 전망치에 부합한 63으로, 3월 62에서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