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는 지난 8월 지하철 2호선 선릉역에 '스마트 가상 스토어' 1호점을 오픈했다. 가상스토어는 소비자들이 지하철역 광고판과 스크린도어 등에 설치된 상품 사진을 보고 스마트폰을 이용해 쇼핑을 하면 상품이 집으로 배달되는 형태로 운영된다.


유통은 보이지 않는 전쟁터다. 대형마트, 홈쇼핑 등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시장에서도 기업들은 차별화된 전략으로 업계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때문에 다양한 아이디어와 공격적인 마케팅이 필요하다. 해외시장 진출도 대안이다. 홈플러스, LG생활건강, CJ오쇼핑 모두 경쟁력 있는 2위 업체들이다. 그들은 스마트 가상 스토어, 공격적 M&A, 해외진출 등 그들만의 차별화된 전략으로 업계 1위 탈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대형마트
대형마트는 아이디어나 할인 경쟁이 치열한 곳이다. 2011년 히트상품으로 대형마트의 통큰, 반값 상품들이 BEST 10에 올랐을 정도로 대형마트의 마케팅 경쟁은 치열했다.

국내시장 점유율이 37%에 달하며 업계 1위를 공고히 지키고 있는 이마트와의 경쟁을 위해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각각 가격할인과 해외점포 확대 등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이마트를 맹추격하고 있다. 이 가운데 업계 2위인 홈플러스는 독특한 전략이 아니면 경쟁에서 생존하기 힘들다고 판단, 신사업을 통한 블루오션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먼저 2003년부터 금융, 통신, 여행, 이사 등 무형의 상품을 판매하는 신유통서비스를 강화했다. 매장에서 은행, 보험상담, 이사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진행한 것이다. 그 결과 지난해 신유통 서비스 이익은 전년 대비 19% 이상 늘었고, 최근 5년간(05/06~10/11) 연평균 이익은 62%에 달하는 등 성공적인 결과를 낳았다.

홈플러스는 특히 온라인몰 사업의 활약이 크다. ‘프레시몰’ ‘스타일몰’ 등 인터넷 쇼핑몰을 강화한 홈플러스는 2009년 이마트를 제치고 전년 대비 117% 신장한 매출 1000억원을 기록하면서 60억원 차이로 이마트를 따돌렸다. 특히 올해 세계 최초로 선 보인 홈플러스 가상 스토어로 본격적인 모바일 쇼핑 비즈니스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마트 가상 스토어는 고객들이 홈플러스 스마트 앱으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쇼핑하듯 직접 상품을 보며 쇼핑할 수 있게 한 서비스다. 고객들은 미용실의 잡지, 사무실의 캔 음료, 욕실의 샴푸 등 생활 속 해당 상품의 바코드 또는 QR코드를 스마트 앱으로 촬영해 즉시 구매하고, 주변 가까운 홈플러스 매장에서 원하는 시간에 상품을 배송받을 수 있다.

홈플러스는 서울 지하철 선릉역에 500여 개 주요 상품 이미지를 바코드 또는 QR코드와 함께 실제 쇼핑공간처럼 구현해 놓은 ‘가상 스토어 1호점’을 오픈, 10월에는 부산 서면역, 서울 광화문 버스정류장에 2, 3호점도 잇따라 오픈했다.

이마트는 지난 6월 신세계에서 분사해 독립법인으로 출범한 후 ‘2020년 매출 60조원, 영업이익 3조 7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는 기업비전 ‘ 렛츠고 2020’을 발표했다. 반값 마케팅 등 최저가 가격을 내세운 신가격 정책을 지속해 고객 수 신장을 바탕으로 한 이익 증가를 신사업과 경쟁력 강화에 재투자하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홈플러스는 ‘속도경영, 사회경영, 배움경영’ 을 바탕으로 고객감동과 새로운 포맷, 동반성장 등을 앞세울 예정이다.

화장품
상장사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지난 11월 24일 국내 주요 화장품 기업의 3분기 실적 분석한 결과를 보면 화장품 업계 1위인 아모레퍼시픽은 수익성이 높았던 방문 판매 채널 성장률이 9월 이후 둔화되면서 화장품 사업부 매출 성장률도 전년 동기 대비 9%에 그쳤다.

반면 2위 기업인 LG 생활건강은 지난3분기에 최대 분기실적을 갱신했다. 3분기 매출 9268억원, 영업이익 1121억원, 순이익 7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1%, 14.0%, 16.0%의 플러스 성장세를 나타냈다. 특히 화장품사업은 프리스티지와 매스티지(대중적인) 브랜드들이 고르게 성장하며 화장품 부문 매출 2851억원, 영업이익 354억원으로 각각 10.8%, 23.4% 증가했다.

LG생활건강의 이러한 발전은 ‘M&A 전문가’ ‘마케팅 귀재’라는 수식어가 붙은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58)의 영향이 컸다. 얼마 전 부회장으로 승진한 그는 2005년 사장에 취임한 후 27분기 연속 10% 이상의 매출, 영업이익의 성장을 일궈냈다.

적자경영을 면치 못했던 코카콜라음료를 인수해 단시간 내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이보다 앞서서는 법정관리 중이던 해태제과를 거뜬히 정상궤도에 올려놨다. 그가 이끄는 LG생활건강은 생활용품, 화장품, 브랜드숍 등 다방면에서 업계 1위로 도약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에 눌려 만년 2등 딱지를 달았던 화장품 시장에서도 보브(VOV) 인수를 계기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내며 1위 공략에 발 빠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0년부터는 ‘더페이스샵’이 가세해, 전 유통채널에서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매스채널을 담당하고 있는 더페이스샵은 현재 매장이 없는 상권을 중심으로 올해 960이상으로 늘려나가고, 브랜드 숍 최초의 자연발효 화장품 ‘스밈’을 전격 출시함으로써 시장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하기로 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 10월 말 색조화장품 업체인 (주)보브의 화장품사업을 55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현재 각 브랜드로 분산돼 있는 LG생활건강, 더페이스샵, 보브의 색조화장품을 통합 관리해 매출 기준 2000억원에 달하는 OEM 생산을 최적화할 수 있게 됐다

홈쇼핑
레드오션으로 이미 포화상태인 홈쇼핑업계는 ‘4강 1중’ 형태를 띠며 분야별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매출 면에서는 GS샵이 1위, CJ오쇼핑이 2위를 차지하지만 영업이익 면에서는 매출에서 3위인 현대홈쇼핑이 1위를 거머쥐었다. 뿐만 아니라 업계 2위인 CJ오쇼핑이 올해 매출 면에서 선두인 GS샵을 턱밑까지 추격하며 업계 지형도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CJ오쇼핑은 3분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25.4% 신장한 2122억원으로 GS샵보다 36억원 많았다. 영업이익도 308억원을 달성해 GS샵을 70억원 이상 앞질렀다. 올해 누적 매출에서는 GS샵이 6426억원으로 6286억원인 CJ오쇼핑을 근소한 차이로 앞서며 1위를 유지했다.

CJ오쇼핑은 이미 포화상태인 국내 시장보다 해외사업 부문의 경쟁력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자회사 동방CJ가 지난 7월 전국 사업권을 획득한데 이어 상하이지역에서 추가 채널을 확보하면서 중국에서의 성장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09년 시작한 인도, 2010년 인수한 일본, 2011년 시작된 베트남 그리고 바로 이번 달에 진출한 중국의 광저우 시장 진출은 중장기적인 국내외 매출 증가에 주요 배경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최원영 기자 uni35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