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최근 외식업계가 컨세션 사업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컨세션 사업은 쇼핑몰, 병원, 공항, 휴게소 등 공공성이 강한 이용시설에서 푸드 코트를 운영하는 사업이다. 기존에는 단순히 푸드코트 형태가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맛집을 입점시키는 것이 중요한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관련 시장 규모도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외식 셀렉트 다이닝 시장(컨세션 사업 포함)은 2009년 2조 3000억원부터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며 2017년 약 4조원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각 기업들은 이용 시설을 방문하는 고객을 타깃 층으로 고객 편의는 물론, 다양하고 고급화된 메뉴를 선보이며 소비자 선택의 폭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 아워홈 푸드엠파이어 대구 계명대학교동산병원점(위)와 마 곡 이대서울병원점(아래) 전경. 출처=아워홈

종합식품기업 아워홈은 프리미엄 푸드홀 브랜드 ‘푸드엠파이어’를 병원에 신규 매장을 잇따라 오픈하며 병원 내 컨세션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에 오픈하는 곳은 서울 마곡에 위치한 이대서울병원과 대구 계명대학교동산병원 식당가다. 아워홈은 신촌 세브란스점, 창원 파티마병원점에 이어 총 4개의 병원 컨세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아워홈이 운영하는 컨세션 사업은 이번 병원점 2곳 오픈으로 인천공항 제 1터미널, 제 2터미널을 포함해 전국 10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새롭게 선보이는 푸드엠파이어 매장은 기존 병원 컨세션에서 선호도가 높았던 ‘한식’을 중심으로 브랜드를 구성하고, 다양한 메뉴를 위해 외부 브랜드도 함께 운영된다. 또한 병원 고객 특성을 고려한 저염‧저글루텐 메뉴를 구성해 선택의 폭을 다양화했다.

이 밖에도 휠체어를 탄 고객을 위한 배려석을 마련하고, 줄서지 않고도 주문 가능한 ‘A1 스마트오더’ 시스템을 구축해 고객 편의를 강화했다. 알레르기 등 특이 식이체질 고객을 위한 메뉴 추천 서비스 ‘체크잇’도 4월 내 오픈 예정이다.

아워홈 관계자는 “기존 세브란스점 운영 전문성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푸드엠파이어 병원 컨세션 2곳을 잇따라 오픈하게 됐다”면서 “휠체어 특별 배려석, 체크잇, 병원 특화 메뉴 이외에도 병원 내 매장의 특성을 살려 고객의 니즈를 고려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 신세계푸드는 스포츠 컨세션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출처=신세계푸드

신세계푸드는 축구, 야구 경기장에 위치한 식음매장을 확대 운영하며 스포츠 컨세션 사업 강화에 나섰다.

2017년부터 프로야구 기아 타이거즈의 홈구장인 광주 기아 챔피언스 필드의 식음매장 운영을 맡고 있는 신세계푸드는 매년 80만명 이상 찾는 야구장에서 스포츠 컨세션 사업의 확대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경기 관람과 함께 먹거리를 즐기는 문화가 확산되고 여성과 가족단위 관중이 꾸준히 늘면서 문화와 음식을 동시에 즐기는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스포츠 컨세션 사업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신세계푸드는 최근 GS스포츠와 계약을 맺고 프로축구 FC서울이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서울월드컵경기장 내 스카이 박스와 스카이 펍 등 식음매장의 운영을 시작했다. 관람석 4층에 설치된 40여개 스카이 박스에서는 12~22명 가량의 단체인원이 축구를 보며 셰프가 직접 만든 한식·일식·양식 등 20여 가지의 수준 높은 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케이터링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경기장 10여 곳에서 위치한 스낵부스에서는 기존 판매해왔던 치킨, 도시락, 떡볶이 외에 신세계푸드의 올반 짬뽕군만두, 갓구운만두, 핫도그 등을 활용한 신메뉴 10여 종을 선보여 식음사업 뿐 아니라 올반 가정간편식의 브랜드 인지도도 같이 높이고 있다.

곽충곤 신세계푸드 컨세션팀장은 “먹거리와 함께 경기 관람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매점 수준을 넘어서는 프리미엄 식음 서비스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더욱 다양한 메뉴와 서비스를 구성해 스포츠 컨세션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여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CJ푸드빌도 지난해 컨세션 사업은 계열사인 CJ프레시웨이에 넘기고 공항과 몰 중심의 ‘셀렉트 다이닝’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셀렉트 다이닝은 최근 떠오른 사업으로 새롭게 건설된 쇼핑몰 등 사설 건물의 한 층을 맡아 유명 음식점을 입점시켜 운영하는 편집숍 개념의 매장이다. 2017년에는 롯데월드몰에 CJ푸드월드를 열었고 작년에는 몇몇 지점을 리뉴얼하며 새로운 맛집을 대거 입점시켰다.

▲ 김포국제공항 국내선 식음료 컨세션 출처=롯데GRS

최근에는 새로운 트렌드로 휴게소에서도 맛집을 찾고 시간을 보내는 여행객이 늘어나면서 특색 있는 휴게소 컨세션 매장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에 위치한 시흥하늘휴게소가 대표적인 곳으로 다양한 식음료점이 들어와 있다. 이곳은 풀무원과 SPC가 함께 운영 중이다.
 
지난해 문을 연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는 롯데GRS, 아워홈, SPC그룹 등 국내 대표 외식업체들이 모두 컨세션 사업장을 열기도 했다. 대기업들은 맛집을 구성하는 데 있어 자사 브랜드를 기본적으로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 활주로가 내려다보이는 인천공항 제2터미널점에서 출국을 앞둔 방문객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출처=아워홈

이처럼 컨세션 사업은 많은 유동인구와 함께 접근성이 좋아 특수 상권으로도 불리며 안정적인 매장 운영이 가능하다. 그러나 자본력과 식자재 유통이 가능한 대기업 외식업들이 시장에 진출하면서 중소기업의 입지는 약해지고 있다.

컨세션 사업은 입찰을 통해 정해진 기간만큼 운영되는 방식이라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존 사업장의 계약 기간이 끝나면 이를 노리는 대기업 경쟁사가 많아 중소기업이 살아남기 힘든 상황이다.

외식업체 관계자는 “식객촌 등 기존 사업을 주도하던 중소기업 컨세션 시장에서 수익성이 높게 나타나기 시작하자 대기업들도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면서 “비교적으로 자본력과 식자재 유통 등 여러 면에서 유리한 외식 대기업들의 가세로 중소기업은 더 어려워질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