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애플의 아이폰 공세로 글로벌 휴대폰 시장의 강자로 군림하던 노키아는 시련의 겨울을 보냈다. 이후 통신 네트워크 사업자로 화려하게 변신해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으나, 최근에는 삼성전자 등 새로운 네트워크의 강자와 더 어려운 싸움을 벌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끈다.

미국 CNBC는 골드만삭스가 노키아의 투자 등급을 중립에서 매각으로 조정했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노키아의 주가는 즉각 3% 떨어졌다.

▲ 노키아가 5G 정국에서 힘을 쓰지 못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출처=갈무리

5G 시장에서 노키아가 삼성전자와 에릭슨 등과의 경쟁에서 제대로 된 존재감을 보여주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5G를 포함한 글로벌 통신 네트워크 시장은 2017년 기준 화웨이가 28%의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고, 에릭슨이 27%, 노키아가 23%, 중국 ZTE가 13%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3% 수준이다. 다만 지난해 노키아는 22%로 소폭 내려앉았고 삼성전자는 5%로 성장했다.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이미 노키아를 눌렀다. IHS에 따르면 올해 에릭슨이 점유율 24%로 1위를 달릴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삼성전자는 21%, 노키아는 20%를 예상했다.

전체 인프라 경쟁에서 노키아의 어려움이 예고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발 빠른 5G 전략을 구사하며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리고 있다. 지난 5일 최초 5G 상용화를 기점으로 기지국부터 단말기에 이르는 엔드투 엔드 인프라를 구축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5G와 관련된 모든 제품과 솔루션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5G 시대를 충분히 대비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노키아는 유럽 일부 지역에서 더딘 5G 도입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추후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면 시장 쏠림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 미국 통신사들이 중국 화웨이 장비를 외면하는 상황에서 속속 삼성전자와 손을 잡는 분위기가 포착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과 협력해 5G 장비를 공급하기로 계약한 것이 단적인 사례다. 이러한 패턴이 빨라질 경우 노키아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