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국내 통신업계가 지난 5일 5G 상용화에 돌입한 가운데, 기대를 모았던 LG전자의 5G 스마트폰 LG V50 씽큐 출시가 연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통신 업계가 5G 세계 최초 상용화에 천착해 무리한 일정 앞당기기를 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된 네트워크 품질이 나오지 않는다는 비판이 쇄도하며 나온 결정이라 눈길을 끈다.

LG전자는 16일 LG V50 씽큐 출시를 연기한다며 "5G 서비스에 대한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5G 스마트폰 완성도에 집중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이어 "퀄컴 및 국내 이동통신사들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네트워크 등에 이르는 5G 서비스 및 스마트폰 완성도 향상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출시일을 추후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최소 일주일 LG V50 씽큐 출시가 연기될 것으로 보고 있다.

▲ LG V50 씽큐와 듀얼 스크린이 보인다. 출처=LG전자

최근 5G 네트워크 품질 문제가 LG V50 씽큐 출시 발목을 잡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5G 주파수 할당부터 무리한 속도전을 펼친 바 있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라는 타이틀을 획득하기 위해 통신사를 강하게 압박했다는 말도 나왔다. 이 과정에서 5G 상용화 일정은 3월 말에서 계속 뒤로 밀렸고, 심지어 미국 버라이즌이 5G 상용화에 나설 채비를 보이자 지난 4일 오후 11시 기습적인 야간 5G 상용화에 나서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G 정국을 직접 거론하며 인프라 확장을 선언하는 등, 해당 분야의 경쟁이 치열한 것은 사실이다. 다만 충분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5G 상용화 일정을 당기자 업계의 혼란은 극에 달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통신3사는 초반 5G 요금제 정국에서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으며, 이후 커버리지와 품질 논란과도 직면했다. 5G 시대가 열렸지만 실제 속도는 LTE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비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퀄컴의 5G 모뎀칩 수급이 지연된 LG전자는 뒤늦게 LG V50 씽큐로 출시 시기를 조율하고 있었다. 그러나 5G 통신망 문제가 크게 비화되자 통신사들이 LG전자와 접촉해 LG V50 씽큐 출시 시기에 대한 논의를 거듭했고, 결국 LG전자가 출시 연기라는 초강수를 두기에 이르렀다. 5G 망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LG V50 씽큐를 출시할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예고된 참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미 5G 상용화 단말기로 풀린 갤럭시S10 5G와 내달 국내 시장에서 5G로 출시되는 갤럭시 폴드, 나아가 LG전자의 5G 전용 스마트폰인 LG V50 씽큐의 기능에 대해서는 이견의 여지가 없는 가운데 '자동차(5G 스마트폰)가 좋아도 도로(5G 네트워크)가 비포장'이라는 볼멘 소리가 나온다. 이는 5G 세계 최초 상용화에 지나치게 집착한 현 정부의 패착이라는 평가가 중론이다.

LG전자 입장에서는 더욱 뼈 아픈 상황이다. 퀄컴과의 부품 수급과 관련해 갤럭시S10 5G보다 늦게 시장에 출시되는 가운데, 이 마저도 통신 네트워크 품질 이슈에 발목이 잡혀 제대로 된 출격에 나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근 LG전자 MC사업본부가 스마트폰의 플랫폼 전략을 구사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필사적으로 타진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두고 '엎친데 덮친격'이라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여기에는 시장 후발주자로서 제대로 된 퀀텀점프를 하기에 어려워지고 있다는 우려가 깔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