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정다희 기자] 본격적인 5G 시대를 맞아 KT가 ‘기가체인(GiGA Chain)’을 비롯, 자체개발한 블록체인 솔루션을 내놨다. 초연결 5G 시대를 맞아 더 강조되고 있는 보안의 중요성을 언급해 눈길을 끈다. 이 과정에서 SK텔레콤이 내세우고 있는 양자암호통신에 대한 견제구도 나왔다.

KT는 16일 광화문 KT스퀘어에서 블록체인 전략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세계 최초 5G 네트워크 블록체인 기가체인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KT는 블록체인 핵심 전략사업으로 블록체인 IoT 보안 솔루션' 기가스텔스(GiGAstealth)'와 클라우드 기반 블록체인 개발 플랫폼 '기가 체인 바스(GiGA Chain Baas)', 블록체인 지역화폐 플랫폼 '착한페이' 등을 공개했다.

이동면 KT 미래플랫폼사업부문 사장은 “KT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5G 네트워크 블록체인을 바탕으로 5G 시대의 가장 안전한 네트워크를 표방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블록체인 서비스 대중화를 위해 지속적인 블록체인 서비스 개발과 바스 플랫폼을 통한 블록체인 유니콘 기업 육성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동면 KT 미래플랫폼사업부문 사장이 KT의 5G 블록체인 전략에 대한 포부를 밝히고 있다. 출처=KT

5G시대 대비했다...KT의 사물인터넷 보안 솔루션 '기가스텔스'

KT는 5G 네트워크 블록체인 기가 체인을 공개하고, 독자적으로 개발한 블록체인 기반 IoT 보안 솔루션 ‘기가스텔스(GiGAstealth)’를 선보였다. KT는 커넥티드카, 스마트팩토리 등 5G 시대에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IoT 시장의 보안 이슈를 기가스텔스로 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초연결 시대의 강력한 보안 인프라를 회심의 카드로 정한 모양새다.

기가스텔스는 신원이 검증된 송신자에게만 IoT 단말의 IP 주소가 보이는 ‘인비져블 아이피(Invisible IP)’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검증되지 않은 익명의 송신자에겐 IoT 단말이 마치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네트워크에서 보이지 않게 된다. IoT 단말의 해킹 사례 중 99%가 인터넷을 통한 익명의 접속을 통해 이뤄지고 있어 기가스텔스의 인비져블 아이피 기술의 적용만으로도 IoT 보안 취약점의 상당부분을 해결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영일 KT 블록체인비즈센터장은 “쇼단이라는 웹사이트를 보면 CCTV의 IP주소를 아주 쉽게 찾아낼 수 있다”며 보안에 매우 취약한 사물인터넷 기기들의 보안취약성을 지적했다. 이어 “기가 스텔스 적용하면 해커가 공격대상인 아이피를 아예 찾을 수 없게 만들어 준다”며 KT의 블록체인 보안 기술에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타사에서도 보안 솔루션이 속속들이 공개되는 가운데 ‘양자암호’기술과의 비교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이동훈 BC 인프라 기술사업TF 팀장은 “양자암호에도 범용성, 가격, 보안에 취약점이 있다”는 견제구를 날렸다.

이 팀장은 “범용성에 관해서는 광통신 구간에만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기에 전체적인 보안에 신경쓰기 어렵고, 가격적으로 일반인이나 일반기업수준에서 들여오긴 상당히 고가라는 문제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키 교환 시에 안전한 건 맞지만 양단에 누가 그걸 교환했는지 확인할 수 없다는 맹점이 있다”고 지적했으나 “양자암호보안이 나쁜 기술은 아니며 현실적으로 지금은 한계가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블록체인 개발 플랫폼 ‘GiGA Chain BaaS’로 블록체인 대중화 앞장선다

KT는 지난 3월 ‘기가 체인 바스(GiGA Chain BaaS)’ 공식 서비스를 출시했다. 기가 체인 바스는 블록체인 서비스 개발 환경과 통합 운영, 관제 기능을 클라우드 형태로 제공하는 엔터프라이즈형 블록체인 플랫폼이다. 블록체인 전문 개발인력이나 별도의 서버 구축이 필요 없어 블록체인 서비스를 도입하려는 기업 입장에서는 서비스 개발을 위한 비용,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정부 과제 중 하나를 예시로 3년간 인프라를 이용한다는 가정 하에 기가 체인 바스를 도입하면 개발 환경 구축 시간이 3주에서 1일로 약 95%, 개발 비용이 4억원에서 0.6억원으로 약 85%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가 체인 바스는 맞춤형 TPS(Transactions per second)라는 차별화 전략을 내세웠다. TPS는 블록체인의 초당 거래 처리 수를 나타낸다. KT 블록체인은 2018년 1만 TPS를 달성한 바 있으며, 더 나아가 서비스에 따라 요구되는 TPS를 충족하는 ‘초 Scalable’ 기술을 구현했다. 일반적으로 TPS 향상을 위해 하드웨어의 스펙을 높이는 ‘Scale-UP’ 방식이 도입된다.

이 방식의 경우 그러나 투자비용 대비 성능 향상 수준이 낮으며, TPS 성능 향상에도 한계가 있다. KT는 대량의 트랜잭션을 분산시켜 병렬 처리하는 방식을 기반으로 ‘Scale-Out’ 형태의 성능 확장이 가능한 기술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서버 추가만으로 네트워크 대역폭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제한이 없는 TPS 제공이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KT는 포어링크, 레몬헬스케어 등 금융, 유통, 계약, 기업ICT, 보안 분야 50개 기업이 참여하는 ‘에코 얼라이언스’를 통해 국내 블록체인 시장 활성화에 적극 기여하겠다는 계획 또한 밝혔다. 

▲ KT지역화폐인 김포페이 가맹점의 상품. 출처=이코노믹리뷰 정다희 기자

2조원 규모 지역화폐...KT 착한페이로 유통한다

KT는 블록체인 기반의 지역화폐 플랫폼 ‘착한페이’를 공개하고 2019년 2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지역화폐의 안전하고 건전한 유통을 지원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착한 페이는 지류형 지역화폐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블록체인을 활용한 것으로, 모바일 앱 기반의 상품권 발행과 QR 결제 시스템을 제공하는 블록체인 기반 지역화폐 플랫폼이다. 블록체인의 분산 원장 기술 및 스마트 컨트랙트를 적용해 사용 지역, 업체, 기간 등의 조건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으며, 사용 이력 추적도 가능해 불법적인 현금화 문제도 원천 차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KT측은 지류 발행 대비 30%의 운영비용 감소 효과로 재정 운영의 효율성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KT는 4월부터 김포시에서 유통되는 110억원 규모의 김포페이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김포페이는 착한페이 앱을 통해 구동되며, 착한페이 버튼을 누르고, QR을 읽은 후 금액을 선택하는 3단계의 간단한 결제 프로세스를 적용했다. 가맹점주는 착한페이 앱을 통해 결제된 지역화폐를 즉시 원하는 계좌로 환전할 수 있다. 가맹점 수수료가 없어 소상공인의 경영부담을 덜어주고, 김포시 재정이 투입되는 김포페이의 안전한 유통을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두 가지 목적을 모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KT는 지난 11일 중소벤처기업부와 제로페이 활성화를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제로페이 포인트 플랫폼 운영사업을 맡았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간편결제추진사업단은 소상공인의 결제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도입한 제로페이의 조기 활성화를 위해 정부·지자체가 운영하는 온누리상품권, 고향사랑상품권 및 재정 지출을 연계한 제로페이 사용 확대 계획 또한 추진하고 있다.

KT는 착한페이 플랫폼을 바탕으로 제로페이 참여 결제 사업자들의 앱을 통해 온누리상품권 과 지역상품권 발행, 판매, 결제·정산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정부와 지자체의 업무추진비 등을 제로페이로 결제할 수 있는 ‘법인형 제로페이’ 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소상공인 경영부담 완화와 전통시장, 골목상권 등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취지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