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삼성전자의 갤럭시S10 5G 라인업이 이미 시장에 출시, 초반 시장 선점을 위한 행보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애플이 5G 정국에서 중국 화웨이의 손을 잡을지 여부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퀄컴과의 특허분쟁으로 5G 정국에서 크게 밀린 애플 입장에서 화웨이의 손을 잡을 가능성은 있지만, 이는 정치적 부담이 크다는 것이 중론이다. 다만 미중 무역협상 타결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다양한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주는 15일(현지시간) 미국 CNBC 인터뷰에서 애플에 자사의 5G 모뎀칩을 판매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애플에 열려있다"면서 다소 적극적인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주가 발언하고 있다. 출처=화웨이 코리아

애플 입장에서는 충분히 흔들릴 수 있는 제안이다. 애플은 모뎀칩 영역에서 퀄컴과 오랫동안 협력했으나, 지금은 특허분쟁을 겪으며 사실상 적으로 돌아선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퀄컴은 5G 정국에서 모뎀칩을 정상적으로 출시하고 있으나 애플은 이를 수급받지 못하고 있다.

인텔과 협력해 5G 모뎀을 구축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나, 인텔은 2020년은 되어야 5G 모뎀칩을 양산할 수 있다. 자체적으로 5G 모뎀칩을 해결하기 위한 내부 팀 조율에 들어갔다는 보도도 지난 2월 나왔으나, 역시 상용화 시기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애플은 최초 5G 모뎀칩을 수급받기 위해 삼성전자에 손을 내밀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갤럭시S10 5G를 중심으로 이미 물량을 소화하고 있기 때문에 애플에 물량을 제공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애플이 울며 겨자먹기로 화웨이 5G 모뎀칩에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다는 말이 나왔다.

화웨이는 5G 정국에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기린980이라는 모바일 AP와 더불어 5G 모뎀칩 바롱5G01, 바롱 5000을 가지고 있다. 애플이 모바일 AP인 기린980을 원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5G 모뎀칩인 바롱 5000은 애플 입장에서 강력하게 원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문제는 정치적 논란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사실상 수습 단계에 돌입했다고 하지만 아직 미국과 중국의 기술 주도권을 둘러싼 패권다툼은 현재 진행형이며, 특히 화웨이는 미 트럼브 행정부의 강력한 견제를 받는 중국의 대표적인 ICT 네트워크 기업이다.

애플이 미중 무역전쟁 정국에서 미국과 중국의 화해를 원했던 기업이라고 하지만, 선뜻 화웨이의 손을 잡기는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