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태호 기자] 포스코의 부생발전 사업 흡수합병으로 한 해 4000억원 가량의 매출이 포스코 별도 기준 실적에 포함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포스코에너지가 포스코의 자회사로 있는 만큼 연결 기준 실적에는 큰 영향 없을 전망이다. 부생발전 사업을 내준 포스코에너지는 실적이 대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포스코는 종속기업인 포스코에너지의 부생발전 사업부문을 흡수합병했다고 밝혔다. 거래에 대해 포스코는 1조1630억원을 포스코에너지에게 현금 지급할 방침이다.

포스코의 부생발전 사업 흡수는 운영 효율화를 도모하려는 방침이다. 현재 포스코 부생발전사업은 포스코와 포스코에너지로 나눠져 있다.

포스코는 포항·광양사업장에 총 21기, 발전량 1646MW의 부생발전기를 지니고 있다. 포스코에너지는 동 사업장에 발전량 총합 574MW의 발전기 2기를 보유하고 있다.

흡수합병을 통해 포스코에너지 보유 중인 발전기가 포스코에 양도된다. 단, 인도네시아 내 포스코 일관제철소에 있는 부생복합발전소는 포스코에너지가 그대로 운영한다.

이번 흡수합병이 포스코의 연결 기준 실적에 주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에너지가 현재 포스코의 종속기업으로 있기 때문이다. 다만, 포스코의 별도 기준 실적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측은 “부생발전 일원화를 통한 운영 효율화로 중복 비용이 제거돼 주식회사 포스코의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다만 연결기준 손익, 자산 등의 회계적 측면에서 단기적으로 유의미한 효과는 제한될 것”이라고 밝혔다.

흡수합병되는 부생발전사업의 2014~2017년 평균 매출액은 약 3973억원에 이른다. 원료가 되는 부생가스 가격도 낮아 이익률이 준수한 편이다. 매출에서 원가를 뺀 매출총이익은 동 기간 평균 141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의 약 35.6%다.

▲ 부생발전사업 매출 및 매출총이익. 출처=한국신용평가

반면 실적변동성은 대체로 낮다. 발전 원재료가 되는 부생가스를 포스코 측에서 공급받으며, 특히 정부승인차액계약(VC)으로 한전과 장외거래를 통해 전력가격과 발전량 등을 별도 결정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말해, 현물거래 대신 고정된 가격으로 중장기 계약을 맺고 향후 시장가격과의 차액을 상호 지불해 변동성을 낮추는 것이다.

윤수용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부생복합화력의 전력판매 가격은 한전과 별도 계약을 통해 결정되므로 실적변동성이 낮다”라고 분석했다.

단, 발전원료인 부생가스가 제철공정에서 발생하는 만큼, 공정에 투입되는 코크스 제작에 필요한 유연탄 가격 변동에 일부 영향을 받을 수는 있다.

실제로 지난해 유연탄 가격 상승으로 부생발전 이익 규모가 감소한 바 있다. 2017년 3분기까지 매출총이익/매출은 33.8%였지만 지난해 3분기에는 23.4%를 기록했다.

대한석탄협회에 따르면 유연탄 수입 가격은 지난해 톤 당 111.9달러로 직전년도보다 톤 당 12.2달러 비쌌다.

▲ 포스코에너지→포스코로 양도되는 포항 부생가스복합발전소. 사진=포스코에너지

흡수합병과는 별개로, 기존에 예정된 포스코의 부생가스 발전설비 투자는 계속 진행될 방침이다.

포스코는 발전설비 21기 중 노후한 부생가스 발전설비 6기를 오는 2021년까지 폐쇄할 예정이다. 이후 약 3500억원을 투입해 최신 기술이 적용된 발전설비를 세울 방침이다. 2019년 12월에 착공 시작할 계획이며, 현재 환경영향평가 진행 중에 있다.

나머지 부생가스 발전설비 15기와 소결로 3기 등에는 총 3300억원이 투입된다. 질소산화물 배출을 대폭 낮출 수 있는 ‘선택적 촉매환원(SCR)’ 설비 등을 추가 설치하기 위함이다. 미세먼지 배출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질소산화물을 약 65~85% 저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인수합병 후에도 부생가스 발전설비 투자는 그대로 진행된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업으로 인해 포스코에너지 실적은 대폭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에너지의 매출액 중 약 25%가 부생발전사업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포스코에너지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8821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하락한 실적 일부는 포스코에서 양도되는 LNG터미널 사업이 방어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포스코가 운영중인 1~4호기와 건설중인 5호기를 포함해 LNG탱크 총 5기가 양도된다. 대신 포스코에너지는 해당 사업 인수에 대해 포스코에게 6080억원을 지불해야 한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LNG사업 정비에 대해 “LNG미드스트림 사업 재편을 통해 그룹사업간 업무효율을 높이고 더욱 탄탄한 사업구조를 갖출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