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질문]

“문제가 불거지자마자 전 직원이 모니터링을 하고 있습니다. 실시간으로 이슈와 관련된 포스팅과 댓글들을 찾아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 상황이 상당히 심각해 보이고, 대응이 필요할 것 같기도 하고 마음이 조급합니다. 그런데도 어떻게 일희일비 안 할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 대응이란 ‘일부’ 노이즈에 반응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그물망처럼 연결되고, 또 그 그물망들이 여러 차원으로 겹쳐 움직이는 사회 여론 환경에서, 어느 일부에만 여론이 머물러 있다면, 그 여론은 사회적으로 의미가 큰 여론은 아니라고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매일 매일 작고 큰 여론과 유사 여론들이 수없이 생성되고, 공유되고, 사라집니다. 기업 위기관리 매니저들은 그런 기존 여론 환경의 생태계를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위기가 발생하면 해당 이슈와 관련된 여론이 마치 전부처럼 보이고, 실제보다 거대하다는 착시를 일으킨다는 사실도 이해해야 합니다. 매시간 사람들의 반응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누구나 민감성이 커져 감정적으로도 불안정함을 경험하게 됩니다.

물론 실무자들은 이런 모니터링에 일정 기간 몰입해야 합니다. 그러나 의사결정자들은 직접 그 실제 여론을 들여다보거나, 오랫동안 지켜보는 것과 같은 일은 가능한 삼가야 합니다. 의사결정자가 감정적 베이스 위에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을 지양하기 위해서입니다. 의사결정자가 패닉에 빠지거나 일희일비하는 대응을 지시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의사결정자들은 보다 종합적인 여론의 추이에 주로 주목해야 합니다. 온라인에서도 일부 반응에 몰두하기보다는 온라인 여론 전반을 폭 넓게 파악해야 합니다. 그에 더해 고객들의 반응, 판매나 사업 채널의 반응, 오프라인에서의 반응, 언론의 반응, 각종 다른 이해관계자들의 반응들을 모두 챙겨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의사결정자들은 이를 위해 이렇게 질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온라인, 오프라인, 고객, 언론, 이해관계자에서의 반응에서 각각 특이할 점은 무엇인가?” “현 상황에서 각각 유사한 수준의 위해성이 감지되고 있는가?” “왜 어떤 부분에서는 위해성이 적게 감지되고, 어떤 부분에서는 높게 감지되는가?” “그 이전과 현재는 어떤 추이로 변화가 감지되는가?” 이 정도의 질문이 중심입니다.

종합적인 판단. 이 부분을 절대적으로 의지하기 바랍니다. 마이크로하게 자잘하게 대응해서는 위기를 관리하기 어렵다는 것을 이해하기 바랍니다. 일부의 극단적 반응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거리를 두기 바랍니다. 실시간으로 반응을 보고 받는 것에 대해서도 거리를 두기 바랍니다.

중요한 것은 준비입니다. 마이크로한 부분에 대한 모니터링 대신 의사결정자들은 상황이 자칫 최악의 상황으로 번졌을 때 할 수 있는 것들을 챙겨 준비해야 합니다. 시간이 소요되는 검토 주제에 대해 시간을 투입해야 합니다. 모든 필요한 준비를 다 하고 개입이나 대응 시점을 결정한다는 생각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많은 기업들은 이런 가이드라인에 역행하는 실행을 하곤 합니다. 위기 와중에 실질적 준비를 해야 하는 시간에 추이를 살핍니다. 그 추이에 따라 패닉에 빠지고 일희일비합니다. 계속 플랜이나 입장을 바꾸고 수정합니다. 의사결정자들이 극단적 일부 여론에 마음 상해 합니다. 그러면서 시간을 아무 준비 없이 흘려 보냅니다.

불행히도, 그러다가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되면 더욱 더 큰 패닉에 빠지게 됩니다. 아무 것도 실질적으로 준비해 놓은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간단한 사과문이나 Q&A, 그리고 리콜 프로세스 안내나 콜센터 셋업, 배상 방안이나 개선 조치 등에 대한 구체적 준비가 없다는 걸 발견하게 됩니다. 진짜 위기는 바로 그때부터입니다. 이 부분을 경계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