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가상 및 증강현실 소프트웨어가 여행 산업에 미친 영향은 아직 그리 크지는 않지만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아마도 다음번엔 당신도 마주칠지도 모른다.

가상 및 증강현실 앱이 계속 개발되면서 여행객들은 여행 전후에 이런 기술과 상호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트래블 커머스 플랫폼 회사 트래블포트(Travelport)의 설계 책임자 마이크 크로셔는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콘텐츠 익사이트먼트’(Content Excitement)라고 부르는 것을 다양한 형태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호텔들은 웹사이트에서 호텔 내부를 360도 방향으로 볼 수 있는 기능을 선보이고 있고, 승객들에게 디지털 몰입 경험을 제공하는 항공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B2B 리서치 회사인 마켓앤마켓(Markets and Markets)이 최근 발행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가상현실 시장은 지난해 79억달러(9조원)에서 2024년에는 447억달러(51조원)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상·증강현실 기술은 이미 수년 전부터 존재해 왔지만, 생산 비용이 비교적 높고 소비자 접근이 제한됨에 따라 여행업계에서는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크로셔는 지적했다.

“여행업계에서 그런 기술은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하지만 이제 머지않아 여행객들은 그런 기술을 광범위하게 마주치게 될 것입니다.”

최근 몇 년 동안 몇몇 항공사, 식당, 여행사들은 사용하기 쉬운 가상현실 기능을 선보이며 사람들이 여행 계획을 세우고 목적지에서 체험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 당신이 다음 여행을 하거나 계획할 때 마주칠 수 있는 몇 가지 가상현실 상황을 뉴욕타임스(NYT)가 소개했다.

▲ 트래블포트(Travelport)는 이지제트(EasyJet)와 협력해, 여행자들이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에 자신의 휴대 가방이 비행기 수납칸에 들어갈 수 있는지를 확인해 주는 새로운 증강현실 앱을 만들었다.    출처= EasyJet

내 휴대 가방이 객실 수납칸에 들어갈까?

고객들이 선글라스(가상현실 헤드셋)를 쓰거나 스마트폰 앱을 통해 특정 소파가 자기 집 거실에 어울리는지를 볼 수 있는 앱을 만든 소매업체들처럼, 항공사들도 이 기술의 실용적 용도를 발견했다.

영국의 저비용항공사(LCC) 이지젯은 트래블포트와 협력해 휴대전화 카메라로 휴대 수하물을 찍어 기내에 휴대하고 탑승할 수 있는지를 확인해 주는 스마트폰 기능을 출시했다. 여행자들은 항공사의 앱에 추가된 이 새로운 옵션을 이용해, 자신의 가방이 가상 수납함(Virtual Box)에 맞는지 확인함으로써 휴대형 크기 한도 내에 있는지 미리 알 수 있다.

중남미 최대 항공사인 라탐 항공(LATAM Airlines)도 지난해 9월 자사의 앱에 비슷한 스마트폰 기능을 선보였다.

네덜란드 항공사인 KLM 항공의 앱에는 ‘여행 미리 맛보기’(Tune into your Travel)라는 증강현실 기능이 있어 공항에서 출발을 기다리는 승객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여행자들은 스마트폰 카메라와 페이스북을 사용해 애니메이션 캐릭터들과 상호작용하고 다양한 목적지의 풍경을 미리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