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의 인상파 1997, 캔버스에 유화, 72.6×60㎝(Impression of Russia 1997, Oil on canvas, 72.6×60㎝)

구자승은 정면 수평구도를 선호하고 있다. 어떤 신념에 이끌리는 듯한 주관적인 의지를 보여주는 동일시점의 반복은 보이지 않는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자 하는 강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러기에 소재의 측면 중심을 겨냥하고 있는 고정적인 시점은 냉철한 관찰을 수반하는 듯하다.

집중해서 본다는 즉, 소재를 보고 있는 외부의 어떤 상대적인 존재감이 강하게 와 닿는 것이다. 이와 같은 작품은 감상자로 하여금 긴장감을 맛보게 한다. 느슨한 일상적인 태도를 바꾸어주는 것이다. 한 치의 허술함도 용납하지 않는 냉철한 시각적인 이미지 탓이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마음의 평정을 가져온다. 사실 일상생활 공간에 자리하는 물상들은 어딘가 부자연스럽게 보인다. 어떤 질서나 규칙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혼란스럽다고 할수 있는지 모른다. 그럼에도 우리는 타성에 젖어 그러한 사실조차도 의식하지 못한다.

그런데 익숙해 있는 우리에게 그의 그림은 정리가 잘 되어있고 절도가 있는 질서의 상징처럼 다가온다. 그의(ARTIST KOO CHA SOONG,具滋勝,서양화가 구자승,구자승 작가,구자승 화백,KOO CHA SOONG) 그림에 부여되고 있는 어떤 정형성은 곧 정리정돈이 잘 되어있는 질서의 표상일 수도 있는 것이다.

△글=신항섭/미술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