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동카페 자판기는 출입구가 자판기모양으로 된 카페인데 자판기 문 옆에 긴의자를 설치했다. 회색벽과 어울리는 분홍색 자판기문 그리고 회색 긴의자, 지나가던 행인들이 자연스럽게 사진을 찍는다. 이때 자판기 문이 열리면서 사람이 나오면 사진찍던 사람들이 놀라는 장면을 보게된다. 재미라는 면에서 고객의 호기심과 즐거움을 한꺼번에 얻을 수 있는 인테리어다. 또 다른 사례를 보면 을왕리에 위치한 카페 도우도우인데 출입구가 분홍색 우체통 모양으로 되어있다. 이유를 찾아보니 바람이 강한 바닷가이다 보니 문을 튼튼하게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문은 고객들의 포토존이 되었고, 고객들로 하여금 이곳을 도우도우 보다는 우체통카페로 기억하게 하는 효과를 얻었다.

성공하는 카페의 경우 반드시 커피의 맛을 가지고 결정되던 시대는 지나고 고객의 니즈의 맞는 컨셉이 필요한 시대가 왔다. 위의 사례처럼 고객이 기억할 만한 특별할 공간들이 한번쯤 꼭 가보고 싶은 카페버킷리스트가 된다. 카페문화가 발달하기 시작하면서 도투루와 쟈뎅을 넘어서는 순간 커피는 예술과 융복합을 하게 된다. 핸드드립 잘하는 집은 진공관오디오, 나무느낌 물씬 살린 인테리어에 그림과 책장의 적절한 조화가 주를 이루던 시절이 있었다. 박이추선생의 보헤미안, 대학로 학림은 대표적인 예술가가 사랑하는 음악과 커피, 그리고 커피쟁이가 공존하던 공간이었다.

포나사피언스 시대를 살고 있는 고객들은 커피도 중요하지만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고 SNS를 통해 전파할 컨텐츠가 필요하다. 이런 고객에게 사진이 잘나오는 공간은 굉장히 중요한 요건이 되는 것이다. 카페의 인테리어를 소품과 주인장의 스토리가 대신하던 시절은 지나고 고객은 반드시 무언가를 찍어야 하는 시대가 왔다. 인테리어는 예쁘지만 음식맛은 별로 라는 SNS의 평가를 보고도 고객이 줄을 서는 이유는 바로 사진이다. 주말 데이트코스로 또는 그 지역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는, 이런 인테리어컨셉이 명확한 카페는 고객의 사랑을 받기 충분한 곳이 되었다. 그리고 이런 인테리어의 컨셉이 명확한 카페를 만든다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서울시 청년상인 육성프로젝트로 만들어진 대림상가의 청년상인들은 큰 비용없이 인테리어에 성공한 경우이다. 그린다방은 커피와 와인을 파는 복합공간으로 다방자리에 창업하면서 예전 간판을 그대로 사용한다. 간판도 인테리어 소품이 되는 것을 보여주는 곳으로 대림상가의 명소가 되었다. 호랑이카페는 동묘에서 저렴하게 가져온 소품과 엔틱한 분위기의 문을 만들어서 포토존으로 인스타그램 명소가 된다. 카페를 창업할 때 인테리어는 주력메뉴만큼이나 비중이 높은 컨텐츠가 되었다. 포나사피언스 시대를 살아가는 고객들의 SNS를 채우고 반드시 가봐야 하는 카페를 만드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카페창업, 이제는 인테리어컨셉이 성공의 키포인트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