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국내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의 지난해 실적이 속속 발표된 가운데 유일하게 두나무 업비트의 성적만 고무적인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빗썸과 코인원, 코빗의 저조한 실적과 업비트의 선방 이유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암호화폐 업계는 시세 하락에 따른 강한 조정압박을 받고 있다. 4월 초 비트코인 등 일부 알트코인 시세가 반짝 상승했으나 이후로는 다시 마이너스 행렬을 거듭하고 있다. 암호화폐 업계의 겨울이 계속되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국내 거래소도 업황 악화의 직격탄을 맞았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을 운영하는 비티씨코리아닷컴이 지난해 매출 3917억원, 영업이익 2561억원의 실적을 올렸다고 밝힌 가운데 당기 순손실은 205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빗썸의 2017년 당기 순이익이 4272억원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극적인 하락세다.

업계에서는 빗썸이 암호화폐 하락세에 따른 직격탄을 피하지 못했으며, 강력한 마케팅 등으로 인한 비용증대가 심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빗썸 특유의 수수료 정책도 영향을 미쳤다는 말이 나온다. 빗썸 관계자는 "원화 입출금 기반 수수료를 책정하는 다른 일부 거래소와 달리 빗썸은 암호화폐 기반 수수료를 책정하며, 이 과정에서 암호화폐 업황 악화가 겹친 상태에서 회계에 반영되며 당기 순손실 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코인원과 코빗 사정도 나쁘다. 지난해 7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코인원은 매출 약 46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적자 45억원을 기록했다. 당기 순손실만 58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 고무적인 성적을 올렸으나 하반기에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코빗은 지난해 268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가운데 당기 순손실은 458억원에 이른다.

▲ 업비트의 승승장구가 눈길을 끈다. 출처=갈무리

반면 업비트는 지난해 매출 4700억원, 영업이익 2875억원, 당기 순이익 1433억원을 기록했다. 당초 카카오 공시 때 추정됐던 당기 순이익 1000억원과 비교해 약 40% 증가한 즐거운 성적표다.

마케팅으로 인한 출혈이 필요없다는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업비트는 2017년 12월부터 거래은행과의 협의 문제로 신규 고객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신규 고객 창출을 위한 마케팅을 단행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해 1월과 2월 암호화폐 시세가 급등할 당시 커다란 성과를 냈으며 다른 거래소와 달리 직접 보유한 암호화폐가 많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업비트는 최근 거래량 기준 글로벌 3위 기업으로 우뚝 서기도 했다. 블록체인 투명성 연구소(Blockchain Transparency Institute)가 공개한 4월 거래소 마켓 리포트(Market Surveillance Report) 조사기간 중 거래량이 4억3600만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자전거래, 즉 워시 트레이딩이 없다는 점도 확인됐다.

업비트 관계자는 “두나무는 상장 심사 원칙 공개, ISO 3개 부문 동시 인증, ISMS 인증, 지속적인 예금 실사 보고서 공개 등을 기반으로 글로벌 표준 거래소로 도약했으며 거래 암호화폐 입출금 100% 지원, 국내 최초 암호화폐 지수 출시, 월렛 업그레이드, 보안등급 레벨 추가 등 사용자 편의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활동도 펼쳐왔다"면서 "두나무와 업비트는 2019년에도 내실을 다지며 고객자산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글로벌 표준 거래소는 물론, 블록체인 전문 기업으로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기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