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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지는 넥슨 인수전…화두는?본입찰 5월로 연기, 텐센트 참여 소극적, 카카오·넷마블 자금 조달 관건

[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올해 게임 업계 최대 이슈인 넥슨 인수전이 당초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넥슨 인수는 이달 본입찰을 예상했지만 5월로 일정이 밀린 것으로 보인다. 거래 금액이 최소 10조원으로 예상되는 만큼 큰 규모의 딜이라 속도를 천천히 가져가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 넥슨코리아 사옥 전경. 출처=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지난 1월 초 NXC 김정주 대표가 김 회장 본인과 특수관계인이 가진 지분 전량 98.64%를 매물로 내놨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연초부터 게임 업계에 큰 파장을 줬다. NXC는 일본에 상장된 넥슨 일본법인을 47.98%를 가지고 있으며 넥슨 일본법인은 국내에 있는 넥슨코리아를 100% 모회사로 가지고 있다. 또한 넥슨코리아는 넥슨 전체 게임사업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던전앤파이터 개발사 네오플의 지분을 100% 가지고 있는 구조다. 그 외 넥슨지티, 띵소프트, 넷게임즈, 넥슨레드 등을 종속기업으로 두고 있다.

NXC가 게임 사업체만 품고 있는 건 아니다. 고급 유모차 브랜드 스토케,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과 비트스탬프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애초엔 NXC 지분을 모두 매입하면 게임 사업과 무관한 사업까지 사들여야 하는 분위기였으나 게임 사업 부문만 따로 매각하는 방식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파악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투자은행(IB)업계를 인용해 “김 회장이 NXC 지분 매각 계획을 취소하고 게임 부문만 분리 매각을 추진한다”고 보도했다. 기업들에게 게임 외의 계열사들의 동시 매입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아서라는 분석이다.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 모두에게 유모차 사업과 과거에 비해 관심이 크게 줄어든 가상화폐 사업은 구미가 당기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업계에 알려진 바로는 넥슨 매각에 참여한 인수 후보군은 국내 전략적투자자로는 카카오, 국외로는 텐센트, 재무적투자자로는 MBK 파트너스, 베인캐피털, 해외 사모펀드(PEF) 총 5곳이다. 공개적으로 인수 의지가 있음을 밝힌 넷마블은 MBK 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참여하는 모양새다. 한때 인수 후보로 회자됐던 아마존, 컴캐스트 등 미국의 IT기업들은 별다른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

넥슨의 예상 매각가는 최소 10조원에서 최대 약 17조원까지도 이야기가 나온다. 천문학적인 인수 규모에 거래의 최대 화두 또한 자금조달에 시선이 모인다. 특히 ‘토종 기업에 의한 매각’으로 주목받고 있는 카카오와 넷마블의 경우 당장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넥슨을 사들이는 게 현실적으로 보이지는 않는 게 사실이다. 각 회사의 2018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넷마블은 현금과 현금성자산 1조5487억원을 가지고 있다. 카카오도 비슷한 규모인 1조247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넥슨 인수로 인해 연결 실적 증가 효과를 보려면 상당히 많은 인수금융과 자체 자금조달 등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넷마블은 자금조달 관련, 지난 3월 말 열린 주주총회에서 주식예탁증서(DR) 발행 근거를 신설하는 정관 변경을 가결하며 주목받았다. 주식예탁증서는 국내 기업이 해외 증권시장에 상장해 놓은 증권을 말하는데, 이는 해외 거래소에 상장하지 않아도 외국인 주주를 유치할 수 있게 해준다. 넥슨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행보가 아니냐는 추론이 나오는 이유다. 넷마블 측은 직접적으로 인수합병을 위한 행보라는 주장에는 선을 그었지만, 시장은 이 같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넷마블 권영식 대표는 주총에서 “현재 확인해 줄 수 있는 것은 없으며, 지켜봐 달라”고 언급했다.

텐센트의 결정도 큰 변수다. 사실상 인수후보들 중 자금 조달에 대한 큰 압박 없이 의지만 있다면 매각을 진행할 수 있는 후보자다. 사업 현황으로 봐서는 중국의 던전앤파이터의 매출에 2017년부터 매년 1조원 이상의 로열티를 지급하는 네오플에 대한 욕심이 가장 클 것으로 분석된다. 텐센트는 던전앤파이터 중국 서비스의 주체다.

최근 텐센트는 60억달러(한화 약 6조82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상당한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단행하며 넷마블과 마찬가지로 넥슨 인수 준비 자금이 아니냐는 추측이 형성됐다. 텐센트 측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정주 회장 입장에선 텐센트 같은 ‘큰 손’이 거래에 적극적으로 나서주는 그림을 원하겠지만, 지난해부터 중국 정부의 게임산업에 대한 정책이 우호적이지 않은 데다가, 텐센트가 시진핑 정부의 눈치를 볼 여지도 크다. 이런 대외적 환경 탓에 빅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텐센트는 국내 기업 카카오와 넷마블의 대주주라는 점에서 이번 거래에 간접적인 영향력은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텐센트는 넷마블 지분 17.66%, 카카오 지분 6.7%를 가지고 있다. 텐센트의 행보와 국내 기업 넷마블, 카카오 등의 자금 조달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된다.

한편, 넥슨 그룹의 대표격 계열사인 네오플은 2018년 매출 1조3056억원, 영업이익 1조2156억원, 순이익 1조2253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은 각각 13.57%, 14.28%, 70.33%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93%다. 또 한 번 신기록을 경신했다.

반면, 넥슨코리아는 올해 설립 이래 최초 영업적자를 경험했다. 넥슨코리아는 2018년 매출액 9469억원, 영업손실 128억원, 순손실 51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8.05% 줄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전현수 기자  |  hyunsu@econovill.com  |  승인 2019.04.13  20:3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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