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삼성생명의 ‘책임지는 인생금융’ 광고의 ‘라떼는 말이야’편이 13일 기준 유튜브 조회수 240만회를 돌파해 화제다. 이 광고는 3월 31일 유튜브에 처음 올라왔는데 채 2주도 되지 않아 200만 조회를 돌파한 것이다.

▲ 삼성생명 광고에서 말 그림이 그려진 잔에 라떼를 마시는 배우 김병철. 출처=갈무리

광고는 배우 김병철의 “라떼는 말이야”(Latte is a horse)라는 말로 시작된다. 말 그림이 그려진 컵에 라떼를 마시면서 직장 후배들과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라떼는 말이야’라는 말이 ‘나때는 말이야’와 비슷하게 들린다는 점을 활용한 것이 포인트다.

광고는 3가지 에피소드를 통해 변화된 시대상을 보여준다. 김병철이 인터넷 1인 방송을 하는 조카를 컴퓨터를 하면서 노는 것으로 착각해 “취직은 안하니?”라고 묻자, 조카는 “저 일하는건데요”라고 말하면서 1인방송 시청자들에게 인사를 한다.

김병철은 이어 꼭 집밥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시어머니에게 “요즘 회사밥도 잘나와요”라고 말하는 며느리 사례를 들려준다. 마지막으로는 김병철은 “저녁 뭐 시켜줄까”라고 묻자 “퇴근시켜주세요”라고 말하는 옆 팀장 팀원의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시대가 변한만큼 보험도 변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해 주는 것이 핵심이다.

▲ 조카의 인터넷 1인 방송에서 갑자기 인사를 하게 된 삼촌. 출처=갈무리
▲ 삼성생명 광고에서 퇴근시켜달라고 말하는 직원. 출처=갈무리

꼰대를 향한 반전 메시지

이 광고에서 김병철은 직장 후배들과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분위기를 좋게 하기 위해 ‘라떼는 말(horse)이야’라고 말한다. 이후 본인의 에피소드를 포함해 기존의 꼰대, 혹은 기성세대가 갖고 있던 편견이 젊은 사람들의 말 한마디로 깨지는 것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해준다.

컴퓨터만 하면 게임을 한다고 하는 생각, 집에는 꼭 반찬이 있어야 하고 밥을 해 먹어야 한다는 생각, 밥시켜줄테니 야근은 당연히 해야 한다는 생각을 깨버리는 것이다. 물론 광고 마지막에는 생각을 바꾼 기성세대가 마음을 열고 젊은 세대와 함께 어울리는 모습도 보여 준다. 자신들의 편견을 깨면서 꼰대라는 알도 깨버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광고를 본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지인의 추천으로 이 광고를 접하게 됐는데 너무 재밌어서 2번 이상 시청했다"면서 "직장 상사가 현실 세계를 이해하려고 하는 노력이 재밌게 잘 표현된거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자연스럽게 파격적이다’

이 광고는 기존의 감성적이거나, 딱딱했던 보험광고의 틀을 깼다는 평을 받고 있다. 감동코드를 넣거나, 상품설명을 지루하게 했던 보험광고와는 완전 다른 유형의 광고라는 것이다.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한국광고학회 회장)는 “보험사 광고는 대부분 감동코드나, 혜택을 많이 홍보하는 방식으로 이뤄졌고, 간간이 유머 코드도 들어갔는데 이번 라떼는 말이야 광고는 자연스럽게 현시대를 반영하면서 비튼 유형으로 상당히 파격적인 보험 광고다”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이어 “요즘 광고업계에서는 B급 감성이 대세인데 수많은 B급감성을 활용한 광고 중에서도 웃기고 재밌게 만들지 않으면 주목을 받지 못한다”면서 “라떼는 말이야 식의 광고는 여러 제품영역에서도 차용해 광고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도 “요즘 경기침체, 취업난을 포함해 여러 경제지표가 좋지 않게 나오는 상황이다 보니 사람들의 심리가 조금 더 코믹한 것을 광고에서도 찾는 경향이 있다”면서 “특히 이번 삼성생명의 광고는 묵직한 분위기의 보험업계를 보다 더 친숙하게 느끼게 해 주고 반전을 줘 큰 차별화가 이뤄졌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 광고제작사 관계자도 “보통 유튜브 광고에서는 게임광고 등에서 600만 이상 조회수가 나오면 성공한 것으로 판단하는데 보험업 광고가 근 열흘만에 조회수 200만을 돌파했다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 ‘라떼는 말이야’ 광고를 제작한 제일기획의 관계자는 “책임지는 인생금융 광고 시리즈를 통해 우리의 인생에는 생각보다 훨씬 다양한 선택이 존재한다는 것을 부각시면서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보험도 변하고 있고, 고객이 어떤 인생을 살더라도 늘 곁에서 책임지는 보험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광고를 제작했다”고 밝혔다.

▲ 버거킹 사딸라 광고. 출처=갈무리

한편 B급 감성을 넣어 재미를 극대화한 광고로는 버거킹, 정관장 광고 등이 꼽힌다. 버거킹 ‘사딸라’광고는 2000년대 초 방영된 TV드라마 야인시대에서 김두한 역을 맡았던 배우 김영철의 미군과의 협상 장면을 사용했다. 하루종일 메뉴 가격이 4900원인 올데이킹 메뉴 광고에서 김영철은 버거킹 매장 계산대의 직원에게 “사딸라”를 외치면서 햄버거 가격을 협상한다. 이 광고는 최근 유튜브 조회수 550만건을 돌파했고, 국내 최대 광고포털 TV CF가 선정한 베스트 CF 100 순위에서도 1위에 올랐다.

올해 설날을 앞두고 제작된 정관장 추억의 8비트 광고도 유튜브 조회수 460만회를 돌파했다. 이 광고는 추억의 8비트 게임을 컨셉으로 레트로 감성을 유발한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8비트 픽셀의 그래픽이 등장하면서 “까치 까치 설날은~”이라는 익숙한 멜로디의 동요인 ‘설날’이 8비트로 편곡돼 배경음악으로 흘러 나온다. 공다영 KGC인삼공사 부장은 “뉴트로(New Retro)코드를 활용해 젊은 세대에는 신선함을 주고, 과거에 8비트 게임을 즐겼던 세대에게는 공감을 줄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밝혔다.

▲ 정관장 8비트 광고. 출처=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