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승현 기자] 카드노조가 카드 수수료인하 후속조치에 대해 만족할 수 없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다만 당장의 총파업은 유보하고 5월 말까지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 카드사노동조합 등 금융노동자 공동투쟁본부가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카드산업 대책 관련 입장을 발표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승현기자

금융노동자 공동투쟁본부와 카드사 노동조합협의회는 1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형가맹점 수수료 하한제와 부가서비스기간 축소, 레버리지 배율 확대 등 핵심 요구사항에 대해 당국이 추가적인 보완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했다.

허권 금융노조위원장은 “금융위원회가 카드업계의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인 것에 대해서는 고무적으로 생각한다”면서 “다만 3가지 쟁점 사항에 대해서는 구체성이 결여되고 미흡한 점이 있어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노조가 추가보완해줄 것을 요구한 3가지는 △대형가맹점 수수료 하한선 마련 △ 부가서비스기간 축소 △레버리지 배율 확대다.

노조는 500억원 초과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 하한선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카드사들은 차등 수수료를 요구했고 중소와 대형가맹점에는 수수료가 달리 적용돼야 한다는 점을 요구해 왔지만 당국은 이에 대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또 카드수수료 개정안이 발표된 이후 카드사들은 대형가맹점에 수수료 인상을 통보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허 위원장은 "카드사들은 500억원 초과 가맹점과 힘겨운 수수료 협상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카드수수료와 관련해 대기업 가맹점의 우월적 지위를 우려해 수수료 하한선 마련과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지만, 금융위는 이를 묵살했다“고 말했다.

노조는 레버리지 배율 차별을 철폐하라고 요구했다.

카드사의 레버리지는 비율을 6배로 규제돼 있다. 캐피탈 사 등 여전업의 규제가 10배인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이에 카드사들은 레버리지 배율을 타 산업과 같은 수준으로 완화해줄 것을 주장했다.

허 위원장은 “대한민국의 카드산업은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보지 못할 정도로 성장·발전해온 국가기간망 산업”이라면서 “진정으로 카드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타 산업과의 건전한 경쟁을 통해 금융산업의 발전을 바란다면 레버리지 배율에 대한 타산업과의 차별을 철폐하라”고 말했다.

또 그는 "카드사들은 현재까지 자기자본을 충분히 쌓고 있는데 레버리지 비율도 완화하지 않는다는 것은 대기업들에 의해 금융위원장이 판단을 유보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부가서비스 축소를 시행하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물가 상승에 따라 상품 서비스 구성이 악화되거나, 연간 특정금액 이상의 적자상품에 한해 여전법에 따라 실질적인 부가서비스 조정을 승인해달라고 밝혔다.

허 위원장은 "현재 부가서비스가 4700여개에 달하는데 논의를 통해 적자를 보는 부분을 명확하게 해야 하는데 금융위는 금융감독원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금융위원장은 어떻게 카드사 손실 8000억원 보존할 수 있는 밝혀야 한다"면서 "8000억원의 손실만 부각하고 이를 어떻게 보존할지는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요구사항이 반영되지 않을경우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김현정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위원장은 "카드사들이 은행에 흡수 합병되는 등 과거 카드대란 사태가 반복되고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실제로 현대카드가 작년 구조조정이 이어 최근 희망퇴직을 추가로 받고 있으며, 이외 카드사들도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노조는 총파업을 하지 않고자 투쟁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요구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으면 5월 말 총파업 전진대회를 시작으로 전면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정종우 하나카드 지부장은 “총파업으로 가지 않기 위해 투쟁을 하는 것”이라면서 “다만 총파업을 결정하게 되더라도 소비자 피해에 대해서는 사전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허 위원장은 “모든 요구를 수용해 달라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카드업계의 요구사항을 충분히 검토하고, 실질적인 조치를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