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LG전자가 4월 초 발표한 올해 1분기 잠정실적에서 눈여겨봐야할 부분은 생활가전과 TV분야에서의 견조한 수익성이다. LG전자는 지난 5일 올해 1분기 잠정실적발표를 통해 연결기준 매출액 14조 9159억원, 영업이익 899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18년 동기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4%, 18.8% 감소했지만, 직전 분기인 2018년 4분기와 비교해 보면 매출액은 5.4%, 영업이익은 무려 1088%나 증가했다. 시장도 LG전자의 1분기 실적에 대해 ‘선방했다’고 평가했는데, 그 중심에는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부문에서의 신(新)가전과 TV를 담당하는 HE부문에서의 약진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 LG전자 퓨리케어 360 공기청정기. 출처=LG전자

미세먼지·라이프스타일 변화...LG가전 트렌드 주도

시장은 LG전자가 올해 1분기 H&A부문에서 6000억원대, HE부문에서 4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부문은 1분기가 성수기인 점과, 건조기, 공기청정기, 무선청소기 등 프리미엄 제품 매출 증가 등으로 14%대의 영업이익률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같은 생활가전제품은 LG전자 전사 이익 증가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고, HE부문에서도 올레드(OLED)TV, UHD TV 판매 호조로 10%대의 영업이익률을 올렸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H&A부문의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평균판매단가 상승, 프리미엄제품 비중 확대 등이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부문의 적자를 상쇄하고, 연간 영업이익 증가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1분기 LG전자는 공기청정기의 매출이 전사 매출과 수익성을 견인했을 것으로 본다”면서 “근본적으로는 고부가 성장 제품의 비중이 성공적으로 확대됐는데 이는 우리의 생활환경 변화와 맞물린 장기 트렌드라서 지속성이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HE부문에 대해서 이 연구원은 “올레드TV의 판매 확대, TV의 고급화와 대형화, 패널 가격 안정화로 인해 호실적을 기록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시장은 2분기 LG전자의 실적도 견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발 미세먼지 영향으로 공기청정기, 건조기, 스타일러와 같은 LG전자의 제품군이 소비자의 선택을 지속해서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기청정기, 건조기와 같은 일명 뉴라이프 제품군이 봄철 가전에서 사계절 필수가전으로 영역이 확대됨에 따라 2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제맥주제조기, 아이스크림제조기, 협탁 냉장고, 탈모치료 의료기기 등 뉴라이프 가전 신제품들도 LG전자의 수익성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는 신모델 출시와 함께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는 시기지만, 계절적으로 건강가전 수요 강세가 지속되고, 에어컨이 성수기를 맞게 된다”면서 “TV에서도 올레드 등 신규 라인업 효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 LG전자 스타일러. 출처=LG전자
▲ LG전자 트롬 건조기. 출처=LG전자

점점 커지는 신가전 시장..LG전자의 라인업은 무엇?

신가전은 공기청정기, 건조기, 의류관리기, 무선청소기가 대표 제품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가전 시장 성장세는 가파른 것으로 파악됐다. 2016년 100만대 규모였던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은 2018년 250만대로 2배 이상 커졌다. 건조기는 같은기간 10만대에서 160만대 규모로 커져 16배의 성장을 일궈 냈다. 의류관리기는 작년 30만대, 무선청소기는 100만대 시장으로 커졌다. 신가전 4종의 국내 시장은 2년만에 3배 이상 성장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서 LG전자는 공기청정기, 건조기, 의류관리기(스타일러) 시장에서 약 70%대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선청소기 점유율은 50%대다.

LG전자의 부문별 실적은 이번달 30일 예정인 1분기 공식 실적발표일에 정확하게 알 수 있지만 H&A부문에서 LG전자만의 신가전 라인업이 1분기 수익에 큰 공헌을 했다는 점은 알려진 사실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공기청정기, 건조기, 스타일러, 무선청소기와 같은 신가전이 1분기 H&A사업부문의 견조한 실적을 이끌었다고 본다”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30일 컨퍼런스 콜에서 언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출처=업계

LG전자의 신가전은 미세먼지가 특히 심했던 올해 더 각광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LG전자의 신가전을 택한 것이 이유로 꼽힌다.

LG전자의 대표 공기청정기는 LG퓨리케어 360이다. 360도 모든 방향에서 먼지를 흡입하는 것이 특징인 제품인데 최신 제품은 초미세먼지 필터가 기존보다 30%더 촘촘해졌다. 황사, 초미세먼지, 유해가스, 스모그 원인물질 등을 제거할 수 있다. LG 트롬 건조기는 살균코스를 사용해 집먼지진드기를 100%제거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LG트롬 스타일러는 ‘미세먼지 코스’ 기능으로 미세먼지를 제거할 수 있다.

무선청소기에서의 약진은 주목할 만하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LG전자는 무선청소기 시장에서 다이슨과 시장 점유율을 양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까지 90%이상 차지했던 다이슨의 아성을 무너뜨린 것이다. LG전자의 대표 무선청소기는 코드제로 A9이다. 코드제로 A9은 최근 물걸레 청소 기능을 더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일회용 청소포’도 내놨다.

올레드TV에서의 진격도 계속된다. LG전자에 따르면 작년 LG전자의 세계 올레드TV 판매량은 143만대 정도로 알려졌다. 이 중 70%이상인 100만대가 북미, 유럽 시장서 판매됐다. LG전자는 ‘2세대 인공지능 알파9 프로세서’가 탑재된 2019년형 올레드TV로 올레드TV시장에서의 지위를 공고히 할 계획이다.

권봉석 LG전자 MC/HE 사업본부장(사장)은 3월 올레드 TV 미디어데이에서 “올해TV 사업 목표는 올레드TV를 바탕으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더 확고한 지위를 구축하는 것”이라면서 “TV에 인공지능을 가미한 소프트웨어 혁신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 LG시그니처 올레드TV R. 출처=LG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