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GV용산아이파크몰 극장 로비. 출처= CJ CGV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과거의 영화관은 관객들에게 영화를 ‘관람하는 장소’ 이상의 의미는 없었다. 그러나 90년대 말 멀티플렉스(복합상영관)이라는 개념이 등장하면서 영화관의 분위기·규모 등 거의 모든 것은 이전과 완전히 달라졌다. 이로부터도 시간이 흘러 문화를 즐기는 관객들의 수준도 점점 높아졌고 국내 영화관들에게는 또 한 번의 변화가 요구되기 시작했다. 새로운 세대의 관람객들을 맞이하기 위한 이 영화관의 진화(進化)는 멀티플렉스 CGV의 플래그십 지점 ‘CGV용산아이파크몰’을 통해 하나씩 완성되고 있다.

이곳은 테마파크인가 영화관인가

2017년 7월 새단장을 마치고 다시 문을 연 CGV용산아이파크몰은 CGV가 국내 극장업계에 제안하는 메시지가 고스란히 담긴 전략적 플래그십 지점이다. CGV가 CGV용산아이파크몰로 강조하는 영화관의 새로운 가치는 ‘컬쳐플렉스(Cultureplex)’라는 하나의 키워드로 정리된다. 컬쳐플렉스는 이 시대를 대표하는 문화(Culture)의 여러 유형들이 드러나는 ‘복합상영관(Multiplex)을 의미한다. 이는 관객들이 영화와 더불어 다양한 문화 콘텐츠들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영화관’의 개념을 확장하고자 하는 시도다.

CGV용산아이파크몰은 다시 개점한 후 약 2년 동안 자신들의 핵심 가치인 컬쳐플렉스를 구현하기 위해 영화관의 공간들을 활용한 실험들을 해왔다. 대표적으로는 영화관과 VR(가상현실)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접목한 시도들이 있다.

▲ CGV용산아이파크몰의 VR체험공간 V버스터즈에서 VR체험을 하고 있는 이용객들. 출처= CJ CGV

‘V버스터즈’는 2017년부터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운영되고 있는 VR엔터테인먼트 공간이다. 이름 그대로 영화와 VR 게임이 결합된 다양한 어트랙션(놀이시설)들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된 V버스터즈는 공개와 동시에 월 평균 약 8000명의 방문객들이 찾아 이용할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러한 방문객들의 호응에 힘입어 CGV는 지난해 11월 V버스터즈를 한 차례 업그레이드하며 ‘신과 함께 VR-지옥탈출’, ‘VR 아케이드’, ‘VR 복싱’ 등 새로운 어트랙션들을 도입해 또 한 번 많은 방문객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V버스터즈가 어트랙션 중심의 즐길거리였다면, CGV는 자사의 최대 강점인 영화 상영기술과 VR을 접목한 콘텐츠 ‘4DX VR’을 선보였다. 4DX VR은 CGV의 자회사인 CJ 4DPLEX가 개발했다. VR게임에서 쓰이는 헤드기어형 디스플레이 기기와 오감체험상영기술 4DX로 영화를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이다. 지난해 3월 CGV용산아이파크몰은 CJ 4DPLEX가 영화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 VR콘텐츠제작사 ㈜이브이알 스튜디오가 협력해 제작한 4DX VR 전용 영화 <기억을 만나다>를 상영해 전 세계 영화업계로부터 많은 주목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7월 처음 선보인 극장형 방탈출 게임 미션 브레이크(Mission, Break)는 CGV용산아이파크몰의 명소가 됐다. 미션브레이크는 20대 이용객들의 뜨거운 반응으로 공개 후 약 8개월 동안 이용객 2만명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현재까지도 주말 평균 이용률 80%가 계속 유지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또 CGV용산아이파크몰은 최근 젊은 관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레트로(Retro Style·복고풍) 게임 열풍을 반영했다. 상영관들이 모여 있어 관객들이 영화 시작 전에 대기하는 공간이 마련된 7층에 CGV는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파코니 게임존’을 마련했다. 파코니 게임존은 간식 판매장인 팝콘랩 상단 벽면에 가로 5m, 세로 2m 규모 화면을 보면서 여러 명의 사용자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디지털 게임 공간이다.

▲ CGV의 레트로 게임 공간 파코니 게임존. 출처= CJ CGV 

CGV의 공식 캐릭터 ‘파코니’가 외계인을 물리치는 콘셉트의 게임은 어린이부터 어른도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이곳의 긴 테이블에는 컨트롤 버튼이 있어 자리가 비어 있으면 누구든지 무료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먹는 즐거움, 수집의 즐거움도!

CGV용산아이파크몰은 체험하는 콘텐츠 외에도 맛있는 것을 먹고, 좋아하는 영화와 관련된 굿즈(상품)를 모으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CGV용산아이파크몰 6층과 7층에 마련된 레스토랑 겸 상영관 ‘씨네드쉐프 용산’은 지난 3월 21일 유러피안 캐주얼 다이닝(European Casual Dining)이라는 콘셉트를 앞세워 메뉴를 전면 개편함으로써 식사뿐만 아니라 베이커리, 음료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났다. 씨네드쉐프 용산은 3월 개편을 통해 총 18종(브런치 4종, 샐러드·스프 4종, 파스타·리조또 10종)의 새로운 메뉴들을 선보였다. 씨네드쉐프 용산은 메뉴 개편에 힘입어 매장의 1분기 식음료 판매 매출이 지난해 대비 34% 성장했다. 이외에도 수제팝콘연구소 ‘팝콘랩’과 ‘피자 팝업키친’ 등 다양한 먹거리 제공 공간으로 CGV용산아이파크몰은 새로운 세대 문화 소비의 주역인 2030 세대 방문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 CGV용산아이파크몰의 영화, 애니메이션 콘텐츠 굿즈 샵 씨네샵. 출처= CJ CGV

‘씨네샵(CINE SHOP)’은 CGV용산아이파크몰이 국내 최초로 마련한 영화 굿즈 전문 스토어다. 씨네샵은 자신이 좋아하는 콘텐츠와 관련된 상품들을 모으고, 인증하기를 즐기는 관람객들의 취향에 맞춘 곳으로 매년 방문객 수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씨네샵 매출은 1분기 기준 지난해 대비 약 150% 성장하며 영화 ‘덕후’들의 성지처럼 여겨지고 있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이러한 시도들은 단순히 외형적인 확장으로 인한 변화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실제 모객 효과로도 나타났다. CGV의 자체 통계에 따르면 2017년 7월 개장 후 1년 반 동안 CGV용산아이파크몰의 전체 객석점유율은 다른 CGV 극장 대비 약 140% 높게 나타났다.

플래그십 지점인 CGV용산아이파크몰의 다양한 콘텐츠 제안과 모객에 힘입어 국내 박스오피스의 침체기로 회자된 2018년에도 CGV 전체의 연간 매출은 증가했다. 최근 발표된 2018년 연간 실적 공시에 따르면 CGV의 2018년 총 매출은 1조7694억원으로 2017년의 1조7144억원보다 약 3.2%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와 같이 CGV용산아이파크몰이 보여준 다양한 영화관의 확장 가능성들은 우리나라 영화산업계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지켜보고, 벤치마킹을 시도하는 하나의 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미얀마의 장관과 터키 정부의 문화정책 관계자가 CGV용산아이파크몰을 방문해 다양한 문화 시설들을 시찰하고 돌아갔다. 그 외에 독일 등 유럽의 대형 극장체인 사업체 관계자들이 직접 찾아와 CGV의 콘텐츠 활용 노하우를 배워가기도 했다. CGV는 앞으로도 CGV용산아이파크몰을 통해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플랫폼으로써 영화관의 역할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  2018년 하반기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에서 미래 영화산업의 비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CJ CGV 최병환 대표이사. 출처= CJ CGV

CGV 최병환 대표는 지난해 열린 2018년 하반기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에서 “CGV의 콘텐츠 활용 노하우들이 반영된 글로벌 영화관 체인을 앞으로 전 세계에 알리는 데 주력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한국 영화 시장 확장에도 일조하겠다”면서 “나아가 우리나라의 우수한 영화 콘텐츠들을 해외 시장에 전하는 데에도 힘을 보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CGV는 20년 전 국내 최초의 멀티플렉스로 국내 영화 산업계의 ‘퀀텀 점프’ 성장에 일조했다. 이번에는 전 세계가 우리 영화관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따라오게 만드는 또 한 번의 도전에 나섰다. CGV가 CGV용산아이파크몰을 통해 이뤄내는 수많은 변화들은 전 세계 영화관이 주목하는 성공의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