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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우울증까지 알아챈다고?얼굴 표정, 목소리, 말투로 정신질환의 행동 생체적 징후 포착해 의사 진단 도와
   
▲ 스마트폰으로 정신질환자들이 소셜 미디어나 문자, 이메일에서 사용하는 단어에서 필요한 정보를 수집해 그들이 자살을 시도할 위험한 상태에 있는지를 탐지한다.   출처= Ryan Olbrysh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우울증 환자들은 정상적인 사람들만큼 모음을 많이 발음하지 않는다. 그들의 미소는 정상적인 사람들보다 더 작다. 자살 위험이 높은 사람들이 긴장된 어조가 아닌 숨가쁜 목소리로 말할 때 자살을 다시 시도할 가능성이 더 높다. 또 정신분열증 같은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시선을 피하면서 자주 눈썹을 치켜 올린다.

이것은 과학자들이 얼굴과 음성 분석을 이용해 확인하는 정신 질환의 행동 생체적 징후 (Behaviorial Biomarkers)들이다. 과학자들은 기술을 이용해 얼굴 근육의 미세한 움직임, 억양과 말투와 미묘한 변화 같이, 눈이나 귀로 항상 식별할 수 없는 변화를 포착하는 것이다.

미국 피츠버그의 카네기멜론대학교(Carnegie Mellon University) 컴퓨터과학부 루이스 필립 모렌시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인공지능이 사람들의 미세한 표정과 행동을 감지해 의사가 환자의 정신건강에 대해 보다 객관적인 평가를 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AI가 정신건강 치료에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사실 그동안 정신건강에 대한 평가는 의사의 주관적 판단이나 환자 자신들의 설명에 크게 의존해 왔다. 그러나 AI가 연구소에서 벗어나 실제 시장에 적용되는 경우 개인정보, 비용, 법 집행과 관련해 여러 가지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모렌시 박사는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연구팀에 있었으며, 현재는 카네기멜론대학교에서 연구하며 우울증,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정신분열증, 자살 등에 나타나는 12개 이상의 행동 생체적 징후를 정립했다. 현재 다른 연구원들과 함께 정신 건강 모니터링에 기술을 사용하는 방법을 실험하고 있다.

“우리는 여러 가지 정신 장애에 대해 이와 같은 행동적 징후의 사전을 구축했습니다. 기술이 이러한 행동 징후들을 요약해 주면, 우리는 환자가 한 달 전에 비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비교해 보면서 치료 과정의 일부로 사용할 수 있지요.”

물론 이것은 임상의사를 대체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모렌시 박사는 “환자가 그런 행동 징후를 보인다고 해서 그 환자가 반드시 해당 질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며 “단지 그런 징후들을 보이면 해당 질환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니까 갑자기 숨가쁜 목소리를 낸다고 해서 환자가 반드시 자살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의사가 자신의 의료적 판단에 사용할 수 있는 하나의 신호가 될 수는 있을 것입니다.”

미국 콜롬비아대학교(Columbia University)와 피츠버그대학교(University of Pittsburgh) 연구원들도 스마트폰으로 자살을 시도할 위험이 있는 청소년을 모니터하는 임상실험을 하고 있다.

콜럼비아대학교 의과대학의 랜디 아우어바흐 정신의학과 부교수는 “우리가 이 연구에서 직면하고 있는 문제는 자살 위험을 높이는 요인들을 더 잘 알아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떻게 하면 그들에게 실시간으로 접근해 그런 요인들을 알아낼 수 있을까요?”

연구진은 자살 시도나 생을 마감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정신과 응급실에 입원한 고위험청소년들을 모집해, 연방 정부의 자금을 지원받아 6개월에 걸쳐 200명에서 300명의 청소년들을 모니터하고 있다.

모든 참가자들과 그들의 부모들은 실험에 참여해 연구원들이 연구 목적으로 청소년들의 전화 사용을 모니터하는 데 동의했다.

연구의 가장 큰 목적은 전화 데이터에서 우리가 일반적으로는 식별 불가능한 행동 징후를 발견하는 것이다. 연구원들은 셀카와 음성녹음 등 스마트폰을 통해 청소년 개개인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다.

물론 개인정보 보호는 이 연구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연구원들은 이 청소년들의 행방을 추적할 뿐 아니라 그들이 소셜 미디어 사이트나 문자, 이메일에서 사용하는 단어에서 필요한 정보를 수집한다. 연구원들은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로부터, 모렌시 박사가 정립한 행동 생체적 징후를 이용해 얼굴 특징과 말투, 음조, 그리고 언어 능력을 분석한다. 또 AI를 이용해 자살 위험이 높은 사람들이 실제 자살을 시도할 위험한 상태에 있는지를 탐지한다.

아우어바흐 박사는 참가 청소년들의 전화를 매주 평가해 자살 충동이나 행동 징후가 나타나는 경우 의료진에게 이를 통보하고 청소년들이 의사나 응급 구조대와 연락을 취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한다고 설명했다.

   
▲ 카네기 멜론 대학교의 루이스 필립 모렌시 교수는 정신 건강을 모니터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하며 전신질환에서 나타나는 12개 이상의 행동 생체적 징후를 정립했다.   출처= Carnegie Mellon University

AI가 정신건강 치료에 유망해 보이긴 하지만, 정작 연구소에서 벗어나 실제 적용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마이애미 대학교(Miami University)의 조슈아 매기 심리학 교수는 지난해, 규제를 받지 않는 정신건강 관련 앱이 얼마나 많은지 조사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소비자들이 그런 앱을 사용할 때는 정신건강 전문의와 상의하고 신중하게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매기 박사는 현재 시험 중인 기술이 흥미롭긴 하지만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환자에 기초한 연구를 훨씬 더 큰 임상 인구에 일반화하는 것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그런 징후 표현 방식에는 고려해야 할 문화적 차이도 있다.

매기 박사는 “그것이 인간의 모든 심리 측정에 있어서의 문제”라면서도 “그런 문제들을 충분히 고려하고 기술을 적용하면 체계적 편견을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츠버그대학교의 홀리 스와츠 교수가 수행한 또 다른 연구에서는, 고해상도 카메라와 마이크를 사용해 약 70명의 우울증 환자와 치료사 사이의 치료 상황을 기록하고 있다. 치료 기간 동안, 환자가 얼마나 자주 미소짓는지 또는 치료사의 신체 언어를 얼마나 흉내 내는지 같은 데이터를 수집해 환자-치료사 상호작용에 대한 알고리즘을 생성시킨다. 연구원들은 이 알고리즘을 사용해 다른 유형의 치료법과 비교하고 그 효과를 추정한다.

스와츠 박사는 “우리는 치료사들에게 실시간으로 정보를 전달해 그들의 치료 방법을 개선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스턴에 있는 하버드대 부속 정신병원 맥클린 병원(McLean Hospital)의 저스틴 베이커 기술정신의학 연구소장은 모렌시 박사와 협력해, 정신질환으로 입원한 환자의 영상과 음성녹음에서 나온 단서를 사용해 이들의 퇴원 후 건강 상태를 관찰하고 있다.

베이커 박사는 조울증이나 정신 분열증 같은 심각한 정신 질환을 연구하고 있다. 의료진들은 그런 환자들의 증상을 정확하게 보고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그는 “만약 우리가 환자의 증상 보고를 입증하는 객관적인 방법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은 임상적으로 즉각 효용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커 박사는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1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웨어러블 센서와 스마트폰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매달 기록하고 있다. 목표는 생명 징후(Vital Signs) 같이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징후들을 포착하는 것이다.

“말하는 속도, 말투, 문장의 길이 등을 측정하는 것이지요. 정신과 의사들은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수 있지만 보통 사람들의 귀와 눈으로는 실제 의미 있는 변화를 포착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기술의 도움으로 이런 미묘한 변화를 감지하는 것은 경험 많은 임상의의 수준을 훨씬 넘어설 수도 있습니다.”

홍석윤 기자  |  syhong@econovill.com  |  승인 2019.04.10  16:5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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