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글로벌 ICT 기업 구글이 2020년 초 서울에 신규 GCP(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리전(region)을 개설하는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자회사인 AWS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에 이어 구글도 국내 클라우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셈이다. 치열한 초반 경쟁이 예상된다.

▲ 이인종 부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출처=갈무리

드디어 열린 구글 서울 리전
구글은 지난해 10월 서울 삼성동에서 구글 클라우드 서밋 2018을 열어 미래형 스마트 타운 구축 프로젝트를 선언했다. 구글은 당시 국내 클라우드 시장 공략에 나서며 LG전자와의 협력을 공언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 무대에는 이인종 구글 부사장이 올랐다. 그는 삼성전자에서 삼성페이와 인공지능 빅스비 개발을 이끌다 가족과의 유대관계를 위해 퇴사했으나, 이내 구글에 입사해 호사가들의 관심을 끌었던 인사다. 이 부사장은 미래형 스마트 타운 구축 프로젝트를 설명하며 "미래형 도시를 위해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 분석,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일종의 도시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구글의 초연결 경쟁력과 LG전자의 하드웨어 인프라는 물론 부동산 개발 회사 등과 함께 스마트 타운의 청사진을 그린다는 각오다. 그 중심에 클라우드가 작동하며 다양한 스마트 시스템을 창출하는 개념이다.

업계에서는 구글 클라우드 서밋 2018 당시 국내에 리전을 설치할 것이라는 발표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이러한 발표가 없었기 때문에 스마트 타운의 현실성에 회의감을 가지는 이들도 많았다. 인프라의 기본인 리전도 없이 클라우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스마트 타운을 건설한다는 계획은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2020년 초 구글이 서울 리전을 건설한다는 발표가 나오며, 구글의 국내 클라우드 시장 공략은 단박에 현실성을 담보하게 됐다. 구글은 1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19에서 서울 리전 개소를 선언했으며, 이를 통한 클라우드 인프라 강화를 천명했다.

구글의 리전은 하나의 리전은 격리된 영역(zone)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고객사는 여러 개의 영역에 애플리케이션을 배포하여 고가용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서울 GCP 리전은 처음부터 리전 내 3개의 영역을 가동하여 애플리케이션의 고가용성을 지원할 예정이다. 컴퓨트 엔진, 쿠버네티스 엔진(Kubernetes Engine), 클라우드 스토리지, 클라우드 빅테이블(Cloud Bigtable), 클라우드 스패너(Cloud Spanner), 빅쿼리(BigQuery) 등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의 모든 핵심 제품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한국에는 삼성, 넷마블, 티몬 및 LG CNS와 같은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을 사용해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있다.

▲ 구글 서울 리전이 열린다. 출처=구글

스태디아 대박나나?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의 최강자는 AWS며, 이는 국내도 마찬가지다. 이어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와 구글 클라우드가 경쟁하는 형국이다.

글로벌 클라우드의 강자인 AWS는 높은 신뢰성과 확장성, 저비용을 장점으로 하는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 플랫폼으로 전 세계 190개국에 걸쳐 대기업을 비롯해 정부기관,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수백만 이상의 다양한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현재 AWS 서비스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브라질, 유럽, 일본, 싱가포르, 호주, 인도, 중국 등에 위치한 전 세계 18개의 리전과, 1개의 로컬 리전(Local Region), 그리고 55개의 가용 영역(Availability Zone)을 통해 제공되고 있다. 다만 지난해 AWS 서울 리전이 일시적으로 다운되며 체면을 구기기도 했다. 그 여파로 쿠팡과 배달의민족,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가 다운되는 초유의 일도 벌어진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리전은 2017년 열렸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는 테크놀로지 센터 서울(Microsoft Technology Center Seoul)도 열렸다. 클라우드를 포함한 다양한 ICT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의지다. 이 외에도 네이버의 NBP가 뚜렷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공공 클라우드 시장에서는 KT가 시장을 사실상 장악하는 형국이다. SK C&C 등 일부 SI 업계도 클라우드에 관심이 있다.

구글의 서울 리전은 LG유플러스 등과 협력해 빠르게 시장에 안착할 것으로 보인다. 그 연장선에서 민간 시장을 중심으로 AWS, 마이크로소프트와 경쟁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구글 클라우드 게임인 스태디아의 한국 서비스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스태디아는 현재 리전이 설치된 지역을 중심으로 서비스 준비를 하고 있으며, 서울 리전이 개소되면 레이턴시(지연)가 없는 클라우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기대도 감지된다. 그러나 국내 시장에서는 후발주자기 때문에 초반 시장 장악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반론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