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진후 기자]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관세 충돌이 우려되면서 뉴욕증시 주요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9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72%(190.44포인트) 하락한 2만6150.58으로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는 전일 대비 0.61%(17.57포인트) 내린 2878.20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날 대비 0.56%(44.61포인트) 하락한 7909.28로 장을 마감했다.

업종별로는 11개 업종 가운데 2개 업종을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다. 재량소비재(-0.90%), 필수조비재(-0.15%), 에너지(-1.29%), 금융(-0.88%), 헬스(-0.39%), 산업(-1.40%), 소재(-0.78%), 부동산(-0.31%), 기술(-0.52%)는 하락했다. 반면 커뮤니케이션서비스(0.03%), 유틸리티(0.26%)는 상승했다.

종목별로는 미국 기술주의 대표 격인 ‘팡(FAANG)’주가 혼조세를 보였다. 페이스북 주가는 1.51% 상승했고, 전날 하락을 보인 넷플릭스 역시 0.91% 올랐다. 반면 애플의 주가는 –0.30%, 아마존은 –0.76%를 기록했다.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 역시 –0.46%로 떨어졌다.

반도체 주식은 전반적으로 높은 하락세를 보였다. 전거래일 상승을 보인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는 각각 –0.65%, -0.54% 하락했다. AMD는 -4.52%로 크게 떨어졌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역시 -2.75%로 뒤를 이었다. 웨스턴디지털은 –2.87%, 엔비디아는 –1.32% 하락했다.

금융주 역시 하락장을 면치 못했다. JP모건체이스는 –0.74%, 골드만삭스는 –0.95% 하락했다. 전날 상승한 씨티그룹 역시 –1.32% 떨어졌다.

수출 영향도가 높은 보잉은 최근 결함에 의한 추락사고와 그에 따른 일련의 후속조치 속에서 –1.46% 하락했고, 역시 수출 영향도가 높은 캐터필러도 –2.48% 하락했다.

시장은 미국과 EU가 관세 문제로 충돌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또한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경제 전망을 하향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지난 9일 EU가 에어버스에 보조금을 지급한 것에 대해 미국은 약 110억달러 규모의 EU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 밝혔다. 세계무역기구(WTO)가 EU보조금에 따라 미국 시장에 해를 끼쳤다고 판단한 것이 보복관세의 이유다. 반대로 EU 역시 미국 정부가 보잉사에 지급한 보조금을 근거로 들며 충돌 가능성을 높였다.

또한 IMF가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5%에서 3.3%로 하향한 것 역시 시장을 흔들었다. 이 때문에 투자 심리가 저조됐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0월 성장률 전망치는 3.7%였지만 올해 1월 3.5%로 하향했고, 이날 한 차례 더 하향조정된 것이다. 특히 독일 등 유럽 국가의 전망치가 하향됐고, 이탈리아 정부 역시 1.0%에서 0.2%로 대폭 하향했다.

또한 이번 주부터 기업 1분기 실적이 연달아 발표될 예정이라 주가 변동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EU의 갈등이 심화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크리스 뷰챔프 IG 연구원은 “지난주엔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 문제가 해결되기도 전에 유럽과의 전쟁을 시작하려 한다”면서 “이러한 시장 전개는 위험 자산에 긍정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