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볼보트럭이 태어난 스웨덴은 한적한 인구 밀도, 혹독한 기후를 가졌다. 이러한 환경은 스웨덴 자동차회사가 내구성과 안전에 강하다는 인식을 형성하게 했다. 문화는 오늘날까지 스웨덴 브랜드들의 실용적인 제품 디자인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볼보트럭이 1927년 처음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을 때도 문화적 배경이 성공의 밑거름이었다. 혹독한 국내 인프라를 타개하기 위해 볼보는 아시아와 중동 그리고 라틴아메리카로 트럭을 수출하기 시작했다. 볼보의 결정은 업계를 놀랍게 했다. 볼보트럭은 인도네시아 열대 우림에서, 안데스산맥의 얇은 대기층, 스발바르 제도의 혹독한 겨울, 매일 부식하는 남미 염류 사막, 무자비한 열의 사하라 채석장까지 트럭을 수출했다.

볼보트럭은 결국 다양한 기후와 작업 환경을 견뎌내는 내구성을 입증해냈다. 현재 볼보트럭은 130여개국 이상해서 대형 상용차 제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만 27만7000여대를 팔았다. 전년과 비교해 14% 증가한 수치다.

볼보트럭의 입장에서 국내 시장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볼보트럭이 국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편이다. 볼보트럭의 지난해 국내시장 점유율은 20.5%다. 러시아는 23.1%, 브라질 20.2%, 유럽 15.9%, 남미 17.6%, 호주 14.9% 등이다. 지난해 국내 시장에 총 2239대 수출했으며, 볼보트럭의 글로벌 수출 비중 순위로는 17위다.

볼보트럭은 비즈니스 상당 부분을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뛰어난 제품력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됐다. 특히 트럭은 비즈니스에 활용되는 만큼 이 분야에 특화된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바로 질(Quality)과 안전(Safety), 그리고 환경(Environment)이다.

▲ 안나 밀러(Anna Muller) 신임 인터내셔날 세이즈 총괄 수석 부사장. 사진=이코노믹 리뷰 DB

사고율 ‘제로(Zero)’ 도전

볼보트럭코리아는 9일 경기도 김포시 한국타임즈항공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첨단 안전시스템 확대 적용으로 교통사고율 ‘제로’에 도전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볼보트럭 안나 밀러(Anna Muller) 신임 인터내셔날 세이즈 총괄 수석 부사장이 방한해 안전을 비롯한 그룹의 핵심 가치에 기반해 볼보트럭의 비전 및 성장 전략 등을 발표했다.

안나 밀러 부사장은 “볼보트럭은 효율성 높은 차량의 개발 외에도 환경, 안전과 같은 중요한 사안들에 대해 책임의식을 갖고 지속적인 연구개발에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볼보트럭은 전기트럭과 LNG와 같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차세대 트럭 부문에서도 업계를 선도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면서 “앞으로 볼보트럭 관련 교통사고 발생 건수를 0건으로 만들겠다”라고 강조했다.

볼보트럭의 새로운 목표인 ‘볼보트럭 교통사고 발생 0건’은 스웨덴 정부의 ‘비전 제로(Vision Zero)’ 정책과 일맥상통한다. 1997년 시작된 비전 제로는 교통사고 사망자 수 및 중상자 수를 0건으로 만들고자 하는 전략이다.

세계보건기구(WHO)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매년 13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도로에서 사망한다. 3400명이 매일 도로교통과 관련된 사고로 운명한다. 하루에 비행기 8대씩 충돌하는 것과 같다. 15~29세 연령층이 500명 이상으로 모든 사망자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WHO는 향후 15년 안에 45%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화물공제조합에 따르면 국내 화물차의 대인사고 발생률은 매년 높아지고 있다. 2015년 12.5%였던 사고 발생률은 2018년 13.4%로 증가했다.

볼보트럭은 대형 트럭 관련 교통사고 발생률을 감소시키기 안전 전략을 이미 국내 시장에 도입했다. 그 일환으로 볼보트럭코리아는 국내 법규 도입에 앞서 2018년 1월 1일부터 판매되는 볼보트럭 대형 트랙터 제품에 비상자동제동장치(AEBS)와 차선이탈경고장치(LDWS)를 기본으로 장착해 판매하고 있다. 현재는 국내 모든 제조사를 통틀어 볼보트럭만이 유일하게 대형과 중형 트랙터, 덤프 및 카고 전 차종에 안전사양을 기본으로 제공해서 장착하고 있다.

특히 볼보트럭의 ‘듀얼센서시스템’ 비상자동제동장치는 전면 레이더에만 의존하는 ‘싱글센서시스템’과 달리, 레이더와 카메라가 동시에 작동하여 전방의 차량뿐만 아니라 보행자, 가드레일 등 도로 위 위험요소의 모양과 위치까지 정확하게 인지해, 보다 폭넓은 교통 상황들을 탐지하는 능동적 안전 시스템이다.

볼보트럭은 품질, 환경과 함께 ‘안전’을 경영의 핵심 가치로 꼽는다. 50년 넘게 운영된 사내 교통사고 조사팀(ART; Accident Research Team)이 각종 교통사고를 철저히 분석하고 이를 향후 제품 개발에 반영한다. 안전시스템 연구를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 볼보트럭의 비상제동시스템은 전방 차량과 사진 정도의 거리에 있을 때 작동한다. 사진=이코노믹 리뷰 DB

이날 행사장에서는 안나 리게(Anna Wrige) 볼보트럭 교통 및 제품 안전 담당 이사가 볼보트럭의 첨단안전장치 중 하나인 비상자동제동장치의 시연을 직접 진행했다. 일반 도로와 같은 조건에서 시속 50km의 속도로 달리던 볼보 덤프트럭은 앞서 가던 모형 차량이 갑자기 멈춰 서자, 육중한 체격을 자랑하는 FH 트라이뎀 25.5톤 덤프가 운전자의 조작 없이 거리를 두고 안전하게 멈춰 섰다.

특징은 충돌이 예상되는 차량을 인지하면 계기판에 위험 신호를 표시하는 것이 아니라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위험신호를 표시해 준다. 위험 상황에서 운전자가 빠른 대처를 할 수 있다. 국내 상용차 브랜드 중 이 헤드업 디스플레이 기능을 제공하는 제조사는 볼보트럭만이 유일하다. 실제로 탑승해보면 차가 멈춰서기 직전 전방유리창에 붉은색 신호가 들어와 1차 경고를 한다. 이후 2차경고로 비프음을 크게 울렸다. 두 번에 경고에도 운전자가 반응하지 않으면 차가 스스로 제동을 시도한다.

안나 리게 이사는 “트럭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고로부터 도로위 사람들의 부상을 줄이고 ‘무사고’를 실현하기 위해 수년을 거쳐 비상제동장치와 같은 능동적인 안전 개발 시스템에 매진했다”면서 “앞으로도 볼보트럭은 모두에게 안전한 도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기술 혁신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볼보트럭의 뛰어난 애프터서비스(A/S) 영향력도 업그레이드한다. 볼보트럭코리아는 앞서 ‘성공을 위한 동행’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워 왔다. 그만큼 트럭시장 소비자에 걸맞은 적극적인 마케팅과 차별화된 서비스 프로그램으로 우월한 시장 지위를 이어왔다. 볼보트럭코리아는 동탄과 인천, 김해 등 3개 직영서비스센터를 포함해 전국 31개 서비스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국내 최대 규모다. 야간정비는 물론 한 워크베이당 30대 효율을 자랑하는 놀라운 정비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볼보트럭코리아는 여기에 더해 사전 AS고지 시스템인 ‘프리액티브 통보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볼보트럭코리아는 소비자의 차량 상태를 체크하는 콘트롤타워에서 프리액티브 통보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는 무선으로, 특정 교체 부품에 관해서는 소비자에게 사전 통지하는 AS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 1~2년 안에 이러한 프리액티브 시스템을 완벽히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