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학들의 큰 변화 중의 하나는 창의적 디자인 사고를 통해 자기주도적 학습역량을 키우는 융합형 문제해결 프로젝트 활동을 지속적으로 학생들에게 권장하고 있다. 이제는 그 규모를 키워 특별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전공과 교양 수업에서도 이와 같은 프로젝트들을 일상적으로 만들어내고자 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하지만 실제 교육 현장에서는 융합형 문제해결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쉬운 조건은 아니다. 먼저 교육자가 이러한 융합형 문제해결 프로젝트를 주도하기에 적합한지를 살펴보아야한다. 이러한 프로젝트를 지휘하기 위해서는 실로 많은 재능이 필요하다. 교육자이자 사업가이기도 해야 하며, 예술가적 상상력을 발휘해야 하지만 때로는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실험실 연구원이기도 해야 한다. 이런 복합적 능력을 가지고 있는 교육자가 프로젝트를 설계하고 진행할 때 참여자들은 융합형 문제해결 프로젝트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두 번째는 학생들의 태도와 자세이다. 이러한 융합형 문제해결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군상은 다양하다. 장학금을 받기위해서, 취업에 필요한 새로운 스펙이 필요해서, 비교과 점수를 받기 위해서, 친구를 만들기 위해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싶어서, 창업 전 워밍업으로 등등 융합형 문제해결 프로젝트라는 거대한 창문만큼 다양한 욕구의 학생들이 참여한다. 그러니 막상 조를 편성해서 보자면 모두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과제를 잘해서 장학금을 받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기도 하지만 반대편의 학생은 그저 친구를 만들고 싶을 수도 있다. 그래서 이러한 프로젝트형 과제를 수행하며 오히려 집단지성의 장점을 느끼기 보다는 집단의 피로감만 커질 수 도 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있다. 지원동기야 수 십개 일 수 있지만 팀은 스스로 성과지표를 설정해야한다. 그것이 융합형 문제해결 프로젝트에 임하는 학생들이 가져야할 필수적인 자세이다.

그림1. 프로젝트의 속성은 제한된 조건 속에서 실행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하게 한다.

학생들은 20년 가까이 살아오면서 단 한 번도 스스로 성과지표를 설정하지 않았을 수 있다. 오히려 스스로 성과지표를 설정하라고 하면 되묻기도 한다. ‘자기가 정한 목표가 객관적일 수 있나요?’ 그렇다. 실제로 사회 속 개인은 스스로 평가하기 보다는 지속적으로 타인에 의해 평가를 당한다. 그래서 어떤 과제를 수행하기 전에 이미 평가 기준이 명확하게 정해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그 최초의 평가 기준을 스스로 정한다는 생각을 할 틈이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그림2.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학생들은 성과지표의 설정 권한을 최초로 설계할 수 있다.

융합형 문제해결 프로젝트의 핵심은 과연 무엇일까? 바로 스스로 문제를 찾는 것에 있다. 그것도 게으름과 같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크고 작은 시스템적 결함을 찾는 사회문제를 바탕으로 하며, 이것을 어떠한 방식으로 개입하여 변화시킬지에 대한 해결방안도 스스로 만들어내야 한다. 즉 문제를 출제하고 이를 푸는 것 모두 자기 주도적으로 실행하는 것에 있다. 이때 중요한 포인트는 이 문제가 너무 어려워도 좌절 할 수 있고, 너무 쉬워도 허들을 넘어서려는 의지가 약해질 수 있으니 그 적당한 난이도를 조절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융합 프로젝트의 교육자라면 이점이 교육 과정의 핵심일 것이다. 프로젝트의 팀원들의 수준을 고려하여 적당한 난이도로 조절해주는 것, 그리고 이러한 프로젝트들을 통해 중요한 것은 최종 성과가 아닌 자기주도적인 문제해결형 인재로 각 개인들을 성장시키는 것이다. 지금의 대학은 스타트업 조직을 성장시키는 인큐베이터 기관과 닮아가고 있다. 대학이 더 적극적으로 메이커스페이스를 만들고 융합형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 속에서 불확실한 미래를 스스로 헤쳐 갈 인재를 육성하는 일, 오늘도 갈 길이 멀다.

그림3. 한성대학교 교육혁신원에서 실행하는 High Success Project에 참여중인 학생들